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고친다는 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
기존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어떤 개인이 바꾸게 된다는 건
세상이 바뀌는 것과도 같은 엄청난 일이죠.
하지만 삶을 변화시키는 작지만 위대한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사유하고 사색하지 않아서 그 포인트를 짚어내지 못할 뿐.
철학을 만나게 되면 그 포인트가 눈에 들어오고 귀로 들리는 놀라운 일이 일어날거라고 믿어요.
알면 보인다고 하잖아요.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은 단순하게 철학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 결코 아닙니다.
요즘 그렇게 나오는 철학책은 절대로 현대인의 주목을 받지 못해요.
워낙 사는 것이 어렵고 고단한 현대인들에게는 치유, 힐링, 그리고 삶의 변화를 가져올
그 무언가가 필요한데 이 책은 사람들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삶을 변화시키는 에너지를 건드려 줍니다.
30인의 철학자들을 통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고민하는 보편적인 문제들을
삶에 적용해서 해답을 스스로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게끔 해줘요.
현실에서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이 있고 설명 그것이 나의 고민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경험도 매우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콜로 마키아벨리, 한비자, 유발 하라리, 니체, 질 들뢰즈, 미셸 푸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칸트, 존 롤스, 칼 포퍼, 스피노자, 존 스튜어트 밀, 윌리엄 제임스,
공자, 바가바드 기타, 사르트르, 키르케고르, 데카르트, 베르그송, 플라톤, 카를 구스타프 융,
장자, 그리고 헤르만 헤세!!!
개인적으로 헤르만 헤세를 마지막에 넣어
앞선 모든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내용과 구성을 보면서
저자가 10대 시절에 읽었던 '데미안'으로부터의 경험이
정말 결정적인 순간이었구나.....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헤르만 헤세를 가리켜 소설가 이전에 '구도자'라고 말하고 있어요.
내면의 영혼을 응시하는 구도자!
저에게는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가 그런 작품이었거든요.
그 유명한 '데미안' 보다 '수레바퀴 아래서' 를 먼저 만나게 된 것도 다 운명이라고 여겨질 만큼.^^
저에게도 헤르만 헤세는 최애 작가여서 이 책을 덮게 되는 시점에도 여운이 남아서
후련함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깊은 시야를 갖게 하고 현상의 배후에 숨어 있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저자 이관호는 말합니다.
인문학이 체화되도록 하려면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한 것인데 자기계발도 그렇다는 거예요.
아리스토텔레스 편에서는 어원이 같은 미덕과 습관처럼
미덕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복된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미덕은 본래 갖고 있던 게 아니어서 인간에게는 후천적인 실천이 필요한 것.
올바른 행동을 하면 올바른 사람이 되고,
절제 있는 행동을 하면 절제 있는 사람이 되며,
용감한 행동을 하면 용감한 사람이 된다.
의로운 일은 해본 사람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또 자신도 모르게
의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인터뷰 내용이 생각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야 그만한 행동을 한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서 놀라웠어요.
어떤 행동에서 그 마음이 생겨난다.
어떤 마음가짐이 되느냐 하는 것은 행동의 성격에 좌우된다.
즉 우리의 마음가짐은 행동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을 기본적으로 나약하고 악하게 보았던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삶의 철학도
지금 이 시대에 적용해 볼 여지가 있었고
인간성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법과 제도를 강조했던 한비자의 철학도
그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질에 접근해볼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리더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만한 전략들을 제시했던 마키아벨리와 한비자가 있었고,
또 다른 입장과 상황에 적용해보면 좋을 철학자들의 이야기도 수두룩하죠.
여기 다 풀을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근거를 찾아 이야기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는
디지털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자유와 평등은 타격을 입게 되고
인류의 의사결정의 자유도 낮아질것이라 경고하기도 하죠.
신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알고리즘으로 권위가 이동한다는 말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만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면,
지금 이 쉽게 읽는 철학서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을 통해서
조금은 가까이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호기심과 직관을 따라 우연을 경험하고 이성과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철학에서도 전에 발견하지 못한 중요한 포인트를 알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