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찾아줘
제이미 그린 지음, 손주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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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완독했던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통해 인간 중심적인 내부자 시선을 벗어나

외부자로서 객관화하는 시각을 강화시키는 계기였다면,

이번에 만난 위즈덤하우스 과학 신간 <우리를 찾아줘>

인간과 비인간 동물을 넘어서 

지구인과 다른 세계에 있는 외계 생명체와의 연대, 

연결되기를 상상하고 꿈꿨던

저자의 탐구 과정에 동행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갔다.


<우리를 찾아줘>를 완독하고 나니까

타이틀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생명의 존재에 대한 충만한 호기심과

다른 세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심어린 저자의 관점이 반영된 것이 아니었을까.

별을 보거나 그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을 보면서

그 곳에 살고 있을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은

제이미 그린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상정하고 보니 왠지 문학적인 감각으로 읽힌다.

(문학을 좋아하는 점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미 우리에게는 과학적 발견의 힘을 탐구하고

이를 재밌게 이야기로 풀어낸 칼 세이건이라는 

과학자가 있었다.

또한 코페르니쿠스 이후 여러 세기에 걸쳐서

태양계가 우리은하의 중심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오히려 우리은하는 우주의 중심에 있지 않고,

우리 우주가 우주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과학기술의 진보는 

인류가 한 단계 더 생명의 진리를 통찰하게 해주는 계기도 제공해 주었다.


이렇듯 우주 생명체에 대한 역사를 탐구하면서

지구가 특별하다고 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우리가 얼마나 작고 하찮고, 

또 얼마나 희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인식의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지구 너머에 있을 더 큰 무엇인가를 믿는 그 마음이

제이미 그린과 같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지구와 다른 세계와의 연대 & 탐구 과정을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것일테다.



지극히 문과적인 사고방식이 익숙한 1인으로서

천문학, 생물학, 철학, 언어학 등 다채로운 학문 분야들이 

등장하면서 과학 용어의 출현과 

과학적 현상&개념을 설명하는 내용이 나올 때면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매이기도 했었다...ㅋㅋ

독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다가도

외계 생명체와 관련된 문화적인 논의들이나 

흥미로운 상상과 묘사를 다룬

소설, 에세이, 영화들을 소개할 때면

제이미 그린이 탐구하는 그 여정에 

동행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 느낌을 끝까지 붙잡고 흥미를 놓지 않으면서 

나아갔기에 완독이 가능했다.^^;

특히 흥미롭게 봐서 지금까지도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영화 <콘택트>가 사이사이 등장하면서

내 멱살을 잡고 끝까지 데리고 간 듯한 기분이랄까 ㅋㅋㅋ

이 영화는 참으로 인류가 초월적인 존재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했던 것에 대해 

여러 질문들을 담고 있다.

영화 <콘택트>의 주인공이었던 

언어학자 루이즈 뱅크스 박사가

지극히 외계스러웠던 그 생명체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그들이 경험하고 인식하는 비선형적인 언어로

마침내 소통에 이르렀던 그 외계 생명체 

헵타포드들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위즈덤하우스의 이 과학 신간으로 독서모임을 하게 된다면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제목에 담긴 속뜻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편집자부터 접촉을 시도해 봐야 하나....^^)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만으로

 이 책을 정확히 파악하기엔 

좀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렴진화, 통과현상, 골디락스 구역, 지구 Ⅱ와 같은 

과학 전문 용어나 지나간 과학의 역사가 언급될 때마다

멈추고 그 지점을 먼저 인지한 후에 이어가다 보니

미루어 짐작하며 일단 읽어가고 보는 

문학의 독서 근육만으로는 

버티기가 녹록지 않아서 끊김 현상이 상당한 책이었다.

모든 내용을 다 소화하는 건 역부족인 책이었기 때문에

내가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부분들을 

조금 더 깊이 읽는 방법을 선택했고

그렇게 나의 흥미도를 놓지 않으면서 

마침내 끝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물론 일독으로는 충분치 않은 결과였지만

지구가 아닌 다른 세계에 존재하고 있을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점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로는 의미있다고 본다.

인류는 외계 생명체를 통해 소통을 하고 

나아가 변화하길 원한다.

(물론 발전적인 방향으로.....)

그렇기 때문에 핵심은 사실 이게 아닌가 싶다.

그저 생명만 있는 존재가 아니라 

'지적' 생명체를 찾고 있는 것!



그 소통에는 물론 다른 세계에서 살았던

 생명체와의 공존을 포함하여

인류가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욕망도

보이지 않는 곳에 깔려 있지 않은 걸까 짐작해 본다.

과학이란 영역은 왠지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체질적으로 거부하는 분야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발전적인 변화를 강렬하게 추구하려 한다는

본질적인 의심도 해보는 계기였다.


간만에 녹록지 않은 독서 챌린지가 되긴 했지만

위즈덤하우스 과학 신간 <우리를 찾아줘>를 만나고 나서

이것 하나는 확실해졌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영향받는 존재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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