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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쯤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미래에 사라질 직업" 이라며 과거의 지구인들(^^) 사이에서
한창 이슈가 되었던 때가 있었죠.
그 때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에 있어서 큰 변화를 가져오는 노동 패러다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었어요.
미래의 일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불확실한 거라서 '정말 그럴까?' 의구심을 갖는 데에서 그쳤었는데
요즘 현실적으로 주변을 돌아 보면 정말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했던 업무들을 이제는 인공지능이 맡아 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는 일이 많아졌지요.
첨단기술, 인공지능, 자동화, 기계화가 스멀스멀 인간의 노동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고
이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기계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춰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해요....;
와이즈베리의 경제경영 도서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는 미래의 발전된 시대로 나아가는 지금
기술 진보가 인간의 노동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기술적 실업" 이라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때
정부, 기업, 개인적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흘러온 인간의 노동에 관한 패러다임이 기술 진보로 인해 변하다 보니
인간은 인공지능의 습격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요.
넓은 의미로 볼 때 인간에게 노동(일)이란 개인의 미래이자 삶의 의미와 방향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의 미래에 대한 왜곡된 주장들 / 기술적 실업 / 일자리가 줄어든 세상에 대처하는 자세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것을 이제는 피할 수 없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불평등 구조는 심화되어 양극화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을
현재 어느 나라에서나 어렵지 않게 목도하고 있지요.
일자리를 잃어가는 인간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제는 정부의 역할로
분배 문제를 담론화시키고 책임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옥스포드 대학교 경제학과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중인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저자 대니얼 서스킨드는
영국 정부에서의 정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인간의 노동력 수요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며
다가올 기술적 실업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일의 미래에 대해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1890년대 '말똥 대위기' 로 시작하고 있어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호기심있게 읽어나간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제게는 다소 머리 속에서 정리하면서 보기에 어려운 책이었고
관심도에서도 떨어진 내용들도 적지 않았어요.
그럴 때는 안 읽히는 부분에 막 매여 있지 않고 그냥 쿨하게 패스하면서 읽습니다.
독서라는 행위에 독립운동을 한다는 그 어떤 결연함으로
목 매가며 읽을 것까진 없으니까요..... 
만나는 책마다 그렇게 읽으면 저는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아마도 ㅋㅋ
간간히 소주제와 연결된 의미있는 문장이 보일 때에는 필사하면서 읽었는데
나중에 필사한 내용을 다시 훑어보지 않았으면 이 책의 핵심을 많이 놓쳤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 책의 시작이었던 '말똥 대위기' 사건을 가지고
저자가 메시지를 풀어가는 걸 보면서
이 책 전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19세기 말 유럽과 미국의 이동수단, 운송수단으로서의 말이 헨리 포드의 자동차로 대체됨으로써
신기술이 동물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것은 비단 말에서 차로 이동수단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역할을 잃어버린 말의 자리에 인간을 그대로 대입하고 차의 자리에 인공지능을 넣으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시작되고 있더라구요.
기술 진보로 말에게 일어난 일이 인간에게도 일어날거라는 이 위기의식과 두려움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그 뒤로 쭉~~ 설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과학기술의 진보로 인해 21세기가 되면 모든 사람이 일할 만큼 일자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고 "기술적 실업" 의 위협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신기술이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밀어낸다는 개념, 즉 "기술적 실업" 이
현재와 미래에 어떤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지 하나의 축이 되어
관련된 문제들을 꺼내고 그에 따른 대처법을 제시합니다.
일의 미래, 지능의 본질, 불평등이 문제가 되는 이유, 의미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인간의 삶과 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나하나 짚어주고 있지요.
옛날에 세계 경제 포럼에서 발표했던 바,
2020년까지 약 510 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보면
자동화, 기계화로 인해 기계에 밀려 인간의 일자리를 뺏길 거라는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겠더라구요.
하지만 의외로 그런 예상은 빗나가고 있으며
인간의 일자리를 통째로 잃는다기 보다 인간이 하는 '업무' 를
기계들이 대신하고 있음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막연하게 기계가 사람이 할 일을 다 뺏어간다는 공포가 있었는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간의 직업이라는 건 다양한 업무가 함께 구성되어 있는 것이어서
그 업무들 중 몇 가지는 기계가 얼마든지 잘 해내긴 하겠지만
모든 업무가 아닌 더 많은 업무를 기계가 차지하긴 할 거라고.
그래도 어떤 일들은 또 인간의 영역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여기에서 틀에 박힌 업무와 틀에 박히지 않은 업무로 구분하여
기계가 자리를 차지할 직업군과 인간의 노동이 여전히 남을 수 있는 직업군도 언급하죠.
전문직, 화이트 칼라 노동자들은 인공지능의 습격에서
그래도 경쟁력이 있는 직업일거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 보면 또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예상과 다른 전개였어요.
전문직을 포함한 노동자들이 신기술에 밀려난 것은 사실이지만
영원히 실업자 신세가 될 거라는 두려움을 뒷받침할 증거가 거의 없다는 게
인간의 입장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도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는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자리는 충분치 않다는 거.....
(좋았다가 우울해 졌다가.....감정의 롤러코스터.....
)
일거리가 부족한 세상을 마주해야 한다는 현실은 덕분에 분명히 인식합니다...;
인간의 일거리가 점점 줄어드는 이 현상을 겪으면서 발생하는
경제적 불평등과 기술적 실업의 문제는 굉장히 관련성이 깊지만
이러한 사회 문제를 넘어서 더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으로 저는
기술 진보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의미에 대해서 강조하는 부분들이었어요.
그 옛날 인간을 고용할 수요는 언제나 충분했다는 "노동의 시대" 가 이제는 끝났다는 책의 제목,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팩트겠지요.
하지만 기술 진보로 인해 줄어든 인간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략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교육을 받은 숙련된 기술이나 인간의 복잡한 손기술이 필요한 일들, 인간이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 경험과 지식이 충분해야 하는 영역의 경우는
틀에 박히지 않은 업무들이어서 그래도 기계에 대해 인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도 말하니까요.
미래기술은 틀에 박힌 업무는 인간을 대체하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업무는 인간을 보완하게 될 것입니다.
책 후반부에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삶의 의미를 연결지어 풀어가는 결말은
현대인들이 고민하는 부분과 닿아 있어서 생각하게 하는 좋은 흐름이었어요.
인간이 해온 일을 이제는 기술이 잠식해 버리며 일자리가 줄어드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인공지능은 직업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라는 정확한 인식을 하게 해준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이것만도 제게는 인공지능에 대한 섬세한 지식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경제경영도서 이지만 인문학적으로 개인의 미래에 "일"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걸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