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he Hero Within" 

 칼 융의 원형 이론 연구에 평생을 바친 세계적인 심층 심리학자 캐럴 피어슨의 신간,

<나는 나> 의 원제이며 원형 심리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책이 연금술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1875년생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심리학자이기도 해서

연금술사의 이 책 만나고 싶었거든요.

얼마 전에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한 심리학 에세이를 읽으면서

칼 구스타프 융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아들러 심리학은 인간에게는 보편적인 열등감이 존재하며

그 열등감이 건강하게 작용할 때 인간의 성장에 촉진제의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모든 인간의 행동은 목적을 갖는다는 목적론을 주창하며 개인심리학을 발전시킨 인물입니다.

1870년생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아들러와 1875년생 스위스 출신 칼 구스타프 융은

2020년을 보내는 지금까지도 인간의 내면과 행동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설명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동시대 심리학자입니다.

연금술사의 쉽게 읽는 심리학 <나는 나> 에서는 인간 마음의 심층을 탐구한

칼 융의 원형 이론을 바탕으로 셀프 심리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정신분석 경험을 통해서 칼 융은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에

몇 가지 공통된 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원형" 이라고 이름붙여서 대표적인 6가지 심리적 원형을 제시합니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집단 무의식 원형 6가지는

고아 / 방랑자 / 전사 / 이타주의자 / 순수주의자 / 마법사 로 부르고 있어요.

"내 안의 나" 내가 모르는 나의 심리적 원형은 무엇에 해당되는지,

그리고 그 6가지의 심리적 원형들이 어떤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지,

한번 정해지면 평생 하나의 원형만 갖고 살다 죽는 것인지 아닌지.....

<나는 나> 를 읽다 보면 알 수 있게 되지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은 삶이 나에게 묻고 있다는 것이다.

나 자신은 세상을 향해 던져진 하나의 물음이며,

나는 그 물음에 나의 해답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지 세상이 주는 답에 따라 살아갈 뿐이다."


삶을 살아가는 내가 곧 "나의 삶" 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나아가서 그 주체인 나에 대한 탐구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

나로부터 나오는 모든 것은 나 자신이 선택한 것이고

나는 나의 주인이며, 나는 나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비로소 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겠죠.

하지만 인간의 본성 중에 강력한 그 무엇들로 인해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뒤따른다면 한계 또한 극복할 수는 있겠죠.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 저는 심리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와 다양한 유형에 늘 관심을 갖고 난 다음부터는

인간관계가 전처럼 그렇게 힘들지 않더라구요.

저는 그동안 접해온 심리학 덕분이라고 봅니다.^^

인간의 무의식에 있는 각각의 자아를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칼 융은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심리적 원형들이 개인의 마음을 지배하게 되고

그것들이 각자의 삶으로 표현되고 각자에게 개인화 된다고 보았습니다.

각각의 자아는 태어날 때부터 성숙하진 않겠죠, 당연히.

우리 삶의 여정은 어찌 보면 미성숙한 자아가 성숙한 자아로 나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자는 이 6가지 심리적 원형을 알고 진정한 자아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겪게 될텐데 그때마다 자신의 내면에 문제해결 수단이 있다는 걸 강조합니다.

인간의 깊은 밑바닥에 있는 "두려움" 을 극복해야 삶의 주인을 자신으로 설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마음 사용 설명서" 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 그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 라고

칼 융과 캐럴 피어슨이 강조하고 있구나,

저는 그렇게 해석합니다.


 

 

 

 

 

고아 / 방랑자 / 전사 / 이타주의자 / 순수주의자 / 마법사

<나는 나> 를 제대로 읽으려면 이 6가지 심리적 원형은 익숙해져야 할 거예요.^^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무의식 원형이 이렇게 6개만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다만 이 6가지 원형이 우리 삶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습니다.

또한 이 심리적 원형 6가지는 한 사람의 내면에 평생 한가지만 지배하기도 하지만

단계적으로 자아를 형성해 나가기도 한다는 것도.

이 6가지 심리적 원형마다 지니는 마음의 힘으로 구분지어 생각하셔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고아 원형에게는 회복력, 방랑자 원형에게는 독립심, 전사 원형에게는 용기,
 이타주의자 원형에게는 연민심, 순수주의자 원형에게는 삶에 대한 믿음,
마법사 원형에게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마음의 힘이 있습니다.

마음의 힘도 있지만 마음의 결핍도 있겠죠.

6가지 심리적 원형의 특징적인 모습들을 짚어 보자면 대략 이러합니다.

 


고아 원형은 심리적인 추방자로써 자신을 희생자로 보고 삶에 큰 기대도 갖지 않아요.

​살아갈 이유가 거의 없어도 계속 살아가게 하는 것은

언젠가는 구원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입니다.

고아의 딜레마는 누군가를 비난하며 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늘 고통이 따르는 삶이 되고

결국은 그러한 삶은 점점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한 마디로 고아 원형은 "실망한 이상주의자".​


방랑자 원형은 이상적인 세계를 찾아 떠나는 유형으로

다른 삶을 살겠다는 선언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 자신의 길을 발견했는지에 대해서 가장 관심이 많기 때문에

삶은 본래 하나의 모험이라는 것입니다.

직장 내 관습을 타파하고자 하는 사람, 사회 규격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반문화주의자이기도 해요.

체제와 규범에 순응하는 사람들과 정반대 편에 서게 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구시대적인 부모에게 반항하는 청소년기에게 많이 나타나는 원형이기도 해요.

정체성 형성에 가장 중요한 "저항" 이라는 요소가 방랑자 원형에서 두드러집니다.


전사 원형은 경쟁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살아갑니다.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강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어요.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에 일을 내려놓지도 못합니다.

가족과 자신을 먹여 살릴 것이 생기면 자긍심을 갖게 되고

굴하지 않는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전사 원형의 능력이죠.

포기를 거부하는 전사의 '용맹함'이라는 본질을 생각하신다면 이해가 쉽겠네요.^^

성취감 유무가 어찌 보면 전사 원형의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전사의 아킬레스건으로 자만을 얘기할 때 등장하는 아서왕의 엑스칼리버 이야기도 흥미롭더라구요.

이렇게 예시가 될 만한 관련도서나 비극 작품들을 곳곳에서 소개함으로써

각가의 원형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타주의자 원형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세상에 주고 싶은 것을 중요시합니다.

남에게 베풀고 자신을 희생하는 본능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고통과 상실의 감정 마저도 변화와 발전의 계기로 삼는 원형이예요.

다른 원형이 보기에는 정신승리로 보는 경향이 많을 것도 같아요.^^;

'나' 에게 최선이라서 선택하기 보다는 '우리' 에게 좋기 때문에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타주의자 원형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얘기할 때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세상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다가갔던 점.

내면에 이타주의자 원형이 지배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 공동체, 우리와 생각이 같거나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까지도 관심을 가지자고 말하죠.


순수주의자 원형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으로 늘 사랑받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심리적 추방이라는 시련이 닥쳐도 순수 세계로 나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삶을 긍정하고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떻게 행복을 발견했는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삶의 바탕을 이루죠.

영화 <아마데우스> 에 나오는 또 다른 주인공 살리에리가

 순수주의자의 극단적 성향을 병적으로 묘사한 인물이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자신을 훌륭한 작곡가로 만들어 주면 자신의 근면함, 순종, 순결을 모두

신에게 바치겠노라 말하며 신과 영적인 거래를 합니다.

작곡가로서의 삶에 승승장구하다가 그만 모차르트가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게 되죠.

자신을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이라 여겼던 살리에리와 달리

모차르트는 자신이 받은 영감을 온전히 신뢰하며

임종의 순간까지도 작곡을 멈추지 않는 열정을 보여줍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예술적 창조성이라는 사명감을 안고 헌신하는 모습.

결국 저자는 모차르트가 진정 순수주의자라고 보는 것이죠.

순수주의자 원형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마법사 원형은 자신의 미래를 변화시키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가겠다는 결단력과 관계가 깊습니다.

나의 세계를 마법처럼 바꾸고자 노력하죠.

"일이 잘 되어 가지 않으면 내가 나서서 바로잡겠어." 라고 말하는 유형.^^

자신의 삶에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남에게 자신이 가진 힘을 내맡기지도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인식하고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합니다.


이러한 6가지 인간의 내면에 있는 무의식 원형들 중에서 어떤 원형이

내 삶에서, 또는 주변 사람들의 삶에서 표현되어 왔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다른 이들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테니까요

6가지 원형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난 후에는 자아의 힘도 키울 수 있고

다른 원형의 에너지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원형들이 함께 활성화되어서 다양하게 자아의 여러 모습을 구성하기도 해요.

그래서 책 속에서 원형마다 분리하는 개념으로 보기 보다는

'단계' 라는 표현을 쓰고 있거든요.

나에게 단 하나의 원형만 존재한다?

칼 융은 그렇게 보지 않는거죠.

얼마든지 인간은 다음 단계로, 다른 원형에 의해 지배되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도 <나는 나> 에서는 어떤 원형을 얘기하든간에,

자기의 삶을 사는 것이 곧 진정한 삶이라는 메시지가 끝까지 이어집니다.


내 안에 어떤 심리적 원형이 있어서 내 삶을 지배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될 때,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둘 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자유가 넓어진다는 말이

그래서 개인적으로 의미있게 다가오네요.


원형의 특징들을 파악할 때마다 경계해야 할 것은

그 각각의 원형이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판단인 것 같아요.

 한 가지 원형에만 자신을 규정하지 말고

또한 한 가지 원형만 너무 활성화되지 않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지금 나의 내면에는 어떤 특정한 원형이 활성화 되어 있는지

<나는 나> 를 통해서 분석하는 시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을 읽고 보니 저도 제 안에서 삶을 지배하는 원형이

딱 한가지라고만 얘기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여기에서 소개한 원형들의 특징들은 사실 일부에 불과합니다.

인간은 삶을 지속해 나가면서 각각의 원형 단계를 통과하게 되고 현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게 돼요.

불완전함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6가지 심리적 원형이

작용하는 방식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성숙한 자아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럴 거라는 믿음을 갖고 출발해야 <나는 나> 가 빛을 보게 되겠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