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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단조로운 일상을 그야말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그래서인지 책 표지에 있는 "단조로운 일상을 - 빛나게 만드는 삶의 시선" 이라는 구절을
그냥 흘려 보낼 수 없습니다.
스타벅스 필사노트 보다도 폭이 더 좁을 정도로 핸디북 느낌의 흐름출판 에세이 <일상의 악센트>.
책 펼치고 제대로 읽기 시작하니 몇 시간이면 뚝딱 읽어낼만큼 가독성이 좋은 에세이였어요.
마음을 기울여 상대방에게 가 닿을 수 있게 편지를 쓰듯 글을 쓴다는 저자 마쓰우라 야타로는
시종일관 편안한 어조로 말하듯 자신의 마음을 스스럼없이, 경계심 없이 보여줍니다.
책 앞날개에 있는 저자의 소개에 "일본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프로페셔널" 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왜지?
어떤 것이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바, 완독하고 알고 싶었습니다 그 이유를.
40대 후반의 나이에 일본에서 창간 70년이 지난 잡지 <생활수첩> 의 편집장으로 9년을 일했고,
자신이 읽었던 책들로 구성된 서점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여러 매체에 '일상을 온전히 산다는 것' 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짧은 글들을 보면
삶이라는 거 아등바등 살 필요없고 나의 속도로 단조로운 일상도 얼마든지 빛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합니다.
젊은이들에게 조금 더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관계, 여행, 일, 자아에 대해서 스스로 나를 만들어가는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죠.
물론 어떤 "일상의 악센트"를 선택할지는 독자의 몫! ^^
예의를 갖추는 방법
여행에서 나를 발견하다
누군가를 위해
일의 시작은 인사하는 법부터
마음 정돈
나답지 않음에 도전하기
공감이 가거나 오래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이 있는 꼭지들도 있고
물론 큰 감흥없이 그냥 지나가는 글들도 있지만
어떤 책이든 100% 독자에게 가 닿기는 어려운 법.
이 안에서 나에게 심적 동요, 기분좋은 울림을 준 구절들을 '발견' 하게 되면
내 삶에 적용도 해 보고 삶의 기조로 삼는 노력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나" 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삼는 일.
멋진 독후활동이 되겠죠?^^
꼭지 하나하나가 매우 짧은 편이어서 들고 다니면서 호흡이 길지 않아도 읽기 편한 에세이입니다.
몇 가지 기억하고픈 글들을 골라 봤어요.
"나는 늘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잘 살펴보자고.
잘 살펴보는 것은 들여다보는 것이다.
들여다보는 것은 숨어있는 좋은 점을 발견하는 것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잘 살펴보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구절에서 잠시 멈춥니다.
세상에 널려있는 귀중한 진리들은 눈에 보이지 않죠.
눈에 보이는 것은 얕은 것.
물질은 삶을 편리하고 풍족하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지는 못합니다.
공감가는 문장이었어요.
단조로운 일상에서 "발견" 의 소중함을 얘기할 때 <일상의 엑센트> 에세이에 더 큰 신뢰가 생깁니다.
최초의 발견자가 되어 보물이 보물이라는 믿음을 갖게 될 때,
비로소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이 됩니다.
"생각하는 것은 회상하는 것과 닮았어.
......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거든.
그런 사람은 일상의 작은 일에서도 감동할 만한 부분을 찾지.
감동이라는 경험에 아주 적극적이야."
-아이디어의 원천-
지금까지의 기억과 앞으로의 경험만큼 귀한 것은 없다는 결론에도 동의.
아이디어의 원천이라는 제목을 보고 이 저자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는다는건지 궁금했죠. ㅋ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라는 말이 많이 떠돌듯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평균값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보다는
각자의 기억과 경험들에 일상 속 떨림을 주었던 감동적인 발견들을 보태보면 어떨까 싶어요.
기억+경험+발견=아이디어의 원천!
"자신을 바꾸고 싶다면,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사고방식과 습관을 배우고 듬뿍 받아들여야 한다."
-안전권에서 뛰쳐나오기-
이러한 자극을 일부러 만들어서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죠.
저도 그 중에 한 사람인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로 인해 발전하고 변화를 꾀하기 보다는
그 대상이 제게는 "책" !!!
너무 뻔하지만 책은 한계가 없어요.
관계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살피지 않아도 되고 일방적이지만 내가 주인이 되어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죠.
물론 인간관계처럼 상호소통은 어렵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영적인 경험이 있어야 할듯 합니다. ㅋㅋ
어떤 책 한권이 나에게 손짓한다고 느껴지는 경험 같은 일?
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라서 타인을 설득하는 것도 물론 한계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책으로 그렇게 저의 단조로운 일상에 떨림을 느끼며
눈부신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려고 해요!!!
"힘들거나 언짢은 일들을 차곡차곡 모아두면 행복을 불러오고 싶을 때 언제든 쓸 수 있다.
.....
내게 일어난 힘든 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를 찾아와 준 힘든 일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겠다."
-'큰 일'이 가져온 균형-
힘든 일이 올 때마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거나
실체도 없는 그 무엇에 대해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이 일이 내게 일어난 것에는 보이지 않지만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어떤 이유가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지금만큼은 시련이고 고통이겠지만 앞으로의 나의 행복을 생각한다면 필요한 일일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
나 자신을 조금 더 단련시키는 일이 되어주는 시련이라면
균형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그저 그런 하루가 아니라 "오늘도 나를 형성해가는 소중한 시간을 살았구나" 라는 생각으로
나를 인정하고 믿는 자기 긍정감을 떠올리게 하는 에세이였어요.
<일상의 악센트> 속에서 밝힌 저자의 하루 일과를 보면 실행하기 참 어려워 보이는데
한편 개인적으로 너무 부러운 지점이었습니다.
새벽 5시부터 하루를 시작해서 출근 전까지 동네 한바퀴 달리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일.
또 한번 저의 로망에 불을 지폈어요!!
나혼자 제주도여행을 할 때면
새벽에 일어나 일출을 보러 가거나 동네로 가벼운 산책을 하는 일이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제주도에서는 가능한데 왜 집에서는 그게 안 되지?
늘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일상의 악센트> 를 읽으면서 한번 더 변화를 꾀하고자 의지를 다져봐요.
늘 반복되는 일상에 나도 모르게 관성대로 살아가고 있던 것은 아닌지.
이 단조로운 일상의 흐름을 한번 거슬러 보려고 합니다.
해봤자 또 작심삼일이겠지.....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 주저앉기부터 하기 보다는 한번 해보려구요.
인간의 의지, 정신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내일부터 시작이다!!!
지금 내 단조로운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상의 악센트> 를 통해 내 삶의 기조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동력으로 삼아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