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고전 읽는 재미로 요즘 매주 웅진주니어 재미만만 시리즈를 한 권씩 만나고 있어요.
이번에는 다른 책들보다 조금 더 글밥이 있고
너무나 유명한 <홍길동전> 을 골랐습니다. ㅎㅎㅎ
여자아이여서 일순위로 꼽히진 않았는데 이 책 역시나 재밌다며 잘 봤어요.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늘 드는 생각은 좋은 책이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읽기에 좋은 "적기" 라는 것 또한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좋은 책이라고 알려져 있는 책들도 내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시기에 읽어야 비로소 "좋은 책" 이 될텐데요.
좋은 책이라는 것의 기준이 제게는 아이가 흥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그 책을 만남으로 해서 아이에게 차곡차곡 '생각' 이라는 것이 쌓이게끔 해주는 것이예요.
고전문학, 초등고전 하면 좀 어렵게 느끼게 되요.
그건 기본적으로 책 속에 들어있는 어휘들이 일단 어린 아이들에게는 익숙하지도 않고
바탕에 깔려있는 배경지식이나 상식이 얕아서 읽어내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학교에서 다양하게 배우고 접하게 되는 것들이 쌓이다 보면
초등고학년쯤 되어서는 고전문학을 읽을만 하겠다 싶은 생각이 드실 거예요.
결론은 아이들마다 책읽기의 속도와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등고학년에는 꼭 초등고전, 고전문학을 읽어봤음 좋겠습니다.
어차피 중고생이 되어서도 교양도서로서 고전문학은 필수니까요!! ㅎㅎㅎ
웅진주니어의 재미만만 시리즈 만나서 고전문학, 초등고전의 재미 맘껏 느끼고 있고
정말 지인들에게 요즘 강추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만난 <홍길동전> 은 특히나 허균의 소설로 유명하지요.
조선 중기 광해군 시대에 유명한 문인이자 정치가였고 당대 사회상을 비추어 볼 때
너무나 파격적이었던 자유로운 영혼!!!
허균이 쓴 최초의 한글소설이라는 문학적 가치와 동시에
그 당시 허균이 보았던 조선시대의 불합리한 사회상을 이 책 속에 풍자적으로 녹여내면서
그 당시 백성들, 나아가서는 시민의식까지도 끌어올리는 데 저변에서 일조했을 거라 확신하는 작품입니다.
읽어보시면 저와 같은 생각 드실 거예요.^^
웅진주니어의 <홍길동전> 은 한국고소설학회가 추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좀 더 깊이있고 제대로 읽어볼 수 있는
얇고 작은 작품해설집이 있는데 이것의 도움이 제게는 참으로 커요.
엄마가 점점 크는 아이와 책 한권을 읽으면서
함께 나눌 이야기가 그리 깊지 않음에 고민이 될 때
이런 작품해설집은 단비와 같다는요. ㅎㅎㅎ
이 작품해설집 보면서 한국고소설학회 회원으로 활동하시는 전문가 교수님들의 생각을 빌어
다방면으로 생각해보고 아이의 생각을 끄집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며 읽습니다.
꿈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던 아이 홍길동!
우리 옛이야기 시작의 단골로 등장하는 스토리라인이죠.^^
고전문학의 재미를 놓지 않으면서 점점 허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어떤 책이든 작가는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었던 걸까?
이 책의 제작의도를 유념하면서 읽게 되면 그 메시지가 보이게 되고
노련한 독자가 되는 거죠.^^
책읽기 능력을 키우는 싶다면 많이 읽어본 사람 못 따라간다는 말로 대신하고 싶네요. ㅎㅎㅎ
세상 사람들을 틀에 갇혀두게 하지 않고 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까지도
끌어안으며 백성들과 함께 어울려서 살 수 있도록 선한 행동을 할 기회를 준 이런 이야기들은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허균이 살았던 조선시대 그 당시 모든 위정자들에게 바라는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자와 서자의 차별로 너무나 아파했던 홍길동이라는 인물이
소설속 허구의 인물이 결코 아니었죠.
홍길동이란 인물은 그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인물이었기에
초등고전, 고전문학을 읽는 우리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책 속에 나오는 도적들이 홍길동과 함께 좋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도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 아니었음을 책으로나마 간접경험 했으니
사람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하기도 하구요.
글쓰는 재주가 있었던 허균이 "천하의 두려워할 바는 백성이다." 라는 생각들을
이런 장면을 통해 곳곳에서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가난한 백성을 살리는 활빈당을 반기는 백성들과
활빈당 때문에 괴로운 수많은 관리와 양반들~~~
지금까지도 큰 변함없이 유지되는 이런 계급계층 사회 속에서
꼭 영웅은 나오는 법인가봐요.
허수아비를 갖다놓고 도술을 부림으로써 백성들만 바라보고 행동하는 홍길동처럼
가려운 부분 긁어주고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금 시대의 우리의 리더!!!
시대는 달라도 사람 사는 세상과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나 봅니다.
아이는 재밌게 읽은 부분이 있으면 소리내서 엄마에게 소개해주기도 하구요.
저도 소리내서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부분 골라서 읽어주면서
책읽기를 공유하는 이런 활동을 챙기면서 하고 있어요.
내가 조금 더 인상깊게 본 부분을 소개하다 보면 아이들은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막~ 말하고 싶은 의욕도 생기게 되거든요.
실천하기가 어렵진 않은데 습관이 안되서 잘 못하게 되는 거 같아요.
한번 시작해보세요!!!
고전문학, 초등고전을 읽었으면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정말 한마디로 말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가장 기본적인 건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가졌으면 하구요.
책을 통해서 세상에 널려있는 것들, 정보가 될수도 있고 간접적인 경험이 될수도 있고
아이에게 특정한 깨달음을 줄 수 있을 텐데
이런 다양한 정서적 경험들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책읽는 습관이 생기면서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엄마가 바라는
다양한 능력들이 아이도 모르게 점점 쌓여가기도 한답니다.... ㅋㅋ
(이해력, 집중력, 사고력, 비판능력 등등.... ㅎㅎ)
단지 대학 잘가자고 수능이나 내신을 위해 초등고전, 고전문학을 접근하려는건
너무나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내 아이의 삶에 중요한 지표가 되어줄 '책'이라는 물건이
엄마,아빠가 줄 수 없는 영향력을 줄 수 있거든요.
나아가서는 고전문학을 읽음으로써 한뼘 더 성장하는 아이가 될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