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 나만의 걸작을 만드는 컬러링북
데이비드 존스.데이지 실 지음, 경규림 옮김 / 씨네21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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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가끔 보는 컬러링 책이 궁금했었다. 이런 책들을 구매해서 색칠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거겠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해 보고 싶다는 감정이 있었던가 보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아이들과 도서관을 자주 가려고 한다. 다행히 아이들도 도서관을 좋아하고 말이다. 도서관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엽서에 컬러링하는 체험이 있었다. 아이들과 탁자에서 각자 컬러링을 해 보았다. 역시 내 마음 한 켠의 그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었나 보다.


  하니포터 활동 중에 컬러링 북이 있었다. 그것도 구스타프 클림트. 바로 신청을 했다. 받고 나서 바로 색칠을 시작해 보았다. 그런데 만만치 않다. 원작과 비슷한 색을 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우선은 내가 보기에 편하도록 색을 칠해 나가는데도 꽤 시간이 필요했다. 회사 일이 끝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이 자고 난 후 개인적인 일이 끝나고 나서의 그 잠깐의 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책을 리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이다. 읽은 것이 없다. 내가 무언가를 얻어가는 책도 아니다. 오히려 내가 채워가야만 하는 책이다. 아직은 채운 부분보다 채워야할 부분들이 더 많다. 채우는 것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그 끝도 언제일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 꾸준히 채워볼 생각이다. 뭔가 안정되는 느낌이다. 다만 분절된 부분들도 많고 작은 디테일 분분들도 많아서 시간은 더 많이 걸리겠지만 말이다. 이 리뷰를 쓰기 전에도 조금은 채워 보았다. 그렇게 조금씩 책을 만들어 가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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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4
이솝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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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 중에 출처까지 모두 알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솝 우화가 그럴 것이다. 이 이야기도 이솝 우화였었어? 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할 때면 반갑기도 했으니 말이다. 너무도 유명한 '이솝 이야기'가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중에 한 권 이었다니...... 그 사실부터가 어쩌면 놀라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교훈적인 이야기들에 끌렸었다. 도대체 이 이야기에서 왜 이런 교훈을 알아차려야 하는 걸까, 싶은 난해한 이야기도 있었고,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이야기들도 있었다. 하지만 책의 앞부분에서 전해지는, 짧은 이야기 속 교훈들은 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나쁘게 등장하는 동물들로 구분을 나누어 놓은 듯한 구성은, 자칫 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즉, 나쁘게 등장하는 이리나 쥐 등의 동물들의 이야기가 이리편, 쥐편 등으로 편집이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화집이기에 동물들에 빗대어 인간의 부조리함이라던가 모자란 부분들을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가끔은 특정 동물들이 나쁘게 비쳐지지는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 들기도 했다. 물론 뒤에는 우화의 형식을 벗어나 인간의 우매한 부분들을 직접 이야기 하고는 있긴 하지만 말이다.


  책이 비교적 얇은 편인 데다, 207편의 이야기들이 길지 않은 분량이어서 부담없이 시작했다. 원래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1권부터 읽어나가고 있는데, 앞서 리뷰한 <허클베리 핀의 모험> 다음 책(무슨 책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이 두껍거나, 읽기에 부담스러워 아직 이어나가고 있지 못하던 차에 이 책을 먼저 읽었다. 이제는 다시 제자리를 찾을 시간이 되었다.

남의 충고를 선뜻 받아들이지를 마라. 타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천부의 각별한 강점이 있다면 그것을 버리지 않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전에 그대를 두려워한 사람들에게 쉽사리 희생이 되고 말 것이다. - P29

한 사람이 누구에겐가 칼을 들이대려고 작정한다면 아무리 정당한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 P41

고약한 사람에게 좋은 일을 했을 때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유일한 보상은 그가 배은망덕에다가 해코지를 첨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42

옛날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빚어냈을 때 두 개의 자루를 사람의 목에 걸었습니다. 앞에 건 자루에는 타인의 결점이 가득 채워져 있고 뒤쪽 자루에는 자신들의 결점이 들어 있었지요. 그리하여 사람들은 동료들의 결점은 십리 밖에서도 볼 수 있지만 자기 결점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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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 - 기후위기 탈출로 가는 작지만 놀라운 실천들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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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프로그램인 '하니포터'. 그 여섯번째 기수로 참여하는 마지막 6월의 책이다. 한겨레 기자인 최우리 기자님의 <지구를 쓰다가>라는 책도 하니포터6기에 참여하면서 앞서 읽었다. 기후나 환경 문제를 다루는 전문 출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회 이슈에 관한 다양한 시각의 책들이 한겨레출판을 통해서 출간되는 것 같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시각 혹은 의견이, 꼭 서적이라는 통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구를 쓰다가>도 좋았는데, (결이 다르긴 하지만) 비슷한 환경 문제에 관한 이야기로는 이 책이 조금 더 재밌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선 글이 조근조근하다. 읽는 독자에게 존대를 쓰는 에세이를 본 적이 있었던가. 에세이가 보통 본인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존대어를 사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책은 처음부터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문제점들을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서인지 존댓말로 시작하여 끝까지 사용된다. 어색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다.


  이 책은 환경문제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10가지 소주제를 담고 있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재활용이라던가, 친환경 경제, 탄소중립과 관련된 이슈들은 물론 공정무역, 생태여행, 도시재생 등까지 우리가 미처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냥 이야기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덧붙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챕터마다 되묻기도 한다.


  어떻게보면 이미 알고 있기에 기발하지 않은 생각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그 생각들을 넘어 실천을 응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구를 살리는 방법들은 작은 것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들도 매우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나 하나쯤은 이라는 마음으로 실천하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 쓴 샴푸통이나 비누통만 상점에 가져가서 필요한 양만큼 사오는 번거로움을 아직까지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새로운 것을 사는 일에서 아직까지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 예전보다 쉽지 않아졌다. 쓰레기를 버릴 때는 분리수거를 최대한 철저하게 하려고 한다. 예전의 나와 비교해서 스스로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우리 환경도 조금은 더 나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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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 흔들리고 지친 이들에게 산티아고가 보내는 응원
손미나 지음 / 코알라컴퍼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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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째 에세이일까. 예전엔 아나운서였지만, 지금은 작가로 더 유명한 손미나 작가의 에세이가 새로 출간되었다. 막연하게나마 가보고 싶고, 걷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에세이이다. 멋진 순례길을 홀로 걷는 뒷 모습의 표지도 인상적이다. 이전에 읽었던 외국어 공부에 대한 책은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결이었어서 좀 아쉬웠는데, 본래의 여행 에세이로 돌아왔다. 구매를 안 할 수가 없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에세이는 <스페인 너는 자유다>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손미나 작가의 에세이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물론 손미나 작가의 모든 에세이를 다 읽어본 것은 아니다). 여행 에세이를 쓰는 전문 작가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저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행 에세이를 가장 재밌게 읽고 있기도 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언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포함이 되어 있을 것 같다. 꼭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여행의 한 분야로 순례길 종주가 자리를 한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본 떠서 만들고 있는 둘레길 코스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잘 개발이 되면, 걷기와 산책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참 좋을 것 같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나쁘지 않다. 표현이 영 밋밋한 감이 있는데, 저런 표현은 꼭 좋았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다' 보다는 좋은데, 그저 좋았다, 라고만 하기에도 뭔가 아쉽긴 하다. 책의 내용이 거의 순례길 찬양에 가까운데, '좋다', '감동이다' 등등의 표현으로 가득차 있다. 모든 안 좋은 상활들을 자기 위로하듯, 혹은 깨달음의 한 부분인듯 이야기되는 것 같아서 오히려 감동이 상쇄되는 느낌이랄까. 이야기하는 '좋음', '감동', '깨달음' 등등에 정말 그런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어느 순간 들기 시작했다. 저자도 이야기 하듯 '직접 걸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느낌이나 감정, 생각들인 것일까. 경험이 없는 나는 의구심을 결국 떨치지 못했다. 다만, 매 챕터의 첫 부분에 QR코드가 있어, 순례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감탄스런 풍경들을 화면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읽는 내내 드는 생각 중 또 하나는, 가족들과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혼자서만 어렴풋이 가졌던 계획이 가족으로 수정되었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걸어보고 싶다. 아직은 무리겠지만, 아이들이 너무 자라지 않은 그 어느 순간,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런 길을 함께 걸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계획을 세우고, 함께 걷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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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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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책을 선택하는 데 제목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해보자. 사람들마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제목의 영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한마디로 매력적인 제목은 쉬이 뿌리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그랬다. 이야기 형식의 역사책을 좋아하고, 특히나 미술과 관련된 역사책을 좋아한다. 이 책도 제목에 이끌렸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목에 비해 내용이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포장에 비해 부실한 내용과 맛이었다고나 할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못하는 영어지만, 원제를 봤다. <Atlas of Forgotten Places>. 그럼 그렇지. 역시 제목이 잘못되었다. 폐허가 된 장소들의 역사를 기록한 이 책에 '인류의 흑역사'라는 제목을 붙이다니. 그래, 물론 인류의 잘못으로 폐허가 된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긴 한다. 그러나 모든 장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사진으로 접한 폐허들이 그저 마냥 스산하고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한번쯤은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을까. 장소들과 얽힌 역사들은 모르는 부분들이 훨씬 더 많았다. 아니 거의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었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그 이야기들이 전해준 어떤 느낌들의 발현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단순히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여러 장소들이 그 반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폐허가 반드시 인류의 잘못된 흔적은 아니겠지만, 그런 반복으로 폐허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것은 정말 흑역사로 기록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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