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사회 - 어설픈 책임 대신 내 행복 채우는 저성장 시대의 대표 생존 키워드
전영수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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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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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도모하다"

각자도생, 어찌 보면 이기적인 삶의 방식으로 보일 수도 있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 ​중국에는 없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하고 속도는 빨라서

개인의 삶이 책임감이라는 이름 속에 갇히게 되는 한국 사회의 시대 변화를 표현한

새로운 생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블랙피쉬의 사회학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사회학자 오찬호의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를 만나고 나서부터였어요.

각자가 잘 살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고

 그런 개인들이 모이는 공동체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늘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학책은 적절한 간격을 두고 읽으려고 하는데요.

이번에 블랙피쉬에서 또 하나의 사회학책이 나왔더라구요.

<각자도생 사회> 는 인구통계, 세대분석 등 사회 변화를 읽어내는

사회경제학자 전영수 한양대 교수의 신간입니다.

 각자도생 하자는 것은 ​본인만 살겠다는 이기심이 아니예요.

 다양한 삶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서 변화하는 여러 가지 모습들 중에 

가족 형태의 다양화, 세분화에 주목하며 가족은 변하는데 제도는 그대로인

한국 사회의 경직성을 끄집어 내고 있죠.

동거 가족, 부부 가족, 입양 가족, 조손 가족, 기러기 가족, 주말 가족, 동성 커플​까지

가족의 형태는 해체되고 있지만 그 빠른 속도에 비해 제도는 뒤쳐져 있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저성장, 고위험 이라는 시대적 특징이

고착화 되어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옛날에는 고위험임을 감수하고라도 꾸준히 고수익이 가능할거라는 것 때문에

 가족을 이루고 살아갔지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청년은 부모 세대보다 수익이 좋지 못해 연애 본능을 미루거나 포기함으로써

고위험의 결혼 제도를 필수적인 삶의 경로로 인식하지 않고 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도 있는 중년은 이제 가족을 위한 희생 대신

가족 만큼이나 자기 삶도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죠.

1975년생부터 1985년생에 이르는 예전 X세대..... 저도 해당되네요.^^

X세대가 이제는 신중년이 되어 중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노년은 은퇴를 거부하며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식으로

​연애, 일, 여행들을 찾아 나서는 등 한국 사회가 이렇게 세대 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열심히 살아도 가난해져만 가는 저성장, 고위험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각자가 잘 살아가고자 선택한 새로운 생존 전략이 "각자도생"인 것이고

저자는 해외의 각자도생 공존법도 사이사이 소개하며

​개인의 행복으로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가꾸는 이들에게

긍정의 시선을 보내는 <각자도생 사회>.

우리가 있기 전에 무해하고 소중한 "각자" 는 무조건 존중되어야 하니까요.^^ 

행복한 "자기다움" 을 추구합니다.​
한국 사회를 거시적으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면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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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각자도생 사회> 는

총 4부로 나누어 시대 트렌드에 따른 각자도생 실험들을 소개하는데

이 내용들이 하나같이 흥미로워요.

내 주변의 가족 형태도 있고 생각지 못한 해외의 사례들을 접하고 나면

이런 가족의 형태도 가능할 수 있겠구나 내지는

 제도를 벗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하는구나 깨닫게 되기도 하죠.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한 가족 정의의 핵심으로 결혼은 이제 전통적인 정의가 되었습니다. 

가족이 이루어지는 근간이 이제는 결혼이 아닌 주거에 방점이 찍히고

스스로를 위한 행복 추구자들이 모여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거죠.

현재 곳곳에서 진행중인 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을

<각자도생 사회> 를 통해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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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을 위해 비용과 수고를 낮추고 효용과 만족도를 높이는 라이프 스타일로,

집은 소유보다는 사용의 개념이 되어 집을 버리고 삶을 얻는 일이라는 인식으로,

 졸업-연애-결혼-출산-양육이라는 틀에 박힌 삶의 경로는 각자의 행복이 최우선의 가치로.....!


전통적인 개념의 정상 가족은 해체되고 있는 지금,

저성장, 고위험의 시대에서 생존하여 행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한국 사회의 모습들이 <각자도생 사회> 속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볼 때 제도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우선할 것은

새로운 가족을 인정하는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청년, 중년, 노년.... 각 세대별 고민과 한국 사회에서 취하게 되는 행동방식,

'자기 찾기' 로 변화하는 삶의 모습들이 모두 흥미로웠어요.

이 글에 소개하지 않은 흥미로운 내용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스타벅스 필사노트에 18페이지에 걸쳐 필사하며 재밌게 읽었어요.

각자가 도생하기 위한 행복 실험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확산될 거라 저자는 전망하고 있는데요.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따른 무거운 책임감을 습관적으로 참아가며

행복을 미루는 현대인들에 혹시 자신이 해당된다면

<각자도생 사회> 를 읽기 전과 후는 분명 기존의 세계관을 깨뜨리는

유의미한 경험을 줄 것입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 <각자도생 사회>를 읽고 나니 "따로 또 같이" 라고

바꿔 말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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