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 인 산티아고
차지원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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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그랬다. 우리는 여행을 다니곤 했었다. 코로나가 작년 이맘때쯤 우리 나라에도 시작되었던 것 같다. 1년여의 시간을 마스크와 한정된 공간에의 머무름으로 답답하게 지내면서 그 이전의 삶들이 얼마나 오픈된 생활이였었는지를 깨달았다. 대학의 한 여름방학 기간 중 꼬박 2달을 유럽으로 갔었던 배낭 여행, 등산 초보 주제가 신문 기사 하나만 보고 홀로 2박 3일 동안 종주 했었던 지리산, 해마다 산을 좋아하는 형, 동생과 함께 했었던 등산들, 가정을 꾸리고 가족들과 해마다 가던 제주도 여행까지... 모두가 그리운 시간들이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코로나 이전에 활발하게 유행하던 여행지 중의 하나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 순례길 중 한 마을에 민박집을 꾸려 운영을 할 정도였으니까,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유명해진 관광지였던 셈이다. 유명해지기 전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었는데, 너무 유명해진 이후에는 갈 생각을 조금씩 접곤 했었다. 이렇게 코로나로 발이 묶일줄 알았다면, 그런 마음일랑 먹지도 않았었을 텐데 말이다. 사람 일이란 참 알 수가 없다. 계획은 바로 바로 실천해야 한다. 내일은 무슨 일이 어떻게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


  사진보다는 그림을 좋아한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그림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갖고 있다. 최근에는 태블릿에다 그리는 그림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연필이나 색연필로 종이에 그리는 그림들이 좋다. 그러다가 '어반 스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련 책을 본 경험이 있는데, 이 책은 제목에 있는 '어반 스케치' 때문에 바로 선택을 했다. 그리고 다른 곳도 아닌 산티아고 아닌가. 지금은 갈 수 없는 내가 목표했었던 여행지 말이다.


  저자는 소개를 보니 원래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것 같다. 광고 디자인을 전공하고 영상 디자인 관련 일을 해 왔다고 한다. 그림이 좋았다. 그림만 좋았던 건 아니다. 글도 몰입도가 있고 술술 잘 읽힌다. 다만, 너무 여행기 같다는 느낌이다. 일반 여행기 서적이나 조금 약간 감정이 많이 섞인 블로그 같은 느낌이랄까. 풍경이나 걸으면서의 사색들 보다는 길이나 건물 안내 등이 많다. 여행 안내서가 아니기에 지도가 없이 지명과 도로, 건물들 이름이 글로만 나열되면 그 곳을 가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느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냥 글자만 읽게 될 뿐이다. 저자가 여행의 막바지로 갈수록 생각이 없었졌다고 했었는데, 정말 그랬다. 그래도 매일 그렸던 그림들은 그 어떤 여행기들에서 보았던 멋진 사진들 보다 더 큰 감정들이 일게 했다. 그림만이 주는 아련함이라고나 할까.


  저자가 걸었던 순례길 코스는 800km에 달하는 한 달여의 일정 코스였다. 긴 시간 먼 거리를 걷는 다는 것. 2달여 동안 많이도 걸었었던 대학교 때의 배낭여행이 생각났다. 처음으로 길게 가족들과 떨어져 오로지 홀로 지냈던 경험. 외로웠고 그리웠다. 여행 막바지에는 그리움들이 간절했지만, 인천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 그리움의 대상은 여행지로 다시 향하며 아쉬움으로 변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저자의 막바지 느낌에서 나의 그 경험이 생각났다. 지금의 코로나 시대에는 그냥 마냥 그리울 뿐이다. 그곳이 어디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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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식책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시리즈
최정희.이슬기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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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주린이다. 언제쯤 주린이 단계를 벗어날 수 있을까. 정확하게는 내가 주린이 단계를 벗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점은 언제일까? 주린이와 주린이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누적수익률이 몇 % 이상? 아니면 수익률과 상관없이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린이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적어도 아직 나는 주린이는 확실한 것 같다. 이 책이 술술 읽히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최근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서적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1년여 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기도 하고, 주식 투자에 대한 재미도 느껴지면서 주린이 단계를 벗어나고 싶어졌다. 유투브나 카톡방 등에서 투자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내가 공부할 곳들은 책들이 제일 편했다. 그래서 주식 투자 관련 서적들을 틈틈히 읽어 나가고 있다. 도움이 되는 책들도 있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책들도 아직은 많은 것 같다.


  주식 투자와 관련된 서적들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되는 것 같다(내 기준에서). 무지의 상태에서 정보를 알려 주어 방법을 알려주는 책, 그냥 자기 경험을 적어 놓은 책. 전자의 책이 내게는 더 유용한 동시에 더 큰 효용을 안겨 주지만, 후자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배울 것은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느 쪽일까. 전자에 가깝긴 한데, 크게 유용하지는 않았다. 제목에 비추어 보면 더더욱 그렇다. 주식 투자와 관련된 57가지 방법이 나와 있는데, 너무 원론적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눈 높이를 더 낮출 필요가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주식 투자의 범주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ETF나 선물, 옵션 등은 주린이들(적어도 나)에게는 범주가 너무 넓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설명이 조금 난해하다. 그래프나 관련 자료들을 이용해서 설명을 하면 조금 더 설명이 쉽고 잘 이해가 되었을 것 같은데 너무 아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안내서가 넘쳐나는 시대에 좋은 안내서를 만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돌고 돌아 만나면,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하는 아쉬움이 커지게 마련이다. 그 아쉬움을 줄이고 싶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 하루 빨리 주린이를 벗어나려면 말이다. 그나저나 주린이를 벗어나는 기준은 대체 뭘까? 난 관련 서적 100권 독서 정도로 잡아 볼까. 어떤 기준이든 쉽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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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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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독서 트렌드는 어떤 양상을 띄고 있을까부터, 세세하게는 내가 읽었던 책들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을까, 나는 그 독서 흐름과 얼마나 일치하며 어느 정도 벗어나 있을까, 등등이 제목에서부터 일어나는 흥미로운 생각들이었다. 이 책은 처음 들어본 저자분들의 책이고, 내 기억이 맞다면(요즘 점점 내 기억에 확신을 갖지 못할 떄가 많다), 문유석 판사님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통해 알게된 책일 것이다.


  책은 독서사라는 주제에 맞게 시대별로 정리가 되어 있다. 해방과 분단의 1945~50년대부터 2000대년까지 10년 단위로 챕터가 구분되어 있다. 책의 이야기들이 픽션과 논픽션을 떠나서 시대의 현상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현대사와 독서사는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각 시대에 많이 읽혔던 책들은 그 시대의 사회상들을 반영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이라는 부제는 아주 적절해 보인다.


  내가 언제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던가. 아마도 20살이 지나서부터 였던 것 같다. 신경숙 선생님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책 읽기의 재미를 알아 갔던 것 같다. 그렇다면 1990년 후반일 것이다. 신경숙, 공지영, 은희경, 박완서, 황석영 선생님들의 소설들부터 전공과 관련이 많은 사회과학 서적들, 그리고 최근의 자기계발서들까지 나 역시 사회 변화의 흐름과 함께 읽는 책들도 변화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지, 1980년까지 보다는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경험적인 측면에서 더 공감이 가며 재밌었다. 읽었던 책들이 많이 등장한 까닭도 있었고 말이다.


  후반부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한편으론 어쩔 수 없겠다 싶으면서도 우리가 사랑한 책들이 정말 그 책이 맞을까 싶기도 했다. 우리가 많이 사랑을 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도 있겠지만,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모두 우리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도 베스트셀러 중 안 읽은 책들, 모르는 책들이 태반이니까 말이다. 그런면에서 저자들이 사랑한 책들은 시대별로 어떤 책들이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2018년에 나온 책이니, 2000대까지 진행된 이야기에 2010년대 이야기가 추가되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어떤 이야기가 더해질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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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Tree House #03 : Mummies in the Morning (Paperback + CD) Magic Tree House 매직트리하우스 36
메리 폽 어즈번 지음, 살 머도카 그림 / Random House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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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공부를 위해서 읽기 시작했던가. 시리즈를 다 읽어 보진 못할 것 같아서, 우선 5권까지 구입을 해 두었다. 1권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써진 소설이라 그런지, 어려운 단어가 많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간혹 어려운 단어들이 나와도 흐름을 끊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재미가 있었다. 긴 문장도 없고, 챕터도 매 권이 10개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딱 좋았다.


  1권 이후 바로 2권을 읽었고, 2권 이후 바로 3권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3권을 다 마치지 못하고 있었다. 꽤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에 읽은 책들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왜 중간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끊어졌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게으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부터 하루에 한 챕터씩 읽어나가자고 다시 펼쳐 들었는데, 1권과 2권에서 느꼈던 재미가 다시 살아난 기분이다.


  1권에서 Tree House를 발견하고 공룡시대로 날아갔던 이야기, 2권에서 기사들이 살았던 중세시대로 날아 갔던 이야기들이 다시 기억에서 살아났다. 3권에서는 고대 이집트 시대로 날아가 피라미드에서의 모험 이야기가 그려진다. 시리즈가 꽤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 M의 존재는 언제쯤 알게 될까. 내가 갖고 있는 5권까지는 지금의 흐름이 유지될 것 같아 벌써 아쉽다.


  영어 공부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매번 시작과 동시에 흐지부지 되어 버리고 말았는데, 이번엔 좀 꾸준히 해 보려고 한다. 공부 중의 하나가 영어책 읽기인데, 이 시리즈가 그 시작이 될 듯 하다. 모든 시리즈는 아니고, 우선은 5권까지 읽을 예정이다. 그 후엔 사두었던 다른 책들을 읽어 볼 생각이고, 경제학 관련 원서들도 다시 읽어 나갈 예정이다. 시작이 재미있으니, 꾸준함도 이어질 것 같다.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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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동산세 완전정복 - 부동산 투자의 완성은 절세다!
택스워치팀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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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은 지금도 물론 유명하지만 지금보다 더 크게 인기가 있었던 때가 있었다. 소유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열망이 실현된 후에는 그것들을 잃지 않기 위한 걱정 근심에 사로 잡히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부동산이 없었을 때는 갖고 싶은 열망이 해결되면 모든 고민과 근심은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무엇이든 그토록 열망하던 것을 소유하게 되면, 소유한 이후부터는 소유와 관련된 또다른 고민과 걱정으로 더 빠르게 여유기 사라지게 된다.


  부동산 시장만큼 경제 이론에서 벗어난 시장이 있을까. 그것도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이미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정치적인 영향이 너무 많이 적용되어 가격은 정상적인 작용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듯하다. 조세의 중요한 요소가 효율성과 공평성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요즘은 행정의 단순성이 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해 보인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부동산 관련 세금은 부동산시장을 더욱 교란하고 있으며, 거래에 참여하는 모두에게 많은 비용을 부과함은 물론 거래 참여로 인한 불쾌함까지도 발생시키곤 한다.


  워낙에 부동산 관련 세금 상담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많아 똑부러진 답변을 구하기가 쉽진 않지만, 그렇기에 세무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들이 있는게 아닌가. 그런데 그런 전문가들조차 상담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요즘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정부의 정책이 좋고 나쁨을 떠나 제대로 펼쳐지지 못하게 할 뿐이다. 수많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중 하나에 해당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나의 경우도 이런 저런 상담들을 요청해 보았지만, 별다른 답변을 구하지 못해 스스로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래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을 통한 해법 탐구를 시작했다. 수시로 변하는 정책이기에 가장 최근에 발행된 책을 찾았고, 이 책을 만났다. 많은 케바케가 등장하지만, 내게 도움이 되는 비슷한 사례는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은 부동산 취득, 양도, 증여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부분들을 구분하여 잘 정리했다. 완전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세금이 어떤 과정으로 부과되어 언제 발생하는지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그래서 가독성은 좋다. 다만 이미 정책들이 발표할 때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들이나 잘 정리된 블로그 내용 정도이다. 그래서 좀 아쉬웠다.


  어떤 일이든 완전정복은 힘들 것이다. 기재부와 국세청의 답변이 다른 경우들도 종종 기사화 되는 요즘, 똑부러진 답변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준비는 해 두어야 한다. 알고는 있어야 걱정 근심이 좀 줄지 않겠는가. 요즘 같은 시기에 없는 것보다는 갖고서 걱정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아프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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