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확장판
에드 캣멀.에이미 월러스 지음, 윤태경.조기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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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변호사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스티브 잡스 롤러코스터를 타게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스티브 잡스는

극단적이고 부정적이고 까다로운 성격이라지만

곁에서 4반세기 넘게 지켜보고 같이 일해온

저자 에드 캣멀에 따르면

그는 1985년 이후 근본적으로 

다른 경영자로 진화했다고 한다.

또한 잡스의 변호사가 남긴 말에 대해서도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이 지구상에 남겨진 스티브 잡스의 유산이 적지 않다.

<창의성을 지휘하라>의 저자는 에드 캣멀이지만

곳곳에서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이 엿보인다.

에드 캣멀은 스티브 잡스를 가리켜 한 마디로

"픽사의 창의성을 지켜주는 방어벽"이라고도 표현했다.

저자는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직원들을 보면서

그들의 근무하는 방식의 근간이 되는 사고들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신화와도 같은 픽사의 성공과 

디즈니의 부활을 이끈 원동력으로

그들만의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꼽으며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이 벽돌책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잡스를 잊지 않게 해준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번에 10주년이 기념하면서 새로 나온 확장판에는 

4개의 새로운 후기와 2개의 새로운 장이 

추가되었다는 것도 밝혀둔다.


4개 파트, 15개의 챕터 안에서 다룬 

다양한 에피소드들 중에는

저자와 함께 경영에 중점적으로 참여하는 몇몇 인물들과

그의 동료직원들이 늘 함께 한다.

픽사와 디즈니에서 위기를 겪으며 

문제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과정들이 요목조목 담겨있다.

처음에는 이 두꺼운 책을 언제 읽나 싶었는데

읽다 보니 어느 지점에서 딱 꽂히는 

재밌는 이야기 꼭지를 경험했다.

그 이후로는 가독성 좋은 책으로 변모!^^

바로 그 터닝 포인트는 애니메이션 <Up>에 관한

 제작 에피소드 부분이었다.

픽사와 디즈니가 세상에 선보인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나의 투탑은 바로 <Coco 코코>와 <Up 업>이기 때문에.

다른 독자들에겐 <창의성을 지휘하라> 중에서 

어떤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가

페이지 터너로 변하게 만들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저자는 곳곳에서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일깨워준다.

"문제는 항상 존재하는 법이고,

그 중 상당수는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픽사의 모든 직원들이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픽사의 성공 핵심 비결로 꼽기도 했으니까.

자신이 저지른 실수, 그로 인해 깨달은 교훈, 

교훈을 얻게 된 배경들까지

경영자로서의 경험들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풀어놓았다.

경영자는 무릇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직원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그들이 변화로부터 공포와 불안을 느끼지 않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마인드가 인상깊었다.

경영자와 창작자들 간의 솔직한 대화, 

활발한 토론(브레인트러스트 회의),

때로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몰 토크 등등

직원들의 복지와 그들과의 유대감 형성에도 공을 들이는

픽사의 창의적이고도 인간을 배려하는 조직문화 속에서 성공의 냄새가 폴폴 풍겼다.

이 책은 경영전략서, 기업과 경영자스토리로 

분류되는 듯 하지만

내가 보기엔 자기계발서이다.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내가 속한 조직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잘 정립해 나가는 방법들이 담겨있는 지뢰밭이다.^^

건전한 의견을 나누며 갈등을 수용하는 것.

더 많은 피드백을 통해 업무 평가가 원활해지도록 하는 것.

팀원과 관리자 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

솔직함이 곧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임을 공유하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하는 용기.

이 두꺼운 책이 절반쯤 진행되면 픽사와 디즈니의 인수합병 이슈가 나온다.

거기서부터 진짜로 흥미진진....^^

2005년 10월,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에 

픽사를 매각할 것을 선언한다.

74억 달러짜리 인수합병(2006년 1월)으로 

스티브 잡스, 존 래스터, 저자 에드 캣멀은

1986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공동설립자에서

2006년 디즈니-픽사의 공동 경영진이 된다.


인수합병되기 이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모든 직원들이 의견을 피력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경영진들의 열린 마인드 덕분에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제법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자리잡혀 있다고 자평해 왔다.

그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문화는 달랐다.

직원들과 임원진을 격리해 소외감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수직적인 조직문화였다.

문제의식을 느낀 이후로 저자는 본사 건물 내 인테리어부터 

소통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제거, 바꿔 나가기 시작했고

사소하게는 강제적으로 지시하는 그들만의 관행, 일방적인 문화들도 없앴다.

나쁜 건 버리고 좋은 건 창의적인 문화 속에 수렴하되, 

디즈니와 픽사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노력도 기울였다.

인수합병에 불안해 하는 픽사 직원들에게 

경영진이 제시한 약속은 바로

픽사의 창의적 조직문화가 변질되지 않도록

그들만의 문화를 보호해준다는 것이었다.

디즈니 직원들에게는 패배감을 안기지 않으려는 노력들,

디즈니가 픽사의 복제품이 되지 않도록

각자의 조직문화를 존중하는 이 모든 것은

오롯이 직원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경영진들의 진정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것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돕는 일일테니.

그것이 경영자의 몫이겠구나 가늠해본다.

죽을 때까지 경영자라는 총대는 메고 싶지 않은 1인... ㅎㅎ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끈질기게 나아가려면

이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에드 캣멀이 책을 통해 귀뜸해준 것들인데

동시에 이것은 픽사를 특별하게 만들어준 

4가지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3년 간 탐구조사한 끝에

픽사의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던

4가지 공유가치를 공개했다.

공동체 / 혁신 / 주인의식 / 진정성

누군가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또 어떤 것이 가능할지,

어떻게 이 조직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무엇을 더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창의성을 지휘하라>를 읽고 나니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문화는 어떠한지 

돌아보게 된다.

또한 나는 이 조직에서 어떤 구성원으로서 존재하고 있는가?

경영진의 입장과 마주하는 직원의 입장에서

지금까지도 그런 마인드셋으로 일하고 있지만

다시 한번 이 책을 경험하면서

이 조직을 향해서는 주인의식을 갖고 

내 서비스의 대상(학생들)에게는 진정성을 품으며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이로운 자극이 되었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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