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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전 ㅣ 재미만만 우리고전 4
최나미 글, 이경국 그림,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인문학 중에서 정말 읽는 재미가 있는 우리문학들은
나중에 아이들이 대입을 준비하면서 참으로 중요한 글로써 많이 접하게 될텐데요.
저도 읽어본 박지원의 열하일기 속에 바로 <허생전> 이 들어있지요.
실학자 박지원이 청나라 여행을 하고 쓴 책 <열하일기>.
박지원은 조선 후기 한문 소설 <허생전> 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는지 그 당시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는
어떤 인물을 꿈꾸었는지 우리문학 <허생전> 에서 아이와 함께 들여다 봤습니다.
지금 세상이라면 이런 가장은 정말 낙제점수죠...^^;;
식구들이 굶는 것도 모를 정도로 책만 끼고 사는 남편이자 아빠였던 허생~~~
조용히 강한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그게 바로 허생인가 싶습니다.
가난뱅이 선비이지만 허생이 이 시대에 보여줬던 행적들과 반전의 모습을 통해서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고 깨달음이 있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아이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고 싶다면 어려운 인문학서적 들이밀 필요가 없다니까요.
여기 우리문학 책 속에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연륜을 통해 간접적으로
충분히 지혜로운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으니까요.
허생원이라는 사람을 알 수 있는 장면이 곳곳에 보이는데요.
변부자와 어영대장 이완의 대화속에서도 나타납니다.
"허 생원도 장군 못지않게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방법에 있어서
장군이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다른 등장인물의 말을 통해서 박지원이 그 당시 청나라를 다녀와서 썼던 열하일기 속에 넣은 작품
<허생전> 안에서도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인 저자가
하나의 잣대로 보지 않는 다양한 시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에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다양성을 얼마나 많이 얘기하고 있나요!!!
"도대체 이 나라 양반은 어떤 사람들이오?"
호되게 호통을 쳤던 허생원.
실학자였던 박지원은 허생원을 통해서 겉치레만 난무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던
그 시대 기득권층인 양반들의 허상을 낫낫이 얘기했던 거예요.
<허생전> 을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눈다는 것이
문학적인 가치를 논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유익한 시간이지요.
변부자로부터 빌린 만냥으로 허생원은 각지에 있는 과일이란 과일은 다 제값에 사모으고
창고에 과일이 썩어가는대도 결코 아무런 움직임이 없더니만
결국 추석이 다가오고 과일이 곳곳에서 궁해지면서
사람들이 더 높은 값을 쳐주고 허생원으로부터 과일을 사가기 시작하죠.
바로 <허생원> 에서 중요한 쟁점거리, 매점매석 입니다!!!
<허생원> 을 읽게 되면 매점매석으로 아이들끼리 토론을 해도 정말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요.
실제로 조선 후기에 지방에서 한양으로 오는 길목에 상품들을 독점하는 상인들이 등장했고
그로 인한 폐해가 있었거든요.
박지원은 그런 현실을 <허생전> 작품속에 투영시켜 경각심을 주려고 했던거 같아요.
그렇게 허생원은 만냥보다 10배나 많은 십만냥을 벌어도
사실 속으로는 결코 기쁘지 않습니다.
돈에 눈이 먼 사람이라면 춤을 추면서 좋아할일이지만
허생원은 고작 만냥으로 나라가 흔들리는 걸 보면서
작은 나라 조선에 대해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지요.
더이상 돈을 벌기 위한 장사는 그만하고 어느 섬을 살펴본 허생원은
전라북도 변산 땅에 수천 명의 도둑들이 들끓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도둑 소굴을 찾아가 우두머리를 만나 담판을 짓지요.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농사지을 생각을 하지 않냐며 호통을 치니
도둑들은 돈도 없고 살 수가 없으니 도적질을 하는거라며 되레 큰 소리.... ㅋㅋ
허생원은 자신이 갖고 있던 넉넉한 돈을 도둑들에게 나눠주고 새로운 땅에서 살 수 있게 해주었어요.
그리고 도둑들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쥐게 하고,
하루라도 먼저 난 사람이 먼저 먹도록 양보하게 하게나."
"글을 아는 사람을 섬에 남겨두면 남보다 조금 더 아는 글은 불행을 부를 뿐이네."
"부지런히 일하면 새로운 땅은 다 너희 것이다."
허생원이 도둑들을 섬으로 데리고 가는 걸 보면 홍길동전이 떠오르죠.
부하들을 율도국으로 데리고 가는 모습과 왠지 닮아있어요.
<허생전> 의 무인도와 <홍길동전> 의 율도국이 그 당시 현실로부터 벗어나
누구나 꿈꾸는 곳, 이상향을 그리고자 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허생전> 의 시대적 배경은 바로 북벌운동이 일어나던 효종 때였고
작품속 이완장군은 대표적인 북벌론자이며
명나라를 받들고 청나라 오랑캐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허생은 청나라가 오랑캐 민족일지라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구요.
같은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지만 이렇게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해주는 점....
작은 종이안에 아주 중요한 가치를 건드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