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자전거길 가이드 - 개정판
이준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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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 잘 하진 못해도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살 때는 할 일 없을 때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렸다. 집이 동덕여대 근처니까, 내부순환로 밑 개천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청계천까지 간다. 청계천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한양대 즈음을 지나면 중랑천을 만나고 이내 한강 자전거길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천호 대교를 지나서 까지 갔다가 돌아 오기도 하고, 여의도나 월드컵 경기장까지 다녀오기도 했었다. 주로 여의도까지 자주 다녀였는데, 나이키 10Km 달리기 대회날은 자전거로 여의도까지 갔다가 10Km를 달리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온 적도 있었다. 다음날 좀 무리했다는 느낌을 온 몸을 통해 받았지만 말이다.


  직장까지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날이 많았었다. 회사에 체력단련장과 샤워장이 있었다. 집에서 조금 일찍 일어나는 날은 자전거를 타고 회사에 가서 런닝머신을 뛰고 샤워를 하고 출근을 했었다. 재밌으면서도 하루의 시작이 기쁜 날들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저렇게 내가 체력이 좋았던가 싶을만큼, 이제는 몸이 따라가지 못할것 같다.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있지 않은 이유가, 서울이라는 지역을 벗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고, 자전거를 탈 일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저전거도 없다. 조카에게 주었는데, 잘 타고 있는지 모르겠다. 결혼과 육아는 삶에 많은 변화를 주곤 한다.


  첫째 아이가 자전거를 탈 나이가 되었나 보다. 올 해 생일 선물로 자전거를 선물했다. 겁이 많은 아이인데, 처음 타음 날부터 제법 잘 타는 모습에 뿌듯했다. 2~3번째는 좀 답답함을 주긴 했으나, 요즘은 옆에서 내가 뛰어다녀야만 할 정도가 되었다. 아빠를 운동시켜 주겠다며, 제법 속도도 내곤 한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의 서평단 모집을 보게 되었다. 조심스레 아이와의 자전거 여행을 꿈꾸면서 신청해 보았다.


  참 좋은 실용서적이다. 자전거의 종류나 안전장비에 대한 설명부터 자전거여행의 정보를 구하는 방법까지, 세심하고 디테일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특히 자전거여행 코스별로 가이드가 거의 완벽하게 잘 되어 있어서, 나처럼 여행을 준비하는 초보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것 같았다. 특히, 물길, 산길, 명소로 구분된 자전거 여행 코스와 난이도 및 소요 시간, 주변 식당들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글들은 정말 많이 다녀보고 기록해 본 경험들이 녹아 있었다.


  다만, 아쉽웠던 점은 여행지 까지의 이동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자차는 모르겠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어떻게 해야 좋은지, 특히, 전철은 주말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데, 주말이 아닌 경우, 버스로 이동할 때는 자전거를 어떻게 버스에 실으면 좋은지 등등에 대한 이동정보가 추가되면 좋을 것 같았다. 또한, 코스별로 여행지와 코스에 대한 정보는 상세한데, 저자의 느낌이 빠져 있어 다소 건조하게 보인다. 이런한 건조함이 다른 코스임에도 같은 포맷으로 인한 지루함을 수반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도, 좋았던 점이 꿈이 생겼다는 것이다. 저자의 삶과 가족들의 모습 속에서 부러움을 느끼면서, 한켠으로는 꿈을 꿀 수 있었다. 이젠 만 4살이 지난 아이지만, 조금 더 커서 아빠와 함께 라이딩을 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말이다. 그때는 이 책이 더 좋은 가이드북으로 애독될 것이라 생각된다.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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