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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Clean Meat 깨끗한 고기? 어떻게 이름을 붙여야 하는건지 감이 안 잡히는 건
이 새로운 용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지 못하니까 그런걸테죠.
책표지에서 소개해 주는 말은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고기', '두 개의 미래', '유발 하라리' 라는 표현들이 눈길을 좀 끌긴 하네요.
그리고 곳곳에 있는 소, 돼지, 닭 그림들.
다 읽고 나니 이런 sign 들이 뭘 얘기하는지 이젠 알겠습니다.^^
책이란 게 이렇게 속을 들여다보고 나면 겉을 읽어낼 수 있어서 참 재밌고 매력있어요!!!
겉만 봐서는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진리에 잠시 생각이 미치기도 하구요.

책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키워드들을 잘 파악하는 것이
책 전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볼 때,
클린미트를 읽다 보면 목차에 보이는 단어들 중에서만 해도
배양 / 고기 / 청정고기 / 세포 / 전 인류 / 축산업 / 과학 / 녹색혁명 쯤이
중요하게 쓰인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볼수록 클린미트가 뭘 말하는 건지 궁금하시죠? ㅎㅎㅎ
이거슨 아는 자의 여유.....
"클린미트" 는 그야말로 생명과학, 첨단과학의 발전에 의한 부산물임에 틀림 없습니다.
동물에게서 얻는 고기를 이제는 과학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고기가 우리의 식탁위에 올라오는 날이 머지 않았고,
그것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전문가들조차 확신할 수는 없어요.
배양 고기가 슈퍼에 나오기까지 5년을 예상하고 있고
이 책을 그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바라고는 있지만요.
그렇다면 클린미트에 대해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건 개인의 선택의 문제!!!
"두 개의 미래,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라는 문장은
<클린 미트> 에 유발 하라리가 써준 추천 서문의 제목입니다.
저자 폴 샤피로는 유발 하라리의 추천 서문에 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세계 최초로 청정고기를 시작한 저자 폴 샤피로는
동물권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온 여정을 확장하여 동물복지와
나아가 전 인류가 더 나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클린 미트>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출연한 이래로 고기를 탐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없이 달리고 있고
이로서 지구상의 척추동물 상당수가 호모 사피엔스에게 지배 당하고 있죠.
동물들이 기계 취급을 당하며 모든 생명체의 복지가 호모 사피엔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그 방향은 현재 호모 사피엔스 만을 위한 복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비효율적인 공장식 사육을 통해 동물권이 보장되지 않는 이 사회에 저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을 밟고 인간이 군림하려는,
마치 노예제도를 방불케하는 형국으로 묘사하기도 하죠.
동물들은 자신의 삶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에게 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고
인간은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들을 길러낼 경작지와 목초지를 늘려감으로써
환경파괴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삶이 나아질수록 채식보다는 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구촌 상황을 볼 때
이런 추세라면 동물복지와 환경보존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희망을 잃어갈지도 모를 일이죠.
<클린 미트> 에서 말하는 청정고기는..... 네 "클린 미트" 를 우리는 청정고기라고 통칭합니다.
여기서 잠시 청정고기 라는 이름의 탄생을 얘기하자면,
이름 공모를 통해 시험관 고기부터 시작해서
합성 고기, 수경 재배 고기, 처칠 고기, 배양 고기, 청정 고기가 언급되었었고
순수 고기, 안전한 고기 등등 거쳐서 결국은 전에 한번 나왔었던 청정 고기로 확실히 정해졌어요.
처칠 고기 라는 이름은 '50년 뒤의 세계' 라는 책으로 미래를 예측했던 처칠의 생각을 담아서
나왔었고 윈스턴 처칠 뿐만 아니라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나 스타트렉 시리즈에서도
폴 샤피로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예측했던 선례가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청정고기를 꾸준히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는 일은
동물복지도 향상시키고 우리가 사는 지구의 환경도 지키는 일이라는 주장에 저로서도 마음이 동해요.
사람만이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동물권 역시 인권도 다름없이 보장해주고 싶은 마음이고,
영원히 살 수 없는 지구이지만 후손들에게
더 나빠지지 않는 지구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클린 미트> 를 읽고 나면 라이프 스타일이 조금 바뀔수도 있어요.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계속 동물의 생명을 해치면서 나오는 고기를 먹을 것인가,
아니면 동물의 골격근에서 채취한 줄기세포 하나로부터
수없이 세포분열하여 만들어진 배양고기, 청정고기를 먹을 것인가.
청정고기가 자연스럽지 않은 먹거리로 보일수도 있어요.
실제고기는 혈액, 지방, 결합조직들이 있어서 풍미와 질감이 좋아
사람들은 고기를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지만
청정고기는 순수한 단백질 덩어리이고 지방이 없어서 다소 퍽퍽할 수도 있거든요.
스테이크조차 칩으로 먹어야 할 수도 있어요.
스테이크처럼 두꺼운 조직은 아직 청정고기는 불가능하다고 하니까요.
식감과 질감은 비교적 비슷하지만 육즙은 할 수 있는 청정고기 이지만
고기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제외하고는
청정고기를 먹을 때 느껴지는 정신적인 포만감은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정고기를 먹게 되면 동물로부터 나오는 고기를 멀리함으로써 여러가지 해악들을 줄일 수 있죠.

청정고기를 선택했을 때 장점은 동물복지와 환경보호라는
아주 간단하고도 거대한 이슈를 들 수 있지만,
청정고기를 선택하지 않고 고기를 계속 찾고자 할 때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여러가지가 보여요.
저자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문제점들을 인식하게 하는 것.
그럼으로써 청정고기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 아닐까.^^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것으로 차량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모두 합친 것보다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더 많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축산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함은 물론이고 항생제와 독성물질의 주요 사용처이며
대기, 육지,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얘기됩니다.
결국 저자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부터 지구를 도울 방법으로
청정고기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현재 가축의 사육과 도축을 멈출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 세포농업을 통해
뉴욕에 자리잡은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이 배양 고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2013년에는 소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햄버거용 패티 만드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었고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생산비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에는 빌 게이츠도 청정고기 분야에 투자를 시작했다고도 하죠.
이 외에도 많은 사회적 리더들이 청정 고기에 투자를 하고 있어요.
그런 결과로 점점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고
2016년에는 배양 고기로 미트볼을 최초로 만들기도 했어요.
감자칩이나 육포조각처럼 얇은 조직으로 만들어진 스테이크도 칩도 만들어졌다죠.
실제로 오랫동안 채식을 했던 저자는 최초로 청정고기를 시식해본 사람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사실 기존에 고기를 먹던 사람들도
이 청정고기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의문을 갖기도 하죠.
맛에 있어서는 동물에게서 온 고기 맛을 청정고기가 능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예요.
고기..... 저도 워낙 좋아하는 거라.....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고기는 진작에 나와 있지만 저자는 식물성 고기가 시장을 평정해서
청정 동물 생산물이 불필요해 지기를 꿈꾸기도 합니다.
식물성 고기를 먹기만 해도 목초지와 경작지를 숲으로 돌려줄 수 있으니까요.
청정고기의 모든 공정은 배양기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투명해서
고기가 나오기까지 전염병이나 동물의 분변이 고기를 오염시킬 걱정도 안해도 되죠.
청정 고기를 먹게 되면 더이상 조류독감, 아프리카 돼지 열병, 구제역 등등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서
예방에만 급급한 문제들로부터 전전긍긍 하지 않아도 되고,
동물들의 안타까운 죽음도 최소화할수도 있을 테구요.
생명과 감정을 가진 동물들을 배제하고 배양 공정을 통해 고기를 만들자는
폴 샤피로의 청정고기 이야기는 더 나은 지구를 위한 첨단과학의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감정을 느끼는 동물들을 산업용으로 써야 할 이유가 없으며
세포농업은 청정에너지 운동이라는 생각으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청정고기가 도덕적으로 선호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청정고기를 찾게 되는 일은 전 인류와 지구를 위해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식량 혁명에 대한 새로운 세계관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신선한 충격과 흥미로움이 공존했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