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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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영화로 이미 유명한 <헝거 게임> 도 원작 소설이 있었다는 사실을

10년만에 돌아온 베스트셀러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를 만나고서야 알았습니다^^;


헝거 게임 트릴로지를 통해서 이미 익숙한 독재 국가 판엠의 독재자 코리올라누스가

이번 신간에서는 18살의 젊은 청년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로 등장합니다.


보통 결말까지 다 나온 시리즈들이 이렇게 프리퀄의 형태로 신작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영화 헝거 게임의 존재만 알고 있었을 뿐, 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영화 헝거 게임 1편부터 파이널까지 모두 챙겨봤습니다.

흥미롭고 재밌었어요.^^

영화 속에서 만났던 코리올라누스 스노우 대통령의 젊은 시절과 헝거 게임이 시작하게 된 계기 등

새로운 국면의 흥미로움을 등장인물과 사건으로 만나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배경은 18세의 스노우가 제10회 헝거 게임의 학생 멘토가 되어


참여하면서 시작되는데요.


이 소설에서 설정한 판엠이라는 국가는 전쟁으로 폐하가 된 북미 대륙에서


12개 구역을 수도 캐피톨이 통치합니다.


구역과 캐피톨 간의 전쟁이 끝난지 10년이 지났지만


판엠의 중심 캐피톨은 반군의 배반에 따른 대가로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남는 야만적인 헝거 게임을 매해 개최함으로써

 

구역 통치를 잔인하게 이어갑니다.


 전쟁 배상으로 캐피톨이 잃은 젊은이들의 생명을

 

구역 젊은이들의 생명으로 갚는다는 생각에 기반한 것이죠.


캐피톨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던 12개 구역은 판엠의 공포정치에 굴복당하고


매해 구역별로 십대 소년소녀 2명씩, 총 24명을 뽑아서 거대한 경기장에 몰아놓고


마지막 단 한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그들만의 전쟁을 치뤄야만 합니다.


추첨일에 모두 멋진 옷을 입고 모이는 문화가 저로선 이해가 안되지만


이미 독재국가 판엠은 이 헝거 게임을 엔터테인먼트로 둔갑시켜서


캐피톨에 사는 사람들은 오락의 의미로 다같이 24시간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것을 즐기고 있고


반대로 12개 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이

 

죽음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참혹한 현실이죠.


누군가에게는 생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야말로 놀이 인 것이 바로 헝거 게임입니다.


 

 

​제 10회 헝거 게임에서 학생 멘토로 참여하게 된 우수한 학생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는


12구역의 조공인 루시 그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았어요.


하나의 팀이 되어서 조공인과 멘토는 캐피톨 사람들의 인기를 얻기를 희망해요.


조공인의 입장에서는 돈을 받아 헝거 게임에 필요한 것들을 구하게 되면 생존 게임에서도 유리하고


멘토의 입장에서는 인기를 얻으면 성공할 수도 있게 되니까요.


코리올라누스 스노우 가문이 지금 현재로선 몰락했지만 옛날에는 명문가에 잘 사는 집안이었어요.


야망이 있는 스노우는 이번 헝거 게임을 통해서 자신의 가문을 다시 일으키고자 합니다.


'판엠의 미래 대통령 코리올라누스 스노우, 너에게 경의를 표한다.'

 

자신을 향해 코리올라누스는 이렇게 속삭이기도 하지요.


캐피톨의 주제가 <판엠의 보석> 을 부르며 스노우 가문의 과거 영광스러운 시절을 되찾기 위해


죽는 것보다는 슬픈 게 낫다는 단 하나의 마음으로 맛없는 양배추 수프를 먹으며


전쟁 기간과 그 후 10년을 버텨오는 코리올라누스 스노우.


자신의 가문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결국은 그의 행동이 수많은 이들에게는 참혹한 결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헝거 게임에 의한 희생자들이 앞으로 끊임없이 나오게 되고


그것을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굴종하게 만들고 현실에 익숙해지게끔 만드는


코리올라누스 스노우의 계략은 정말 인간의 사악한 본성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우리는 이미 헝거 게임의 결과를 다 알고 있지만 또 이렇게 프리퀄로 보면서


그 독재자 코리올라누스 스노우의 젊은 시절은 어떤 신념과 가치관을 갖고 있었는지


접하게 될 때의 흥미로움은 분명 있는 거 같아요.



자신이 맡게 된 조공인 루시 그레이는 24명중에서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조공인에 대한 기대보다는 초반에는 자신의 성공을 위한 행동방식을 보이게 되죠.


하지만..... 영화 헝거 게임에서도 두 조공인이 점점 위험한 상황에서 함께 힘을 합치면서


서로를 도와주고 의지하며 사랑의 감정을 키웠듯이


루시 그레이와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도 첫인상과는 다르게


위험한 순간에 도움을 주면서 서로 사랑하는 관계로 변해 갑니다.


저렇게 이름이 하나씩 지워지면서 사망자가 나오고 결국 우승자는.....

 

대충 누가 될지는 눈치채셨을 거구요.^^


헝거 게임 시리즈에는 로맨스도 있고 인간의 야망이 불러내는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


사람마다 다른 해결방식들도 흥미로웠어요.


헝거 게임은 싸움 치고는 너무 살벌하고 잔인하기까지 하지만


이야기로 볼 때 이 구경이 재밌는건 아마도


사람들마다 같은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달라서


각자 다른 선택을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어떤 사람은 정말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이가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나름 전략을 갖고 행동했지만 우연한 일로 나쁜 결과를 얻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행운이 뒤따라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하구요.


인생은 정말 예기치 못하게 흘러가죠....헝거 게임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면 더더욱.




 

인간은 결정적인 순간에 작은 이유로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줬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


결국은 사랑의 힘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들이


헝거 게임이라는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줬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위기의 순간에 마지막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 있죠.

그것이 욕망일수도 있고, 사랑이 되기도 하고, 신념일수도 있구요.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헝거 게임은 입장에 따라 다른 의미를 주는 것도 그렇고,


긴박한 상황에 몰렸을 때 인간의 선택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재밌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의 사악한 충동과 본성을 마주하게 되는 씁쓸함과 동시에


극한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고결함을 지킬 수 있을까? 에 대한 힘겨운 상상도 해봤습니다.

 ​

 

 

 

​영화 헝거게임 1편부터 4편까지 등장하는 여자주인공이자 12개 구역의 영웅

캣니스 라는 이름이 등장해서 반가웠어요.^^

이렇게 상징적으로 주인공의 이름을 프리퀄에서도 만나게 해주시는 작가님.


헝거 게임 매니아들이 뭘 좋아하는지 아시는 분. ㅋㅋㅋ


영화에서 캣니스 연기를 보여줬던 제니퍼 로렌스는 그냥 캣니스였습니다!


1편에서 피타랑 티격태격 할 때는 몰랐는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로맨스로....


점점 의지하고 마음을 쓰는 관계로 변해가는 게 흥미로웠던 기억이 나요.^^

 

12개 구역과 캐피톨 간의 전쟁은 끝났지만


캐피톨은 끊임없이 반란에 대해 경계를 하고 통제하려 합니다.


인간의 삶에는 한계와 모순으로 가득하다지만 평화유지군(Peacekeeper) 이라는 이름은


정말 모순덩어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12개 구역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이

 

어찌 평화유지군이 될 수 있겠어요....


통제하고자 하는 강자들은 언제나 약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헝거 게임에서는 바로 평화유지군 이 그런 상징들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리고 헝거 게임에서 희생된 조공인들을 향해


캐피톨의 TV중계는 '소중한 생명이 빛을 잃었다', '피해자를 애도한다', '용맹했다', '가치있는 희생이었다' 는 말로 


캐피톨이 판엠에 정의를 가져다준다는 의식을 모두에게 끊임없이 주입시킵니다.


캐피톨의 인기있는 스포츠 행사로 꾸몄지만 실상은 어떠한 인과관계도 없는 사람들끼리


죽고 죽이게 만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인데 말이죠.



 


식량 지급을 끊거나 폭탄을 떨어뜨리거나 공개 처형을 해 버리지 않고

왜 처벌의 형태가 '헝거 게임' 이었을까?


희망을 갖지 못하게, 반란을 꾀할수도 없이 무기력하게 만들려는.....


누가 우위에 있는지 상기시켜 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헝거 게임 트릴로지에서 주인공 캣니스는 12개 구역 사람들의 희망으로 부상하게 되죠.


재잘어치와 흉내지빠귀가 짝짓기를 해서 모킹제이가 태어났고


모킹제이가 상징하는 내용들이 저로선 명확하지 않았지만


영화에서도 캣니스와 모킹제이를 동일시하듯


모킹제이가 노래할 때까지 쇼가 끝난 게 아니고


캣니스가 일어설 때 비로소 반란이 시작됨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했었어요.^^


저 혼자 상징을 해석해보는 재미가 있네요, 맞든 틀리든 ㅋㅋ


모킹제이는 말을 따라하지는 못하지만 어미들보다

 

 음악을 더 능숙하게 오랫동안 따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군중을 동요시키는 새들의 노래, 모킹제이가 소설 곳곳에 자주 등장하진 않았어도

나타날 때마다 상징의 의미는 적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삶과 고유의 특성들을 보여줌에 있어서

재미, 의미, 스릴, 깊이까지 있었던 헝거 게임 트릴로지를 본 후에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프리퀄을 만나니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봤어도

새롭게 영화로 만들면 또 어떨까 기대감이 생기네요.


이미 영화로도 제작이 들어갔다고 하니까요.^^


 

헝거 게임을 보면 극한 상황에 내몰릴 때 인간의 본질적 천성은

 

폭력적이고 자기파괴적인 면이 분명히 있지만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신념, 사랑과 우정으로

 

주체적이고 고귀한 삶으로 마감하는 이들도 볼 수 있었어요.

허구의 이야기로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삶의 진실을 보여주는 소설의 매력,

헝거 게임 시리즈가 제대로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영화로 개봉하게 되면 무조건 극장에 가서 봐야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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