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 - 데일 카네기 에센스 DALE CARNEGIE ESSENCE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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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의 바이블과도 같은 책이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어서

진작에 도서관에서 빌려본 적은 있지만

현실감이 떨어져서 몰입도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었더랬다.

그럼에도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본 데일 카네기의 관계술을 다룬 이 책은

해질대로 해진 상태가 증명하듯

관계 정립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의 고민이란 시대를 거듭해도 끊이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카네기 인간관계론>

실패의 경험을 성공의 기회로 삼았던 데일 카네기가

스피치 강좌를 개설하고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 강좌를 거쳐

15년 여의 임상을 거친 후 1936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였다.

이후에는 <카네기 스트레스론>도 출간했는데 이 책의 부제가 '데일 카네기 에센스' 이듯이

그의 저서 중에서 평생 적을 만들지 않는 불멸의 원칙들을 그러모았다.

데일 카네기가 살았던 시대의 상황과 인물들의 에피소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김범준 작가가 써낸 <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

한국 사회에 맞는 현실적인 시선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24가지 삶의 해법들을 쉽게 풀어 정리하였다.

나와 다른 타자와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 사회임에도

정작 개개인은 인간 관계를 위해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거나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게 놀랍지만 현실이다.

더 넓은 사회로 발을 디디기 전 단계인 학교는 또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학교라는 곳은 온전히 사람에 대해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보긴 어렵다.

공동체주의보다 집단주의가 더 득세를 부리는 관행과 관습들이 여전하고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보호보다는 위력 아래에서 경쟁적인 시스템에 순응하며

눈치보기부터 은연중에 체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없지 않다.

자기계발 철학의 우선순위는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데일 카네기가 설파해온 인간관계 스킬을 통해 내가 얻고 싶은 것이

성공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성공이란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 정립을 지혜롭게 맺어갔을 때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 본다.

이유없이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았던 경험이 깊은 상처로 남았던 적이 있었고

자책하지 않으려 그 원인을 알고 싶어 심리학책을 뒤지며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있었다.

고통스러웠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으려 했고

나를 성숙하게 해주는 담금질의 시간을 거쳐 터득한 삶의 지혜는 이런 것이었다.

이건 신의 영역이 아닌가 싶은 지점이겠지만 그래도 내내 추구했던 것이고

앞으로도 내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일지도 여전히 확신할 수 없던 그것을

기독교 윤리학자 라인홀드 니부어가 이미 남겼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제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평화를 주시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이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십시오.

하루를 살아도 한껏 살게 해주십시오.

한순간을 즐겨도 한껏 즐기게 해주십시오.

<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 중에서

파도 파도 내게는 세상 흥미로운 주제가 바로 『인간 탐구』이다.

그래서 소설을 좋아하고 심리학책을 한동안 끼고 살면서

인간이라는 존재와 점점 친화하는 중이다.

이번에 만난 21세기북스 자기관리론 신간도 나의 이러한 개인적인 탐구에 깊이를 더해주었다.

'나와 다른 규칙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타자와 공존하기 위해

데일 카네기는 소크라테스에게서 최고의 방법을 찾아냈다고 전한다.

Get the other person saying

"yes, yes" immediately.

데일 카네기가 살았던 시대적 환경과는 다른 다양성의 시대이기 때문에

이 말이 얼핏 들었을 때는 오히려 반감이 들 수도 있겠다.

자기 의견이 없는 굴종적인 존재로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라는 뜻은 분명 아닐 것이다.

같은 목표를 갖고 있더라도 사람들이란 제각각이라

추구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음을 전제로 둬야 한다.

반감을 갖고 무조건 충돌하기 보다는

우선 상대방의 말을 듣고 존중하는 자세로 경청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으로부터 'yes'가 나올 수 있는 말로 대화를 운영해가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감 있게 의견 개진을 해야 할 때도 물론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바탕으로 조직 내의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이 태도 개선에도 유의미한 결과를 낸다면

원만한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김범준 저자는 데일 카네기 코스(498기라고... 내가 모르는 일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를 수료하면서

얻게 된 통찰을 바탕으로 <인생의 오후에는 적보다 친구가 필요하다>에서

내 모습대로 살면서 어디서나 환영받는 사람이 되는 법을 설파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인상깊었던 데일 카네기의 말과 사유는 바로

Use encouragement!

내가 아닌 타인을 격려하는 일은 곧

'나 자신을 고양시키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을 준 한 마디였다.

질투하거나 비난하는 방법 말고

정직함과 진지함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말을 먼저 건네며

소중한 이들의 자부심을 깨우는 한 마디로 들린다.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면 나부터 시작하는 걸로.

진심어린 찬사를!

데일 카네기를 통해서 사람이라는 대상을 재정립해 본다.

사람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원수를 사랑하는 것까진 못 할 것 같고

최소한 사람을 싫어하는 일에 에너지를 소진하지는 않으려 한다.

옳지 않고 또한 원하는 바도 아니다.

라인홀드 니부어가 남긴 기도문 내용을 살짝 변형하자면

진심을 갖고 대하고 싶은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원한다.

어색할지라도 사람에 대한 다정함은 잃지 않고 싶다.

한 사람을 섣부르게 판단하는 어리석음은 경계하겠지만

삶의 가치관이 달라서 나를 불편하게 한다면 과감히 단절을 택하고도 싶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지만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가 필수는 아니기에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편안한 관계의 지혜를 도모하고 싶다.

인간성의 내부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갈망 중 하나로

데일 카네기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이라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동정심을 애타게 원한다고도 했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또는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나라는 사람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그 별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될 일이다.

내가 가진 것에 늘 감사하며,

내가 만나게 될 사람들을 향해 따뜻한 미소와 환한 웃음을 보여줄 수 있는 힘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나를 가꿔가고 싶다.

타인과 잘 살아가는 인간관계의 기술을 얘기하다 보니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 삶을 애정하는 법에 더 가까워지는 듯도 하다.

최고의 친구는 바로 내 안의 나 자신이다.

Don't criticize, condemn or comp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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