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에서 실시한 이벤트에 낚인 나...파닥파닥.

하여간 범우문고는 그래도 내 서재에 한 3권쯤은 있었던 듯 하다.

이번에 구매한 한 백권쯤 되는 책중에서 중복이 되는 게 있긴 하지만...

 

나는 평소에 일본 우측 라인이라고 생각되면 안티가 되는(나만 그렇겠냐만은...요즘 보면 점점 절망적이되어간다...)나라서 조금만 제국주의에 대한 향수가 보이기만 하면 매우 까는데...(불쌍한 나쓰메 소세키님...물론 이분 잘못 아닌 거 알면서도 소설은 읽지 않는다. 2권까지는 읽었지만.)

이게 의외로 좀 문제라서.

이시하라 신타로 같이 망언을 한 사람이라던가, 미시마 유키오같이 철저 천황주의자라도, 책이 워낙 유명하고 그 소설이 정치와 거리가 좀 있어보이면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범우문고의 [태양의 계절]은 확실히 정치와는 거리가 있다. 그게 하필이면 이시하라 신타로였다는 게 문제였을 뿐. 물론 심층부에 들어가면 그 당시의 정치와 경제를 연결짓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선 책 내용만 보면 그 당시 있을 법한 신파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읽으면서 비난을 하거나, 웃긴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이시하라 신타로의 망언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사상에 확실히 근거한 것으로, 소설을 읽으면 이 사람이 생각하는 모델이랄까 그런 것이 그려진다.

 

난잡한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그리고 은근히 삐딱선을 타는 이 어설픈 어른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어린애 같은 성격때문에 일생의 연인을 잃지만...

그 당시 세계적인 분위기 탓이랄까. 아니면 이시하라 신타로가 재주꾼 리플리씨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화려한 남자, 삐딱한 성격, 그에 걸맞는 여주인공.

이걸 뭐라고 불렀는지...문학시간에 배운 것 같긴 한데...

하여간 이시하라 신타로의 내부에 이런 면이 소설로 표출이 좀 되지 않았나 싶다.

 

내용으로만 보면 시시껍질한 내용이라고 비하할 수는 있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고 그 공감을 받을 만한 요소를 소설에 순도깊게 집어넣어 그저 부정만 할 수 없는 내용을 그려냈다.

문장력도 빼어나, 확실히 미시마 유키오에게 호평을 얻어낼 만한 인재였을 것이다.

번역이라는 한층을 더 넘어가야 하지만, 이 정도면 그 당시의 혁명아였을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분하다. 그리고 한 세기를 만든 소설가가 정치가가 됨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 엄청나게 버렸구나. 왜 우리나라에는 태양족 같은 단어를 만들 수 있는 소설가가.

그리고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뛰어드는 소설가가 없단 말인가.

그래서 아직도 우리는 일본에 뒤지고 있는가?(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시하라 신타로의 저작 중 국내 번역이 된 건 태양의 계절 하나밖에 없다.더 있긴 하지만 논픽션이거나, 절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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