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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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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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라고 규정하는 것부터 김민형 교수님은 적절치 않다고 하셨지만 


어쩔 수 없이 저도 수많은 수포자들중에 한 명이었다고 해야겠어요.^^;


여고시절 정말 좋아했던 선생님이 다행히도, 정말 다행히도


수학선생님이셨던 관계로 수학 공부 참 열심히 하게 동기부여가 되어주긴 했었지만


수학적 사고방식은 고사하고 수학 공식 가지고


풀어보지 못했던 문제들을 풀어내기가 참 녹록지 않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다행히도 저는 영어를 좋아해서 영문과를 갔고 수학은 당최 관심도 없었지만


김민형 교수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이 나온 걸 보고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제게 너무나 부족한 영역이라는 것은 옛날도 지금도 똑같지만


옛날과 다른 점은 수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죠.


수학적 사고방식이라는 것, 문과형인 저로서는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 미지의 세계 한번 글로나마 경험해 보고 싶어서 몇달 전에 읽으려고 구입했었는데


사실은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출간을 앞두고 있는 때였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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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출간을 앞두고 예약판매 진행중인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을


가제본의 형태로 먼저 만나봤습니다.^^

세계적인 수학자, 옥스포드 대학교 ​김민형 교수의 첫 수학책의 부제는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였다면


이번 책은 "질문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입니다.


8만 베스트셀러 전작의 인기와 다르게 이번 책의 서문에서부터

 

자기반성과 성찰의 글들이 이어진 후


두번째 책이 나오게 된 계기가 이어지죠.


2019년 여름, 9주에 걸쳐서 주1회 금요일 저녁마다


 '일반인을 위한 수학세미나' 일명 수학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선발된 7분의 다양한 직종의 참여자들과


끈질기게 수학에 대한 문답식 수업시간을 보낸 결과물을 책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수학책이니까 수학의 공식이나 계산이 많겠지? 생각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적지 않고 난이도도 저로서는 어려웠어요^^;


한국사람의 참을성을 김민형 교수님은 높이 평가하신 부분도 있지만


나름 자세하게 설명하신 듯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도 과감히 넘기면서 봤습니다.


즐겁자고 독서를 하는 것이어서 일부분에 붙잡혀서 책 속에 갇히거나 매이고 싶진 않았어요.


하지만 참아낼 수 있는 데까지는 참고 두 세번 읽는 노력은 기울였습니다.


알겠는 부분도 있고 읽어도 모르겠는 부분 역시 있었지만


분명한 건 한번 읽은 것과 두번 이상 읽었을 때의 이해도는 전반적으로 역시나 달랐다는 것!!

역시 수학은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한 번 더 하긴 했으나 교수님의 의도대로

세상을 수학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에 이런 흐름과 결이 있구나.... 경험해본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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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학창시절에 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워지는 수학의 공식을 배우고,


공식을 활용해 답을 내는 법을 배우게 되는 한국 수학교육의 현실도 언급하긴 하지만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학은 답을 내주는 마술 같다는

세상의 편견이나 선입관들과는 다른 지점이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접할 기회가 사실 많지도 않았지만

수학적 사고방식이 어떤 것인지도 저는 그닥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 같거든요.

​갈릴레오의 명언에도 "​우주는 수학의 언어로 쓰여졌다"고 했고

수학을 한다는 것은 "보통의 이해를 섬세하고 정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 이라는 것을

참여자들과 김민형 교수의 오고 가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학의 모든 증명이나 기초, 근본을 이해해야 한다는 갈증 내지는

 강박이 한국인들에게는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수학의 근본을 이해해야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는 거라는

막연하지만 간절한 열망도 그래서 저로선 충분히 공감이 갔습니다.


하지만 김민형 교수는 수학에 있어서 근본을 모르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근본이라는 것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말에 또 질문이 따라오죠.


수학에 근본이 없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다양한 경우의 탐구, 직관적인 이해, 여러 종류의 증명, 명확한 서술을 계속 거듭하면서

이해를 증진시켜 가는 것이 수학을 이해해가는 과정이라는데


​읽어봐도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더라구요.....


​어렵다 수학.....;;

 
 
 
 
 

수학분야에서 자주 언급되는 각종 정리들, 이를 테면 피타고라스의 정리, 탈레스의 정리,

아르키메데스의 정리나 유클리드, 적분의 기원, 기하학 수학의 전통,

제논의 역설, 인도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근의 공식 등등

우리가 다 들어봄직한 수학의 각종 정리와 공식들을 짚어가면서 

참여자들로 하여금 직접 생각해 보게 하고 질문을 하게 만들고

세상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질문들이 또 이어집니다.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이 논리가 수학의 전부라고 말했던 것에 대해서

김민형 교수는 관점이 틀렸다고 말하고 있어요.


수학을 논리와 동일시하려는 의도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오히려 찾아보자고 질문을 던지죠.


논리학은 문장의 참과 거짓을 따지는 규칙을 많이 개발하며

 

문장이 참이려면 전제로부터 결론이 따라야 한다는 상식적인 룰과 함께


수학과 관련이 깊은 논리학에 대한 설명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p.156


논리학에서의 올바른 사고와, 어떤 말이 맞고 틀리다는 결정은


어느 정도 구분을 해주어야 합니다.


.....


가령 '비가 온다' 는 직접적으로 확인 간으한 문장이므로,


비가 오면 참이고 비가 안 오면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그런 단순한 명제들로부터 새로운 명제를 생성해내는 과정이 논리학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생성한다는 것은 주로 두 가지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일종의 논리적 연산을 통해 명제 몇 개로부터 더 복잡한 명제를 '합성' 하는 것입니다.


.....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정은 명제들이 주어졌을 때 그로부터 올바른 추론을 통해


새로운 명제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약간 모호한 표현을 쓰자면 '각종 명제 사이에 있는 논리적 관계' 가 논리학의 연구 대상입니다.




​수학이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질문을 하는 것!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을 만났다고 해서 그동안 어렵게 느꼈던 수학이

단박에 쉬워지는 마술은 역시나 없었습니다.

이건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이니까.....

 수식과 도형으로 된 수학의 언어들이 낯설긴 했어도

익숙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질문을 찾아다니는 수학적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확실히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수학만 이야기하고 수학 자체가 갖고 있는 힘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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