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 갔을 때 발견한 조승연 에세이 <리얼:하다>


그 옆에 있는 역시 낯익은 <시크:하다> 나란히 비치되어 있는 걸 보니 반갑더라구요. ㅎㅎㅎ


<시크:하다> 역시 와이즈베리 신간으로 나왔을 때 내용은 무겁지 않으면서


유용한 정보와 깨달음은 가볍지 않았기에


산뜻하게 읽기 좋았던 인문 에세이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집에 있는 <시크:하다> 도 꺼내봤어요.


와이즈베리에서 나온 조승연 인문 에세이 두권은 모두


특히나 표지 디자인 컬러배색이 넘 맘에 듭니다.^^


어느 것 하나 손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느낌있는 책, 예뻐서 소장하고픈 책입니다.


책 디자인이 예쁘다고 소장하진 않고 이 책은 소장할만 해요.

 

 

 

 

 

 

자연풍경과 이렇게 잘 어울리면서,


한편 책이 돋보이기도 하는 <리얼:하다> ..... 책블로거로서의 본능이 꿈틀대게 하더라구요.


찍는 것마다 너무 예쁘죠.


장소협찬은 존 밀턴의 <실낙원> 강의 들으러 갔던 한국외대....ㅋㅋ


오랜만에 책스타그램이나 북스타그램이라며


막 SNS 올리고 싶게 만드는 <리얼:하다> 입니다.

 

 

 

 

무심하고 까칠하고 이기적이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추구했던


프랑스의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시크:하다> 와 또 다르게


<리얼:하다> 에서는 가식적이지 않고 당당해서 행복한


뉴요커들의 라이프를 들여다 보는 에세이입니다.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confidence : 한 가지에 올인하다

pop culture : 차이를 만들다

survival : 같이 또 같이

freedom : 스토리 오브 뉴욕

 


 

 

스타벅스 냅킨에 필사하면서 읽게 되는 조승연 인문 에세이 <리얼:하다> 를 읽다 보면


뉴욕과 뉴요커를 설명하는 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뉴요커를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말로 "다양성" 을 드는 것처럼요.


 

 

 

 

 

뉴요커의 행복 공식, 자유를 말하려면 반드시 경제적 자립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서울보다 인구는 적지만 800여가지 언어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뉴욕이라지요.


이렇게 밀도높은 뉴욕은 저마다 다른 인종,

 

 

다른 민족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는 이민자들의 도시이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 문화와 그들의 문화를 굳이 구분짓지도 않고


다름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지도 않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뉴욕의 다양성과 열린 사회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뉴욕의 시장에 모든 평가를 맡기는 시장만능주의 또한 팽배하기도 해요.


그래서 성공 목표에 대한 강한 집착과 엄청난 자기애,

 

 

독립에 대한 투철함이 강한 뉴요커들과 그들의 도시는


관광객들이 볼 때 때로는 매우 불친절하며 물가는 사악하기까지 한 뜨내기 동네로 여겨지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모습은 뉴욕의 모습 중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뉴요커로서 살았던 조승연 작가의 눈에 비친 모습을


<리얼:하다> 에서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고 내용 또한 흥미롭기도 하고 유익한 지점도 많습니다.


뉴요커들에 대한 로망이 있는 유럽인들은 뉴욕으로 날아오고,


유럽에 대한 동경이 있는 미국인들은 또 파리로 넘어가기도 하죠.


각자가 추구하는 행복 공식을 찾아 유목민처럼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중에서도 뉴요커가 되기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새 삶을 살 권리를 추구할 수 있는 곳, 내 멋대로 사는 삶을 위해 뉴욕으로 모여듭니다.


 

 

 

소비되지 않는 것은 소용이 없다.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예술이다.


나는 아방가르드를 지향하지 않는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 앤디 워홀,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가 한 말이기도 해요.


재미와 즐거움을 찾는 인간의 본질, 그것을 꿰뚫는 PT 바넘의 이야기에서는


고상함으로 치장하는 자기 우월적 사고는 뉴욕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 짚어주기도 하고


흑인 밀집 지역은 우범지대라는 미국 백인의 선입견 때문에


가면 안 될것 같은 할렘은 사실 뉴욕에서 가장 참신하고 창의성이 가득한 곳이라고 소개합니다.


뉴욕의 소호는 정작 창고 같은 곳이었다가

 

 

예술가들이 합세하면서 지금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게 되었고,


심하게 차별받는 성소수자들의 커뮤니티가 바로 뉴욕에 자리잡고 있어서


아웃사이더들을 포용하는 뉴욕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파리와 뉴욕을 비교하는 지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신대륙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에 정착한 사람들은 늘 유럽 사회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미국이 발전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힘이 유럽 사회와 파리에게까지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지저분한 세속에서 동떨어져 완벽한 미학을 추구하는 예술은

 

 

더이상 뉴욕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겨나게 되었고

 

 

예술가의 가치를 전문가들이 결정하는 유럽과 다르게,

 

 

뉴욕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문화로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방법이 생겨납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뉴요커와 한국을 비교하는 것도 재밌었어요.


한국은 좋은 대학을 목표로 중고등학생에 집중하는 반면에


뉴요커들은 자녀교육에 집중하는 시기가 영유아기부터 유치원까지라는 것입니다.


뉴요커들은 교육을 통해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다고 믿고 있어서

 

 

한국보다 오히려 더 교육에 집착하는 모습도 없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드는 뉴요커들의 자녀교육법이 눈에 띄었어요.

 

 

다른 문화권 사람들을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유리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도록 교육한다는 점이 참 부럽더라구요.

 

 

그러한 문화에서 살면서 교육하는 것과 비교할 때

 

 

개인이 소신을 갖고 교육하기란 참 어렵기 때문이죠.

 

 

더 들어가서 디즈니 영화도 남녀 차별적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충분히 커서 왜곡된 것을 구분해서 볼 줄 알고 토론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그때서야 보여준다고 합니다.

 

 

다름을 존중하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운다는 뉴요커들의 자녀교육은

 

 

한국에서도 진심으로 공교육을 통해 바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 실제로 교육과정 내에 이런 내용이 있다 하더라도

 

 

체감하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니까요.

 

 

한국의 공교육은 뉴요커들처럼 실질적인 Life Skills 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테크닉을 가르치고 있어서 그것이 늘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기에 나아가 자기성찰의 가치도 키워주면 참 좋겠는데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EB%88%88%EB%AC%BC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만큼이나 뉴요커들이 중요하게 교육하는 또 하나는 바로 자기 통제력.


이민자들의 마인드가 뉴요커들의 삶의 철학, 교육 철학속에 다방면으로 스며들어 있음을


 <리얼:하다> 를 보면 알 수 있고

 

 

그래서 미국이 만들어지는 역사까지도 가늠이 되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 뉴요커들이기 때문에


뉴욕에서는 항상 어느 구석인가 나와 맞는 것이 있다는 저자의 말도 일리가 있다 싶어요.


낯선 곳을 여행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될 때


신기하게도 내 마음이 편해지는 곳을 꼭 만나게 됩니다.


그곳이 바로 내가 있을 곳이고 나와 맞는 곳이라는 결정을 하게 되죠.


비싼 물가, 불친절한 사람들, 경제적 자립으로 인해 인정받는 뉴욕의 문화는 왠지


저랑 맞지 않는 거 같아서 그렇게 막~ 가보고 싶은 도시는 아니지만


어딘가에 나와 맞는 곳이 있긴 하겠다는 기대감은 나쁘지 않네요.^^


제주도 같은 느낌의 장소가 뉴욕에도 과연 있을까 싶긴 합니다. ㅋㅋㅋ


외국여행 물론 좋지만 그것도 길어야 한달이지, 


언제까지라도 제 몸 누일 곳으로 저는 제주도가 젤루 좋네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 을 원작으로 하는

 

 

에단 호크 &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있어요.


소설로 읽고 싶어서 민음사 버전으로 사뒀고 영화도 봤는데요. 


영화 속에서 남자 주인공이 처음으로 하는 말을 조승연 작가가 인용한 부분에서 또 한번 공감합니다.


"일어난 일들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는 것을 이야기 하겠다고"


바로 <리얼:하다> 에서 조승연 작가 역시 뉴욕에서 보고 경험한 것들을


저자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있는 걸 이야기합니다.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뉴요커들의 인생 철학이 담겨 있고


그들의 행복 공식을 우리에게도 적용해 볼 수 있다면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인문 에세이예요.

 

 

 

 

 

 

 

 

허상보다는 실질적인 힘, 체면치레보다는 경제적 자립,


뉴요커로서 살아가면서 성공하기 위해 시간이 매우 중요하고

 

 

내 멋대로 사는 삶이 무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며

 

 

일과 여가의 경계가 확실한 뉴욕 생활은 여러가지로 한국과 비교할 수 있는 지점이 분명해 보여요.


<리얼:하다> 를 읽다 보면 그 속에서 나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나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접하는 재미도 있고,


다른 것 같지만 결국 인간의 행복 추구에 대한 본능은


다 같은 마음이라는 진리도 확인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뉴요커 라이프를 통해 나의 현재 모습을 돌아보고 내가 추구하는 행복은 무엇인지


이만큼 살아오면서 한번쯤 멈춰서 생각하는 시간,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하니까


<리얼:하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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