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을 읽었다. 오늘까지 포함하면 총 3번 정독한 셈인데, 아마 이 책이 내가 읽은 철학자 강신주의 가장 이해하기 편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어느 날 자려다가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강신주의 <커피>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대학시절, 20년 지기들과 가장 즐겨 마시던게 커피였던 터라, 틀어놓고 한참을 들었다.
다 끝나기 전에 곯아떨어져버려서 결론을 몰랐지만, 어쨌든 들으면서 나는 결론을 내렸다.
<뭔가 너무 단정적이다.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사람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던데.>
모르겠다. 내 친구들과 난 어쩌면 일반적인 사람이 아닐지도?
그건 강신주의 다른 책을 봐도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지나친 단정일 수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강신주의 책은 4권이 전부 다 이고, 그나마도 아직 2권은 덜 읽었다.
2번째 정독중인 김수영을 위하여는 읽으면 읽을 수록 쉬워지지만, 나머지 책은 단순 명쾌하게 쓴 것 같긴 한데 내 머리가 따라주질 않아서...
하여간 내 첫인상은 만병통치약을 파는 약팔이 아저씨다. 라는 것이었다.(중후하게 생긴.)
그래서 맨 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을 읽으면서 이 사람이 말하려고 하는 게, 각 내용에 해당하는 게 좀 더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김수영을 위하여나 무문관을 읽기가 쉽지 않을까 싶어서 예전에 읽던 걸 두 번 읽고, 세 번 읽은 셈인데...
강신주라는 사람을 어느 정도 읽을 수는 있게 된 것 같은데, 개별 책은 아직도 어려울 것 같다.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에서는 철학에 대해서 설명하기보다 철학자 강신주에 대해서 중심을 많이 둔 것 같다.
그래서 그를 사랑하게 될 것 같은...운명적인 감각이 온다.(에구. 나는 아직도 김어준 보고 한눈에 뿅가던 때에서 벗어나질 못했구나. 벌써 10년전이나 지난 감각인데...에구구...)
그에 대한 비난 혹은 비판은 이 책 하나만 읽어도 깨끗하게 지워지리라 본다.
에드워드 권하고 비슷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설명.(내지는 변명.)
철학자. 라는 말은 스스로 하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씌운 것이라는 설명(정확히는 거리의 철학자, 대중 철학자라는 말이지만.)이 있고, 지나치게 단정적인 것에 대한 설명도 하고 있기에 비판은 이해할 수 있어도 나머지 부분에 대한 비난같은 건 이 책을 읽지 않고 하는 것이라고 나는 본다.(하긴 싫어하면 굳이 읽어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싫어하는 사람인데 뭐하러 아깝게 사서 본단 말인가?)
사생활에서 강신주는 비난을 많이 받기도 하는데, 그건 아마 말을 너무 잘하고, 끼어들기도 잘해서가 아닐까...
벙커1 특강을 자주 듣는데, 열렬하게 듣는 게 하나 있다. 문학수 부장과 강신주가 함께 나오는 클래식에 대한 팟캐스트인데, 중간중간 강신주가 끼어들어서 놀리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둘이 합도 잘 맞았고, 강신주가 베토벤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고...
사실 저자로서의 강신주보다 그 쪽이 좀 더 내 취향에 맞았다.
결론...강신주는 철학선생이라기보다는 철학자(자신만의 내부적인 법칙을 세운 사람을 철학자라 부른다면)라는 것이다...
강신주가 싫고(나도 감정수업때까지는 싫어했다. 다상담도 싫어서 읽지도 않았다.-내 인생도 바쁜데 다른 사람 상담을 뭐하러 들어?-)그에 대한 동양사상에 대해서도 오류가 많고 이상하다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나도 아직까지는 그의 동양사상 서적을 안 읽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