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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시툰 : 용기 있게, 가볍게 마음 시툰
김성라 지음, 박성우 시 선정 / 창비교육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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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언제부터 좋아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전엔 책을 읽지 않았었으니까, 아마도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본 시를 좋아했었을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많이 좋아해서 옮겨 적어 보기도 하고, 좋아했던 여자친구에게 적어 보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를 읽지 않게 되었다. 독서의 재미를 소설을 통해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소설의 서사에서 오는 재미가 짧은 문구의 함축적인 어려움을 너무 가볍게 능가했기 ˖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시는 어려운 것으로 마음에 자리하게 되었다.


  그러다 <창작과 비평 2019 겨울호> 서평단에 참여했다. 미션처럼 책을 읽어 나가는 활동이었는데, 그 첫 미션이 시 부분을 읽는 것이었다. 열 명의 시인들의 시가 두 편씩 실려 있었다. 이름을 아는 시인은 한 분인가 그랬다. 실려 있던 시들도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 중 두 편 정도의 시가 내 마음을 끌었다. 뭔가 잊혀져 있던 느낌들을 살려주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시가 그렇게 다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삶이 변했다. 일상이 무너졌다.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독서의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러던 차에 <마음 시툰>이라는 책의 서평단이 모집됐다. 시와 만화가 만나 있다는 것을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독서할 시간이 마련된 상황은 아니었지만, 지원을 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예상보다 책이 두꺼웠다. 시가 많이 수록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스무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나머지는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시는 박성우 시인이 선정을 했고, 글과 그림은 김성라님이 쓰고 그렸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시도 있었다. 김영랑 시인과 황동규 시인의 시다. 두 시 모두 학생 시절 옮겨 ̠던 시 중 하나였다. 기분이 묘했다. 그림과 글도 좋았다. 제목은 가볍게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거운 것도 아니었다. 밝다고 해야 하나. 책의 띠지처럼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밝은 느낌이다.


  이 책은 두 권의 시리즈로 알고 있다. 다른 한 권은 제목에 마음이 들어가 있던 것 같은데, 그 책도 읽어 보고 싶다. 이제는 시를 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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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워크 - 매일 쳐내는 일에서 벗어나 진짜 내 일을 완성하는 법
찰리 길키 지음, 김지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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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제가 멋있었다. '매일 쳐내는 일에서 벗어나 진짜 내 일을 완성하는 법'. 책 제목이기도 한 '빅 워크'가 부제에 나오는 '진짜 내 일'을 의미한다. 내 책상엔 책들이 쌓여 있다. 그 책들 중에 '진짜 내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쳐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할 때 지원한 이유였다. 매일 쳐내야 하는 일들에서 벗어나 진짜 내 일을 완성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문제점을 찾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여기까지는 여느 자기계발서들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요즘의 자기계발서들은 진화했다. 두루뭉술한 해결책들은 제시하지 않는다. 독자들도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책들이 썩 와 닿지 않는다. 그저 유혹에 현혹되었다는 느낌만 남았을 뿐이다.


  이 책에서는 매일 쳐내야 하는 일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점들로 우선순위 충돌, 생각 쓰레기, 현실성 없는 계획, 부족한 자원, 손발이 안 맞는 팀의 다섯 가지 장애물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대해, 빅 워크를 현실로 만드는 다섯 가지 핵심 열쇠로 의도, 인식, 한계, 용기, 훈련을 제안한다. 각각의 문제점들을 다섯 가지 핵심 열쇠들을 조합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 체계적인 조언처럼 보인다.


  그런데 디테일이 부족해 보인다. 즉, 어떻게가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것이다. 좋은 말들을 약간만 풀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1부에서 정리된 내용들을 2부에서 프로젝트로 연결하고 마지막 3부에서 실천하도록 나름 체계적인 순서였으나, 현실에 각자가 녹여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 어떻게 해달라는 거냐, 직접 입에다 떠 먹여줘야 속이 시원한거냐, 하는 물음이 있을 수 있다. 제안을 했으니, 적용은 독자의 몫이라고 한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처음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라는 책이 나왔을 때가 있다. 정말 세세하게 하나하나 따라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 전까지는 그 정도 모르냐는 말이 무서워 기초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어려운 용어들만 있어야 좋은 책인 것처럼 대부분의 컴퓨터 서적들이 초보들에게는 어려웠었다. 그러나 지금은 컴퓨터 관련 서적 어느 책을 봐도 따라하면서 하도록 되어 있다. 한 책이 가져온 변화다.


  내가 <빅 워크>를 잘 못 읽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제에 이끌려 책을 읽었는데, 읽은 후에 부제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더 자세하게는 제안된 열쇠들을 사용하는 방법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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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책 (도시 풀꽃 에디션) - 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이야기
이소영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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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가 플로리스트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플로리스트의 길을 걸을때, 나는 경제적인 측면을 먼저 고려했었다. 요즘도 꽃을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선물의 용도로서도 꽃은 예전과 비교해서 크게 환영받는 선물은 아닌것 같았다. 나의 내색하지 않던 걱정에도, 누나는 하고 싶은 하며 즐거워했다. 누나가 플로리스트가 되어 꽃집 운영을 시작하면서, 나의 걱정은 나의 무지였음을 깨달았다. 꽃 시장, 즉 화훼산업은 내 생각보다 컸고, 예전보다 더 성장성이 있어보였기 때문이다.


  누나 덕에 집에 식물들이 많아졌다. 꽃이나 화분 등이 늘었고, 집은 늘 향기로웠다. 그걸 빼면 여전히 나는 식물이나 꽃에 대해 무지했다. 아이들이 생기면서 주변의 꽃을 보기 시작했다. 주위의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들은 길가에 핀 꽃들을 좋아한다. 신기해하며 만지기도 한다. "아빠, 이건 무슨 꽃일까?" 하고 물으면, 내가 답해 줄 수 있는건 개나리나 목련, 벚꽃, 민들레 등 소수의 꽃들 뿐이다. 하루는 산책을 나갔다가 너무 예쁜 색깔의 꽃을 보고선 사진을 찍어 누나에게 이름을 물어본 적도 있었다. 금계국이라는 노란색 꽃이었는데... 이름이 어렵고 낯설었지만, 그 금계국은 그날의 산책을 결정지을만큼 아름다웠다.


  이 책은 식물이나 꽃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기 위해, 혹은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 선택한 책은 아니다. 그냥 표지가 너무 예뻤고, 이런 예쁜 것이 그림이라는 사실에 놀라서 구입한 책이다. 내용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들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조금은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꽃이나 식물과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냥 팩트로 넘기며 읽으면 될 것 같았다. 42개 종류의 식물이나 꽃이 소개되어 있고, 마지막 복수초를 빼면 소개하는 해당 식물 혹은 꽃의 세밀화가 들어있다.


  어떻게 그렸을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얼마나 열과 성을 들여야 이런 세밀화를 그릴 수 있는 것일까. 궁금하고 놀라웠다. 사진으로 보면 조금은 차갑게 느꼈졌을 씨앗의 단면이나 줄기 속 같은 부분들, 꽃과 식물들의 그림이 너무나도 따스하게 다가왔다. 소개된 꽃이나 식물들을 집에서 기르고 있었다면, 아이들에게 도감 형식으로 보여줘도 좋았을 것 같았다. 아쉽게도 나나 아내는 식물을 키우는 것 같은 데에는 소질이 없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서술 방식도 좋았고, 세밀화도 너무 좋았다. 다만, 소개되는 42개의 식물이나 꽃들이 조금은 그룹이 지어져서 소개가 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각각의 학명 등을 알려주고는 있지만, 소개되는 식물들이 그룹지어져서 소개가 되었다면, 읽고 나서도 좀 체계(?)란 것이 잡혀 있을 것 같고, 더 오랜 기억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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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성교육 사전 : 남자아이 몸 - 초등 남자아이가 꼭 알아야 할 20가지 몸 이야기 아홉 살 성교육 사전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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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아홉살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도 곧 성교육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 올 것이다. 매일 아빠와 목욕을 하면서 자신과는 조금 다른 성인의 몸에 관심을 보이곤 한다. 아직 진지하게 궁금증을 쏟아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자랄 때와는 다르게 성교육이 필요한 시기가 오리란 것을 예감하곤 한다. 그럴때 난 준비가 되어 있을까.

   코로나19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재택 근무를 하면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짜증을 많이 부린 것은 아닌지, 아이의 짜증이 늘어날 때면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된다. 성교육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모든 교육이 그럴것이다. 알 수 없는 부분들까지 알려 줄 수는 없지만, 알고 있다면 쉽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라기 보다는 올바른 대처가 더 맞을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은 '마음'에 이어지는 책이다. 이 책은 '몸'에 더 포커스가 되어 있다. 신체적인 변화가 주는 물음들에 대한 답이다. 변화가 다양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경우가 많다보니, 이 책은 일종의 예나 지침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는 다를 것이다. 분명 다를 것이다. 그래도 아무런 선례나 지침이 없이 두루뭉술하거나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꼭 맞는 처방보다는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 필요하고 중요한 일일지 모른다. 

  아이가 어떻게 자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없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내 기준으로 만들어버린 그 기대에 아이가 미치지 못할 때 드는 상실감과 그 상실감에서 비롯되는 아쉬움들이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직 아이이다. 지금까지 잘 자라주는 것이 고마울 뿐이고,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바람과 기대를 없애고, 아이가 늘 밝고 긍정적인 사고로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기도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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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공부 -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핼 스테빈스 지음, 이지연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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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의 힘! 글을 짧게 쓰지 못하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다. 짧은 팩트만으로 불필요한 부분들을 제거한 글의 아름다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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