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말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듣기에 참 부러운 말입니다만, 살아보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참 없습디다.


남들처럼 화려한 곳에 뜻을 두고 따라가다 보면 길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너무 많은 이들이 몰려 내 차지가 아닙디다.


젊은 날, 남들 따라 정상을 향해 마구 달음질을 쳤습니다.


한데 자꾸 미끄러지고 밀려나고 이러저리 헤매 돌아다니고,


그러면서 점점 정상에서 멀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어쩌다 이 길에 들어섰을까 하는 생각이 무시로 들곤 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러던 사이, 생각이 바뀝니다.


뜻을 이루기 위해 길을 찾는 것도 훌륭하지만, 이 길에서 뜻을 찾는 것도 얼마나 아름다움 일인가 하고 말이죠.


그 이후로 비로소 남들의 길이 아니라 내 안의 길에서 뜻을 찾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리뷰의 시작을 이렇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재찬 교수님과 이 책 한권으로 동행을 한 덕분인지 메말라 있던 시심이 생긴 건지도 모르겠어요 ㅋㅋ


2015년 베스트셀러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교수님의 새로운 인문 에세이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에서 말하듯 전하는 시로 배우는 인생 수업 14개의 강의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을 하나 골라 보았습니다.  


사실 한 곳을 고르기는 너무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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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 / 돌봄 / 배움 / 사랑 / 건강 / 관계 / 소유


7개의 큰 주제마다 2개씩 더 안으로 들어가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14번의 시 강의는


어떤 독자라도 다 품을 수 있을만큼 연령이나 이야기 스펙트럼이 아주 넓습니다.


말하듯 써달라는 인플루엔셜 출판사 편집부의 요청으로 쓰셨다고 하는데 그 요청 성공하신 것 같아요. ㅋㅋ


시종일관 구어체로 정재찬 교수님 가족 이야기까지 편하게 주제에 맞게 풀어주시는데 너무 친근감 있게 읽었습니다.


이야기는 가볍게 풀어 놓으셨지만 제법 진지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에세이지만 인문이 붙잖아요.....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나, 그리고 세상에 관념적인 것들까지 건드리지만


적절한 시를 빌려와 인생 경험과 요즘 세상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버무려서 설명해 주시니까


시가 어렵다기 보다 뭐랄까..... 나의 비밀도 꺼내 놓고 싶은 내밀한 친구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생각을 꺼내놓고 어느 순간 살짝 비틀어 내는데


그것이 결코 기분 나쁘지 않아요.


가르치려 드는 말투가 아니라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동료의 목소리로 들려와요.


"내가 길을 만든 게 아니라 길이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으로 수렴되면서 겸허해 지게 하는 글"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책을 만나면 그 날의 독서로 하루가 더없이 충만해 집니다.


누구나 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이 하나쯤은 있으니


독서가 필요하다 싶은, 오랜만에 독자라는 타이틀을 나 자신에게 붙이고 싶다면


진지하고도 영감을 주는 이 책, 집어 보세요.


가벼운 것만 소비하지 말고 우리 좀 묵직한 것도 건드려 보자구요. ㅎㅎㅎ


서론이 무지 길었습니다. ㅋㅋ


할 말 다했어요. ㅋㅋ


집콕 모드여서 독서는 요즘 조용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클래식 틀어놓고


아이들과 거실에서 독서시간을 갖긴 하지만 그런 날이 손에 꼽아요.


그래서 주로 잠자기 전에 엎드려서 읽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 책은 굳이 필사하면서 읽지 않아도 되게 술술 읽혀요.....옆에서 말씀하시는 듯 ㅎㅎ


하지만 적고 싶은 문장이 없는 책은 결코 아니구요!!!


너무나 당연하게 좋은 말들이고 소중한 마음가짐이어서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데


이걸 어떻게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필요할 때는 그들을 설득해서


그 사람들의 삶에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부끄럽지만 가끔 하는 욕심같은 생각입니다.


정재찬 교수님의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을 읽어 보니 방법을 대충은.... 알겠어요.


감히 알겠다 단언하진 못하겠습니다.^^;;


이 또한 너무 뻔한 답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다른 거 없고 그저 진심을 담아, 진솔하게 살포시 말을 내려 놓으면 되는 것!!!


상대방 품안에 억지로 내 생각을 끼워 넣으려 하지 말구요.


인플루엔셜 출판사의 책을 원래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또 강추도서를 만났습니다.^^


정재찬 교수님의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을 읽고 나서 부록으로 가면 참고문헌들이 나오는데요.


책이 책을 부르는 경험, 이 책으로 경험해 보세요 ㅋ


시를 읽고 싶은데 어떤 시를 읽을까 싶은 분들에게도,


삶과 세상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도 여기 참고문헌들이 열일할 거예요.^^


읽고 싶은 책이 물론 많지만 스테판 메스트로비치 <탈감정사회> 가 궁금합니다.


 

두 딸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옛날보다 감히 많이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재찬 교수님이 알랭 드 보통의 말을 빌려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요.


"아이는 취급 설명서와 오지 않는다"  고.


소유물이라는 착각부터 바로잡아야 하더라구요.


그리고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 를 빌려서 이야기를 풀어 놓으시는 내용에서도


역시나 소유에 집착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물질이든 관념적인 것이든....!

 

자기 자신에게 상실도, 그리고 슬픔도 허하는 자세..... 어떤 감정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일처럼 보여요.


루쉰의 소설 <아Q정전> 에서 주인공이 숱한 모욕들을 감수하면서도 저항은 커녕


정신적 승리로 치환해 버린다는 교수님 얘기를 보면 이 사회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저도 교수님 생각도 정신 승리의 건강한 측면을 인정하고 옹호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나혼자 제주도여행을 매년 겨울 즐기는 저로서는 정신 승리를 해야 하는 순간이 제법 있어요 ㅋㅋㅋ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정신 승리가 필요한 때가 있거든요.


그래도 좋아요. "기꺼이"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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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시가 필요한 이유를 열 네 번의 시 강의를 통해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에 풀어 놓으셨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인문 에세이는 시 에세이스트로서 정재찬 교수님의 화법이 빛을 발하는 책이니까요.


다양한 시들을 접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어요!


평소에 시를 어렵다 느끼는 저도 이렇게 풀어 주시니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합니다.


"인생의 무게 앞에 내 삶이 초라해질 때, 그때야말로 시가 필요한 순간이다."


앞에서 제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시가 나의 비밀도 꺼내 놓고 싶은 내밀한 친구 처럼 느껴진다고 했는데요.


내 삶이 초라하다 느껴질 때는 옆에 아무도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요.....


친구가 필요할 때 시가 바로 그런 존재가 되어줄 거라는 믿음.


"시는 곧 친구다"


"시는 곧 친구다." 라고 아주 단순하게 정리한 것이 부끄럽지만


신형철 평론가의 말을 빌려 쓴 이 부분은 소개해야 겠습니다. ㅋㅋ


"나로 하여금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훌륭한 시가 그렇다."


사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은 서문에서부터 반해버렸습니다.




"문을 열고 거리로 나서 바람의 숨결을 직접 느끼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시인들과 저의 한결 같은 바람이랍니다.^^


모쪼록 이 책을 통해 그간 잊고 지낸 혹은 새로운 다짐을 불러일으키는


삶의 언어와 인생 시를 만나보시길."

저는 만나보았으니 이제 여러분 차례예요.^^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다가 아주 오랜만에 마음을 다스려야 할 일이 생긴 요즘이었어요.


정재찬 교수의 인문 에세이 덕분에 시심 충전하고 마음 속에 사랑을 채워보려 합니다.


시의적절하게 와준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아끼는 책목록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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