부동산 공부는 처음이라 - 기본 상식부터 맞춤형 청약 전략까지 대한민국 생존 지식
채상욱 지음 / 라이프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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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이다. 금리가 낮은 시대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는 꺽일줄 모르고, 주식과 코인으로 돈을 얼마 벌었다는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듣다 보면, 나만 '벼락거지'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조급해진다. 돈이 생기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지내다 보니, 월급을 받아도 그때 뿐이었다. 마치 통장에 돈이 남아 있기라도 하면 뭔가 내가 잘못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2~30대를 보냈다. 비록 큰 자산가는 아니지만, 가족은 내겐 큰 우산같은 존재였다. 넘치지도 않았지만, 모자라지도 않게 지내 온 것 같다. 


  결혼은 하고 가정이 생기고 가장이 되었다. 전세에서 시작한 집은 내 소유의 집으로 변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자산이 생긴 것이다. 자산이 커질수록 자산에 대한 무지도 늘어 갔다. 관심 영역이 넓어졌다고 해야 하나. 뭐든 내가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인지도 모르겠다. 집을 옮겨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공부할 것들도 늘어 갔다. 부동산도 그렇게 내 공부의 한 영역이 되었다. 그 과정 중에 만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많은 개념들이 들어 있어 좋았다. 이 책은 서평단 참여의 기회를 얻어 읽게 되었다.


  부제가 '기본 상식부터 맞춤형 청약 전략까지 대한민국 생존 지식'이다. 다소 거창한 느낌은 있지만, 부동산과 관련된 기본 개념들이 설명되어 있어서 좋았다. 물론 나 부동산 좀 알아요 하면, 다소 이 책이 가벼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좀 안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규정하기가 쉽지 않음을 고려할 때, 적어도 이 책에서 알지 못했던 것을 하나라도 알 수 있다면, 어느 책이든 한가지만 배워도 그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보람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주거에 대한 개념부터 입지, 가격, 부동산 정책, 청약, 재건축, 세금까지 부동산과 관련된 많은 부분들이 소개된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정책 부분 챕터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정책사라고 해야 하나, 정책을 시기별로 구분지어 설명한 부분들이 좋았다. 세금 부분은 최근에 많은 공부를 하고 있어서 중복되는 내용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읽었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아직 경험을 해보지 않아 개념만 잡아둔다고 생각했다.


  서울을 떠나 오면서 언제 다시 서울로 갈 수 있으려나 생각하고 있는데, 점점 더 어려운 현실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서울은 명절에 부모님 뵈러 가는 곳이 될까 두렵다. 부동산 공부가 서울로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려나. 아직은 공부가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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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과학이다 - 하버드 행동 과학자 겸 데이트앱 개발자가 분석한 연애의 과학
로건 유리 지음, 권가비 옮김 / 다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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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는 감정을 객관화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책의 제목에 끌리면서도 갖게된 의문점이었다.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등을 보면 '사랑' 혹은 '연애', '관계' 등에 대한 철학적 담론들로 이야기가 서술되기는 한다. 철학과 과학이 논리와 분석적인 측면에서 비슷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철학과 과학은 엄연히 다르다. 이 책이 궁금하면서도 그저 그런 책은 아닐까, 걱정도 앞섰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표지 뒤의 문구처럼,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연애 상담서는 아니'었다.


  이 책은 3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섹션은 자기 연애에 대한 문제 점검과 해결책, 본격적인 실천, 사랑 이후의 이야기를 각각 담고 있다. 첫 섹션은 '내 연애는 왜 자꾸 실패할까' 이다. 먼저 자기의 연애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낭만형과 극대형, 주저형을 제시하고 있다. 나의 경우는 낭만형과 주저형의 사이 어딘가인것 같았다. 낭만형은 '관계'에 대한 기대가, 주저형은 '자신'에 대한 기대가 비현실적인 유형들이다. 나 역시 사랑과 연애,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었다. 또한 매 순간 나와 나의 행동들에 확신을 가졌었던 적은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망설였던 기억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각각에 맞는 해결책이 제시되는데, 상담 사례를 들려주듯 예시를 보이고 그 상담 내용에 대해 처방하듯 이야기가 전개되어 몰입감도 있고 지루하지 않았다. 나의 경우인 낭만형과 주저형에 대한 환상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해결책이 제안되었다. 동화는 완벽하지 않고, 동화처럼 완벽하겠다는 기대감에 대한 실망감이 현실성을 높였다. 또한 주저하는 데에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함도 눈길을 끌었다.


  두번째 섹션은 '데이팅앱 알고리즘을 알면 성공이 보인다'이다. 알고리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쇼핑앱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적절하게 추천해주고, 음악 앱은 내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알려준다. 가끔 그 목록들이 신기하면서도 무섭지만, 그 추천 대상들을 모두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리즘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스마트한 세상에서 두번째 섹션은 적절한 행동 방향을 제시한다. 이왕 데이팅앱을 이용할 거라면 스마트하게 이용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아무리 메타버스의 세상이라지만, 결국은 앱 바깥의 현실적인 만남으로 결론을 이끌며, '성공적인 데이트를 위한 10가지 제안'도 제시한다.


   마지막 장은 '헤어지거나 계속 가기 위한 노하우'이다. 즉, 관계를 지속할 것인지 끝낼 것인지의 선택의 상황에서의 행동이다. 선택에 앞서 먼저 그 '관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며, 그 관계에 대한 적확한 진단도 요구된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인간이다. 꼭 사랑과 연애의 대상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반드시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관계를 맺는 것보다 끊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정확한 자가 진단 후에는 믿을만한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중요하다. 나이든 사람과 지혜 싸움을 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결정을 했다면, 내치든 유지하든, 각각의 실행에 해당하는 조언들도 제공된다.


  결혼을 했고, 육아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요즘이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결혼 전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분명 나의 입장에서의 표현이지만, 아내 역시 변화된 감정의 '사랑'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 '사랑'을 포용하는 '관계' 안에서 나는 어떻게 이 감정을 유지하고 지속할 것인가. 여러 과학적인 방법들을 제안 받았다. 그저 그런 연애 상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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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성공투자 지침서
네이마리(백희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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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불패'가 신화처럼 되는 현실에서, 요즘보다 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컸던 시기가 있었을까. 현 정부는 5년여의 시간동안 무수한 부동산 관련 정책들을 시장에 내 놓았지만, 그 정책들이 효과가 발휘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정책의 일부가 철회되고 있는 요즘이다. 정책의 효과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러한 시장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기가 사그러들까, 더 심해질까? 궁금할 뿐이다.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결혼을 한 이후부터이다. 그전까지 집은 그저 부모님과 가족이 함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거주 목적의 공간일 뿐이었다. 집을 바꾸는 일은 부모님처럼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결혼을 하며 드디어 내가 직접 집(물론 전세였다)을 구하게 되었고, 첫 집을 매수하고 그 집을 매도하는 첫 경험(?) 이후에야 비로소 집이 투자의 목적도 가능한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이 대단한 자산가셔서 물려받을 재산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재물에 관심이 적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부(富)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탓일게다.


  집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게 집이란 거주의 목적이 가장 큰 공간으로 자리한다. 거주의 목적에 그래도 이왕 거주할 거, 나중에 조금이라도 투입대비 수익이 일어날 곳에 거주하자, 정도로 인식이 변화했다고나 할까. 주식 투자를 시작하며 변동성이 적은 투자 대상을 찾게된 요인도 주택 투자로의 시각을 넓히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역시 관심에 대한 대상들은 책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발동했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주택가격 데이터가 나오는 곳은 KB와 부동산원, 국토교통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B에서는 부동산 관련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발표되는데, 이 책은 KB 보고서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관련 서적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표지와 내용 구성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최근 책이다 보니 최근에 발표된 부동산 관련 정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저 관련 정보들이 수록만 된 것은 아니고, 내용 안에 적절하게 녹아 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지금 읽기에 딱 좋았다. 그 말은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의 효용성은 떨어질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책이 개론이나 원론 서적이 아니기에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바로 지금, 당장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는 주택 투자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언제 어느 곳의 부동산에 투자해야 할지 설명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의 공급 대책이나 정책 변화들을 반영하여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책의 흐름상 구성도 괜찮은 편이지만, 주택의 종류를 설명하는 부분은 조금 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투자에 대한 관심이 목적이라면, 'C. 그렇다면 어디서 살아야 하나?'를 중점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투자는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도 많은 곳에서 주택 투자의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 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고점인지 아닌지를 궁금해 하며 '언제'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원한다는 것이다. 고점인지 아닌지는 알기 어렵다. 과거를 돌아 봤을 때 비교 시점 대비 고점이었는지 저점이었는지 알 수 있을 뿐이다. 투자는 내가 왜 투자를 하려는지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결정을 내릴 뿐이다. 이 책은 투자 대상에 대한 분석 요소들을 설명하고 있다. 결정은 항상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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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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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리뷰는 철저하게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와 비교되는 리뷰임을 먼저 밝힌다.


  양정무 선생님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난처한> 시리즈로 선생님의 글을 처음 접했다. 미술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 중에서도 회화 작품들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미술에 대한 책들도 재미있게 읽는 편이다. 예전에 처음 접했던 한젬마님의 책부터 시작해서 이주헌 선생님의 책들을 좋아했다. 그러다 <난처한> 시리즈를 보게 되었는데, 최근 6권까지 너무 재밌게 읽고 있다.


  양정무 선생님의 새로운 책이 나온다는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다. 신청을 했는데, 또 운이 좋았다. <벌거벗은 미술관>. 제목과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리뷰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제목과 같다. 양정무 선생님의 책을 <난처한> 시리즈 밖에 읽어 보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시리즈에 대한 좋은 인상이 강하게 있었던 탓에 이 책을 읽으면서 비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고전에서 시작한다. <난처한> 시리즈가 고대부터 미술의 흐름을 시간 순서로 엮어나가는 시리즈 이기에, 한 권짜리의 단행본으로 출발이 나쁘지는 않았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에 대한 이미지를 다르게 해석하는 해설이 좋았다. "절대적인 '미'의 세계가 있다는 신념. 미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이 착각이나 허상일 수 있다"는 설명이 눈에 밟힌다. 그러면서 '고전미술의 현대적 영향력과 미에 대한 열린 생각에의 존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문제는 2~4장이었다. 내가 미술에 대해 잘 안다는 가정하에 책을 집필한다면, 한 권의 미술책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기존에 읽어온 미술 관련 책들은 일련의 흐름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미술을 모르는 나같은 사람들도 미술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1장에서의 흐름이 2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각각 개별적인 느낌을 준다. 뒤쪽의 참고문헌 부분을 보니, 각 파트들은 이미 어디선가 발표된 내용들을 보완한 것이었다. 개별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였다. 각 부분들을 다른 이야기로 보면 될 것을 괜한 트집을 잡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처한> 시리즈가 시간적 흐름 안에서 미술과 미술사의 재미를 함께 주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래도 글은 양정무 선생님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 난다. 미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쉽게 설명해주시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신 것 같다. 미술관에서 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설명을 듣는 느낌이랄까. 자꾸만 다른 출판사의 다른 책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난처한> 시리즈가 재밌는 이유를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생님의 이야기 능력이다. 다만, 가장 기대했던 4장 '미술과 팬데믹' 부분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간단하게 끝맺어서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미술에서 명작이나 걸작으로 대표되는 작품들도 작가의 실수가 반영되어 있고, 이를 작가의 고민과 인간미로 보면 미술이 더 폭넓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부분들을 리뷰로 적었다고 해서, 이 책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끝까지 읽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떤 작가든 대표작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대표작과 다른 작품들이 비교가 될 것이다. 그 부분에서의 아쉬움이 읽는 내내 따라 다녔다. 아직 나는, 어떤 것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으로 인한 착각이나 허상이 열린 생각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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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 우리의 오늘을 만든 작고도 거대한 36가지 장면들
김태권 외 지음, 팩트스토리 기획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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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한 달에 4권 정도 구입하는 편이다. 인터넷 서점들에서 보내주는 스팸같은 메일링 서비스를 그래도 빠짐없이 보는 편이다. 특히 신간들을 주목해서 보는 편인데, 이 책도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소개되는 신간들 중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보관함에 담아 두었다가 구입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은 운 좋게 서평단 모집에 뽑혔다.


  제목에서는 뭔가 빌 브라이슨의 책들이 연상되었다. 빌 브라이슨의 책들은 내게 호와 불호를 같이 주어 왔기에, 제목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표지의 디자인인데, 현대사 제목에 통닭이라니... 궁금했다. 차례를 보았다. 이런 이런. 이건 뭐 안 읽어볼 수 없겠는데? 36가지의 현대사 장면들 중 내 눈에 들어온 제목들과 실제로 재밌게 읽었던 장면들이다. 1부에서는 '코로나19', '전광훈과 대형교회', '봉준호 vs 박찬욱', '피씨통신', '잡스와 애플', '베스트셀러'. 2부에서는 '<한겨레> 역대 칼럼리스트 1, 2편', '노무현', '김대중과 이희호', '노회찬', '홍준표와 김종인'. 3부에서는 '강남아파트', 'IMF', '삼성과 이건희', '삼성 휴대폰', '기아차', '현대차와 정몽구', '한컴과 이찬진', '에스엠과 이수만', '인터넷 1세대 3인방'. 4부에서는 '신 교수 사건', '고대 이대축제 난입', '생리대 광고', '엘지비'.


  다만 저자가 많다는 것이 또다른 나의 노파심을 자극했는데, 저자가 많아서 내용이 좋았던 책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2인을 넘어가는 저자의 책들은 잘 선택하지 않는다. 이 책은 김태권님이 대표 저자이다(가장 많은 현대사 장면을 작성하기도 했다). 김태권님 외에 강나영, 구본권, 권석정, 권일용, 김선관, 김성경, 김영준, 김재섭, 김진철, 박수지, 박찬수, 서한나, 이봉현, 이요훈, 이은희, 이정연, 전명윤, 정지훈님들이 공동 저자이다. 이 책의 서문을 보면, 이 책의 저자들이 왜 많은지,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있다. 저자가 많아서 책 선택에 고민이 있다면, 서문만이라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표지에서 뭔가 B급 정서가 가미된 재밌는 현대사를 기대했다면 그런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깔깔 웃는 재미의 책은 아닐지라도, 앞서 언급한 제목들의 현대사 장면들을 읽으며 꽤 재밌었다. 빌 브라이슨의 책들이 제목에서 연상되었지만, 빌 브라이슨의 책들과는 달랐고, 그 다름에서 오는 재미도 있었다. 읽고 보니 부제가 정확하게 내용들을 반영한다고 생각되었다. '우리의 오늘을 만든 작고도 거대한' 현대사의 장면들이 나열되어 있다. 어쩌면 세대가 달라서 공감이 떨어지는 장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딱 나에게 맞는 장면들이 나오는 걸 보면, 지금의 내 나이때 세대들에게 어울리는 현대사인 듯 하다.


  지금의 '코로나19'야 전세계 모두가 겪고 있는 상황이라 많은 공감을 가질 것이고, '전광훈과 대형교회'도 대형교회를 다녔던 나에게는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준 현대사 장면이었다. '봉준호 vs 박찬욱'은 좋아하는 영화 감독들이고, '피씨통신'은 하이텔과 나우누리를 썼던 경험자였다. '잡스와 애플'은 한때 애플빠 였기에, '베스트셀러'는 책을 좋아하는 1인으로써 공감하며 읽었다. '<한겨레> 역대 칼럼리스트 1, 2편'은 박완서님을 비롯한 반가운 분들을 볼 수 있어서, '노무현'과 '김대중과 이희호', '노회찬', '홍준표와 김종인'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알게된 분들의 이야기라서 재밌게 읽었다. '강남아파트'와 'IMF'는 경제를 전공한 전공자로써, '삼성과 이건희', '삼성 휴대폰', '기아차', '현대차와 정몽구'는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재테크의 관점에서 읽었다. '한컴과 이찬진', '에스엠과 이수만', '인터넷 1세대 3인방', '신 교수 사건', '고대 이대축제 난입', '생리대 광고', '엘지비'는 개인적인 관심사로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 마음에 여유가 없는 탓인지, 책이 크게 재밌지 않았다. 선택의 잘못도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와중에 큰 재미를 준 책이다. 올 해 어떤 책들을 읽어 왔는지, 독서 목록을 보기 전까지는 기억에 남는 책들이 많지 않은데, 이 책은 아마도 연말에 가서도 올 해 읽었던 책들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재밌는 책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사림이 불타면, 사람이 어이없이 죽으면, 사람들은 자기가 그 사람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만 여길 것이다. 그러고는 내일이라도 자신이 그 사람이 될까 봐 저마다 몸서리치며 잠자리에 누울 것이다. 그것을 정의라고, 평화라고 부르는 세상이 올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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