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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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에 유명한 물리학자이다. TV에 자주 나온다. 나 역시 TV로 처음 만났다. <알쓸>시리즈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말을 너무 잘했다. 'T'에 기반한 느낌이랄까, 인문보다는 수학적인 논리처럼 말이 논리정연했다. 그렇다고 인문학적 향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논리정연함 속에 인문학적인 향도 배어 있었다.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TV에서 보면서도 책을 찾아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배우 박정민님이 김상욱 교수님의 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김상욱 교수님의 책들을 이야기한 유투브 영상도 봤었는데, 책을 찾아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 이 참에 읽어 봐야지, 하며 구입했다.


  말을 잘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글 쓰는 것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수준까지는 노력으로 다다를 수 있겠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는 것은 타고난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말을 잘 한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글을 잘 쓴다고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다. 김상욱 교수님은 둘 다 잘 하는 분 같았다.


  과학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글이 잘 읽히는 것은 글쓴이의 능력일 것이다. 글이 다 이해된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서술한 것도 하나의 능력이다. 이 책은 물리학자가 바라 본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들의 삶까지는 모르겠지만, 물질과 생명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원자(정확하게는 원자가 아니다, 책에서 확인하시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며 원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미롭다. 원자가 모여 분자가 생성되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화학식들이 등장하며 물리보다는 화학적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 뭐 과학에 문외한으로서 물리와 화학의 차이도 잘 모르겠지만, 원자의 이야기보다는 조금 더 무거워지면서 흥미가 줄어들긴 했다. 이야기는 우주와 생명으로 이어지는데, 미지(확정되거나 증명되지 않은)의 영역이기에 일종의 설로서, 교수님의 생각들을 전하고 있다. 그 생각들에 물리학자로의 시선들이 담겨 있을 뿐이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참 다양하게 독서의 폭이 넓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리학을 잘 모르지만, 물리학에서도 '양자' 물리학과 관련된 전공으로 기억되는데, 참 다양하게 지식의 폭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관심과 호기심을 넘어선듯 말이다. 과학쪽은 많은 책들을 본 것은 아니지만, 교수님의 원자에 대한 설명 부분을 보면서,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자와 관련된 책들을 조금 더 찾아서 읽어 볼 생각이다. 이해가 될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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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동어미화전가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6
박혜숙 편역 / 돌베개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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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무슨 날이 많다. 어제는 화이트데이 였고 말이다.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무슨 데이들 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날은 아니지만(나도 몰랐다), 그 날에 맞춰 인터넷 서점들에서 여성이나 페미니즘 등과 관련된 책들을 추천해주곤 한다. 소개되는 책들 중에 이 책이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사문학의 우리나라 고전 작품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댁'이나 '~어미' 등과 같이 우리네 어머님들에 대한 별칭을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덴동'이라는 표현은 처음 들어 봤다. 덴동어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그 뜻을 알게 되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슬픔이 담긴 별칭이기에 그 또한 가슴이 아팠다.


  여성과 관련된, 혹은 젠더와 관련된 문제들이 최근 들어서 불거진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현재를 살아가다 보니, 지금 내게 급박하게 닥친 일들을 하루 하루 해결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서 직접 와닿지 않는 문제들에게까지 신경을 쏟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앞을 보면,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살아가면,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정도로 보이는 시대의 부인들의 삶이 표현된 가사 문학 작품이다. 요즘의 시가 잘 읽히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던 차에, 운율감이 너무 좋은 작품이어서 우선은 읽기에 너무 좋았다. 내용은 1년에 한번 화전놀이가 허용된 부인들의 화전 놀이에 대한 것이다. 그 안에서 청춘 과부에게 덴동어미가 자신의 기구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덴동어미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그 시대의 상도 엿볼 수 있었으며, 당대의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이야기가 구분지어져 있으며, 그 사이 사이 편역자가 해설을 붙여 두었다. 해설 없이도 읽기에 어렵지는 않지만, 해설과 함께 하면 더욱 풍성하게 이야기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책의 시대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직은 불안정한 느낌이다. 각자의 생각들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그 차이가 나이, 성별 혹은 어떤 가치관애서 비롯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모두가 더 나은 방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은 우리가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해야 한다.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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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서재 - 자기만의 책상이란 얼마나 적절한 사물인가 아무튼 시리즈 2
김윤관 지음 / 제철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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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한다. 나오는 족족 모두 다 읽는 것은 아니지만, 김혼비님의 <아무튼, 술>을 시작으로 관심있는 컨텐츠의 "아무튼" 시리즈를 구매해 두고 있다. 이 책도 그렇게 만난 책이다. '서재'라는 공간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아닌가? 그래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공간으로 '서재'를 꿈꾸지 않을까? 책을 좋아하든 아니든, 꼭 독서를 위한 공간이 아니더라도, '서재'라는 공간에 대한 로망말이다.


  나는 4남매 중 막내로 형제가 많은 편이다. 부족하지도 않았지만 많이 넉넉하지도 않았던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내 방이라고 갖게 된 나만의 공간은 고등학교 때로 기억한다. 그나마도 방을 같이 쓰던 형이 군대를 가면서 오로지 혼자 쓰게 되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어려서부터 나만의 공간과 나만의 책상에 대한 환상같은 것이 있었더랬다.


  그리고 목공. 남자 중학교를 나온 나는, 중학교에 진학하니 '기술'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그렇다고 직접 많은 기술들을 실습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직접 자신만의 책꽂이를 만들어 본 기억이 있다. 톱질, 못과 망치질, 리스칠 등을 해서 한 학기 동안 만든 책꽂이로 평가를 받는 것이었는데, 평가 점수를 떠나서, 처음 도구 등을 사용해서 뭔가를 만드는 일이 꽤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목수가 이야기하는 서재에 대한 이야기다.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서재를 구성하는 요소들인, 책장, 책상, 의자, 책 등에 관한 이야기다. 가구에 대한 생각들은, 목수니까 내가 갖고 있었던 생각들보다 조금 더 다양하고 세부적이었다. 배우는 것들도 있었지만, 읽는 내내 묘한 반감같은 것들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었는데, 뭔가 글에서 허세같은 것들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묘하게 글이 날카롭게 느껴졌던 이유가 글에서 나타나는 뭔가 있어보이려고 하는 듯한 느낌에서 였던 것 같다.


  서재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의자 부분에서는 다른 부분들보다 허세기보다는 깊은 공감같은 것이 느껴졌는데, 그건 아마도 다른 요소들과는 달리 의자 부분에서의 저자의 생각들이 나와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허세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당당함으로 느껴졌다. 나 역시 럭셔리와 사치에 대한 부분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누군가에게 사치라고 느껴지는 소비가 누군가에게는 럭셔리한 소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생각하는 상품의 소중함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부분의 생각은 다르다. 가격으로만 따질 일은 아니다. 과거에 비해 책이 구하기 쉬운 것은 맞지만, 커피와 책의 소비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힘들다. 책을 통해 얻는 생각들을 커피 몇 잔의 값과 같이 평가할 수 있을까. 저자의 말대로, 커피와 책은 '무게감'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책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저자가 말하고픈 내용이 책에 대한 지나친 무게감에 대한 경계인듯 한데, 표현이 좀 내 방식과 맞지 않았던 것일 수 있다. 생각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 책은 그저 하나의 매체일 뿐이다. 요즘은 SNS나 동영상 등으로 전달되는 생각들이 글로 전달하는 것보다 파급력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는 데 공감한다. 하지만 가격이라는 측면으로 그 생각의 전달 방식들의 무게감을 단정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각자 선택의 문제이다. 어떤 매체를 통해 본인의 생각들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면, 책이든 SNS든 나의 생각에 영향을 준 그 수단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저자의 직업이 목수라서 그랬는지, 목공에 대한 이야기가 적어서 아쉬웠는데, 이 책은 '목공'이 아닌 '서재'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나의 바람이 잘못된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는 단편 소설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저자들의 관심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들이라서 좋다. 계속 많은 컨텐츠들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들이 이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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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해야 할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
김금숙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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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힘들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꼭 기억해야 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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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해야 할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
김금숙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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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을 자주 이용한다. 인터넷 서점들 중 세 곳을 자주 이용하는데, 그 중에서도 '알라딘'이 나와 잘 맞는 편이다. 그 중에 하나가 펀딩이라는 컨텐츠다. 항상 책을 검색해서 구입만 했었지,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이벤트나 컨텐츠 등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다보디 '펀딩'도 알게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다른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용과 상관없는 펀딩으로 시작했는데, 이런 책들이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벤트들이 많아지길 희망하는 마음에서다.


  '펀딩'을 통해 만나게 되는 책들이 모두 이목을 끄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눈길을 단박에 끈 것은 우선 좋아하는 만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전에 본 <내 어머니 이야기>도 비슷한 스타일의 만화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내용을 알지 못했을 때는 표지의 소녀 옷차림에서 내 어머니 혹은 할머니 때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부제가 보였다. "기억해야 할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


  '위안부'라는 단어와 함께 '기억'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랬다. 역사서를 읽을 때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기억'이다. 뉴스에서 회자될 때만 기억해야지, 기억해야지 되뇌이면서도 이내 다시 잊곤 한다. 그 기억을 온전히 다시 새기고자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가끔씩 다음 장을 넘기기가 힘들기도, 손이 조금씩 떨리기도 하면서 말이다. 단순히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로는 부족한 감정들이다.


  가끔씩 접하게 되는 소식들은 할머님들의 부고 소식이다. 일본에서 역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거나 잘못된 사상으로 점철된 사람들이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다음 세대들이 올바른 역사로 '기억'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인정과 진심 어린 사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내가 기억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풀은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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