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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평점 :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면서 나름의 삶의 지표와 방향성도 다 제각각이다.
한 줄로 서야만 성공한다고 믿었던 기존의 패러다임은 구시대적 인식이 되었다.
직업에 있어서도 이제는 스스로 만족해야만 지속 가능한 것이 되었고
또한 굳이 꼭 한 개의 직업만을 평생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도 이제는 한결 유연해졌다.
북폴리오 신간으로 만난 에세이 <꿈꾸지 않아도 반짝이는 중>의 저자, 브로디와 노아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인생론을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여행 유튜버이면서 디자이너,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살고 있지만
불안정하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해진 일터로 출퇴근하지 않는 삶이란 어찌 보면
불안함을 늘 안고 사는 것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내일의 목표보다 오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맘껏 누리고, 또 즐기며 살아가려고 하는 두 젊은이는
온라인 세상에서는 삐까뚱씨로 통한다.
이미 8만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들을 보유하고 있고
그 구독자들은 일명 '뻔쩍이들'이라고 불리며
서로를 응원하는 인생지기들이 되었다.
이번 에세이를 통해서 난 브로디와 노아, 삐까뚱씨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첫 책을 완독하기도 전에 유튜브에 올려진 출판기념 첫 사인회를 먼저 보게 되었다.
초심대로 진정성을 언제까지나 품고자 노력하는 이들이었고,
뻔쩍이들의 응원에 몸둘바를 몰라하며 진심으로 감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저 솔직하게 내가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인데
뻔쩍이들로부터 위로와 격려, 무한 응원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더 으쌰으쌰 즐겁게 현재의 삶을 만끽하며 보내는 이들이다.

<꿈꾸지 않아도 반짝이는 중> 에세이의 대부분은
고등학생때부터 책을 쓰는 게 꿈이었던 브로디의 지분이 크고
간헐적으로 노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노아의 몫이 적지만은 않다.
삐까뚱씨 에세이의 정체성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노아의 일러스트 덕분에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명쾌한 분위기를 풍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까무잡잡한 게 브로디, 좀 더 흰 피부가 노아.
노아는 늘 눈썹이 위로 향하고 있다.
약간의 예민하고 똑부러지는 노아의 성격을 참 잘 표현한 일러스트다.^^
반면에 브로디는 노아와는 MBTI가 말해주듯 성격이 하나도 겹치지 않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노아의 단점은 자신이 채워주려 하고
노아의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들이 많아서
그에 맞게 수더분한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도 같다.^^
일러스트레이터 노아가 런칭한 쿠키 베어스도 볼수록 귀엽네~~!
브로디는 ENFJ, 노아는 ISTP.
브로디는 개인적인 내향형인 나와 E빼고 다 똑같다.
왠지 처음 볼 때부터 말하는 톤이나 생각들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면면들이 낯설지 않더라니...^^
브로디와 달리 노아는 굉장히 분명한 사람이다.
호불호가 뚜렷하고 자신이 믿고 가치를 두는 것에 누군가가 폄하하거나 선을 넘으면 어김없이 들이받는다.
어느 정도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브로디가 그래서 늘
불편한 분위기를 수습하며 서로가 서로를 채우고 또 견인하는 사이이다.
친한 친구사이 였다가도 여행을 다녀오면 틀어지는 게 다반사라는데
이 두 청춘은 전 세계를 함께 다니면서 서로에게 스며들고 익숙해지면서
적잖이 영향력을 주고 받는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기에 당연히 존중하는 마음으로 배려하고
어쩌다 생각이 충돌하는 지점에서는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둘 사이의 차이점을 공론화하여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지혜로움을 갖추고 있다.
참 발전적이면서도 바람직한 관계.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있는 자극이 된다는 것은 참 복받은 일이다.
두 사람에게 여행의 목적이라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면 .....
브로디에게는 '자신의 관심사와 열정을 탐구하는 것'이고
노아에게는 '감탄하는 것이 여행 중 느끼는 큰 행복'이라고.
여행 유튜버로 활동하는 지금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들이 많은 걸 보면,
역시 가치 없는 배움은 없다는 확신이 다시금 든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구나' 하는
진리까지 깨닫고 있다.
이 책의 목적 중 하나는 우리 둘의 삶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함도 있을 테니
각자 삶의 역사를 살짝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노트북과 맥북만 있으면 어디든 이동하면서
자신의 일을 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삐까뚱씨를 통해서 대리만족도 해 본다.
재미로 돈을 번다는 것이 어디 쉬운가...
유튜브 영상 속 브로디와 노아가 마냥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기만 하겠는가...
그들에게도 겉으로 꺼낼 수 없는 고민과 고난이 있겠지만
다 제각각 살아가는 방식을 통해 하나 둘 미션을 클리어해가면서 산다.
지금의 나 또한 주어진 미션들을 급하고 중요한 것부터 차근차근 정돈해가며 살아가고 있듯이!
삐까뚱씨는 여행이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여행이 깨닫게 해주는 다양한 가치들을 두 청춘은 앞으로도 계속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것이다.
진정한 삶의 방향은 각자가 정하는 것이고
노아의 말처럼 각자 잘 살면 되는 것이다.
정해진 답은 이미 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는 해체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잡을 것!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니까.
내 주변의 소확행들마다 내가 스스로 가치부여를 하면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북폴리오에서 나온 에세이 <꿈꾸지 않아도 반짝이는 중>은 나와 다른 삶과 마음을 엿보면서
나와 겹치는 지점들, 나와는 다른 생각들을 통해
내가 정말 살고자 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며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재밌고 가볍게 읽을만한 에세이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