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턴데이에 올리기에는 아직 덜 읽었다. 책이 두껍고 설명이 세세한지라, 정독하지 않으면 다 못 읽을 것 같다...

그런데 몽환노(69~71p)부분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는 책이 있었다.

내일의 왕님...

 

아니, 현대 연극에 TV판 드라마에, 전위극까지 나오는 이 만화에 몽환노?라는 게 연관이 있다니!

몽환노의 구조에 대해서는 책에서 나오겠지만.(얼추 요약하자면 여행객 등장하고 여행객에게 과거에 있었던 어떤 일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나중에 그 주인공이라는 노.주로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듯.)내일의 왕님에 나오는 대미를 장식하는 그 연극이! 바로 이런 내용이라는 것은 읽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아니,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연극이 구닥다리 노란 말이야?(나도 다른 사람이 올려준 노 감상기를 보고서 잠시, 아니 많이 그런 생각을 했다.)

사사야 유우가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후 정식으로 드라마계에 발을 디딘(눈속에서 자신의 환상과 만나는- 실제로는 본인은 깨닫지 못하지만.)유우가 각본을 쓴 등단작은 일본의 전설을 자신의 옛 생각을 버무려 만든 환상적인(몽환적인)작품이었다.

아마, 유우는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을 수도 있다.(하지만 야치 에미코 선생은 다 계산해놓고 그렸겠지...얄밉다만.일본인 특유의 정신이라고 생각하면야.)

 

그런데 빛이 나기 시작한 부분부터 마지막 완결까지의 작품들은 한결같다. 하나같이 찐한 일본적인 배경에, 노, 도키와즈, 가부키 등등.

현대극으로 시작해서 점점 더 중세에 가까워지는 그 모습이, 연극의 본 시점은 이것이다! 라는 것일까?(아마노 후미오의 책에서는 감정을 철저하게 죽이려고 노력하면서도 현대 연극과 유사하다!라는 극상의 찬사를 하고 있다.)

 

막상 현재의 일본인들은 지루해한다던데...

주로 야치 에미코 시대 만화가들은 적극적으로 노, 가부키, 도키와즈, 샤미센, 고토 등을 만화에 끌어들이는 것 같다. 세대가 내려갈 수록 덜해지는 것 같긴 하지만...(의외였던 것이 아기와 나 작가도 최근작이 샤미센...이었던것 같은...이 사람도 하긴 야치 시대 인물인가...)

 

 

내일의 왕님 완결을 장식하는 이 작품에 대해서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이미 절판된 책이긴 하지만, 마지막 부분을 읽고, 노가쿠 책을 읽으면 뭔가 더 전달되는 느낌이니까. 말해버리면, 내가 이 책들을 읽고 느낀 점이 전달되지 않을 것 같다...

뭔가 뭉클한, 일본인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려고 애썼는지...혹은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말살까지 하려고 했는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노 후미오의 노가쿠는 세세하고 정밀하게 논리적으로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감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감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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