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ㅣ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관심있는 강연들이 보이면 들으러 갔던 일상이 두 달 이상 끊기고 있지만
온라인 강의나 책을 통해서 강연 내용들을 접할 수 있으니 그래도 다행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시리즈를 좋아하는데요.
21세기북스에서 천문학 강의를 책으로 엮어 1월 말에 출간되었던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를 이제사 완독합니다.
분명하게 저는 문과형 취향이지만 우주를 향한 이끌림은 인간으로서 본능이겠지요.
관심을 갖기 전에는 우주에 관해 아는 바가 당연히 없었구요 ㅋㅋ
조금 관심을 갖고 나서부터는 "별에서 온 그대" 라는 드라마 제목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냥 지어낸 말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죠.
고대인들에게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였지만 과학적 발견들이 이루어 지면서
지금 현대인들은 인간이 관찰 가능한 우주 그 너머에까지 호기심과 상상력을 뻗어가고 있습니다.
우주의 실체를 알아가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모든 생명의 근원까지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어요.
과학계의 성시경이라고 불린다는 윤성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님은
방송에서 언뜻 본 기억은 나는데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책을 통해 제대로 만나뵙습니다.
"우주" 와 "나" 의 존재가 과연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
세상 사람들은 왜 그리도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 것일까?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했던 시간이었어요.
저는 그저 지구가 태양계에 속해 있고 태양계를 포함한 우리 은하가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있는 공간이 우주라고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 관한 과학적, 수학적 사실들을 얻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점은
과거의 과학자들은 자신이 했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끊임없이 증거를 제시하면서
시대에 과학적 질문을 던졌던 순간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자꾸만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에 대해 말하면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언급하게 되네요. ㅎㅎ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고 소장하며 준비중인, 몇 안 되는 인생 목표도서라서요.....
사실 선뜻 펼치질 못하고 있어요, 몇 페이지 못 읽고 중도 포기할까봐.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펼쳐보는 쪽보다는
조금이라도 알아본 후에 읽자는 주의여서
<코스모스> 를 오롯이 이해하고 싶은 욕심으로
그 전에 우주에 관한 지식들을 채우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이 책을 펼치게 되었거든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를 완독하고 나니
인간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고대 그리스 학자들의 관점처럼
거대한 우주의 시공간은 영원하고 불변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인간사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138억 년 전 순간적으로 발생한 대폭발, 빅뱅이 발생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빅뱅에 대한 몇 가지 증거들을 발견함으로써 빅뱅이 이제는 가설이 아닌 정설이 되었고,
빅뱅 이후에 일어난 별의 형성과 진화 과정에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도 알아가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음도 알았습니다.
별과 별 사이를 떠도는 성간 물질들이 생명의 씨앗이 되어
인간들도 지구라는 행성에서 태어나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아서
아직까지도 사실 믿기 어려워요.....
오늘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마셨던 물이 빅뱅의 순간에 만들어진
수소와 헬륨이 합성하여 만들어진 것이고,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 중에서도 DNA를 이루는 원소들 중
가장 중요한 원소에 해당되는 수소를 통해
빅뱅의 흔적이 우리 몸에 있다는 것 또한 제게는 너무나 믿기 어려운 사실.....!
별들의 먼지로 구성된 우리 몸은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는 한 줄 문장이
제가 경험한 놀라움을 모조리 담아내고 있어요.
워낙 과학적 지식은 미천한지라 관련된 지식과 정보들을 더 접해봐야 실감이 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호기심과 앎이 시작됐다는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예요.
과학적, 수학적 수치들을 통해 논리적으로 우주의 장엄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지만
당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적지 않았구요.ㅋㅋ
하지만 그런 부분에 매어서 나아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과감히 스킵하는 방식을 택했고
저자가 제시한 과학적 증거들을 따라가며 이해해 보려는 노력의 과정은
책을 덮을 때쯤에는 적잖은 성취감도 맛볼 수 있었던 독서가 되었습니다.
현대 과학자들이 밝혀낸 과학적 사실 이전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한
고대 그리스 학자들이 우주를 바라본 관점부터 시작했던 것은
과학이 진화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꽤 흥미로웠어요.
이전까지 참이라고 믿었던 것이 거짓이 되어 모든 판단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이렇게 생각의 축이 바뀔 수가 있구나......
과학이 시대를 관통하는 과학적 관념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는 것에서
과학의 위대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과학적 진실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시대 정신과 사회적 배경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기란
매우 어려운, 시대적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여
과학자로서 자신의 추론을 사실로 입증해낸 이들의 노고가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면 거대한 우주 속에
티끌같은 존재의 인간이지만 한편 커보이기도 하구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 태양계, 우리 은하 까지만 해도 아득하기만 한데
수 없이 많은 은하가 모여 있는 국부 은하군을 넘어서
국부 초은하단, 관찰 가능한 우주까지 다루는 천문학을 통해
오히려 지금 이 세상을 낯설게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를 아직 제대로 읽지는 못했으나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책이어서 <코스모스> 를 도전하기 전에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한번 더 읽고 들어가려고 해요.^^
서울대 교양과목 <인간과 우주> 수업 내용을 4회로 압축하여 서가명강 강연을 진행했었고
그 강연 내용을 근거로 써낸 이 책에서는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플라톤의 우주에서부터 시작해서 고대인들이 생각했던 우주,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은하, 천동설과 지동설에 관한 이야기들,
밤 하늘이 왜 어두운 건지,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과학적 발견들, 빅뱅우주론,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까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요.
특히 "밤 하늘이 왜 어두울까?" 에 대한 질문은 사실 무한한 수의 별들이
우주 어디에나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두운 빈 공간이 있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가장 놀랍고도 재밌는 이야기였어요.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우주에 대한 궁금증들은 더없이 흥미로웠습니다.^^
죽음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우주가 사실은 유기물이 가득한 생명 친화적 공간이었고,
터무니 없이 광활한 우주에서는 수많은 우연적 사건들이 발생한다는,
과학에 대한 저의 통념을 뒤집는 이런 반전들도 제게는 큰 수확이었어요!!!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것만이 과학적 사실로 수렴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빅뱅을 포함한 여러 과학적 사건들이 보여주고 있고
이는 인간의 삶에 비추어 봐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우주에서도,
그리고 인간 세상에서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고
어딘가 끝이 있을 것 같은 우주 공간이 어쩌면
인간의 관찰 능력을 벗어난 또 다른 영역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에까지 미치게 합니다.
지구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었던 고대, 중세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장엄한 우주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광활한 세계관 속에서
나의 존재에 대한 사유로 다시 회귀합니다.
우주를 향한 이끌림이 본능적인 이유.....!
결국은 다시 별이 될 우리 모두는 앞으로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할까요......
139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을
<코스모스> 에 버금가는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생각해 볼만한 질문들도 던져줘서
감동도 있던 천문학 강의였다 싶습니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는 천문학자, 윤성철 교수는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를 통해 우리 삶의 의미를 우주적 관점에서 되돌아보게 해주었어요.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에 집착했던 나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고
나를 포함한 인간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가 정하는 삶의 궤도와 속도로 성실하고 성숙하게, 사랑을 품고 살아가고 싶다는 다짐으로
이 책에 대한 반가움을 대신하며 마무리 합니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지미봉 정상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면서
앞으로 나의 행복한 미래가 저 곳에 가 닿기를, 기분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인문교양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21세기북스의 서가명강 시리즈 강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