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타카의 일생
헨리 윌리엄슨 지음, 한성용 옮김 / 그물코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여러모로 "안나 카레리나" 와 닮았다. "안나 카레리나" 가 한 시대의 사회상을 통째로 그려냈다면, "수달 타카의 일생" 은 수달의 일생 전체를 그렸다. 두 작가 모두 특별히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줄거리가 다소 산만하다는 점 또한 공통된 요소이다. 허나 나는 "수달 타카의 일생" 을 읽으면서 "안나 카레리나" 는 커녕, "시튼 동물기" 보다도 독서가 즐겁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저자의 실력 부족이라기 보다는 현대인들이 자라온 환경과 지리적 환경 차이로부터 비롯된다. 


 작가의 자연 묘사 실력은 대문호들을 어쩌면 상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렌즈를 통해 윤색하지 않고 짐승과 곤충들이 활동하는 숲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훌륭한 다큐멘터리 카메라맨의 성취를 카메라가 아닌 문장으로 작가는 해낸다. 수달의 행태묘사는 이 사람이 소설가 아니라 생물학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밀하다. 독자 본인의 역량만 충분했다면 이 작품을 "안나 카레리나" 만큼은 아니더라도 대단한 명작으로 감상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문제는 한국의 자연은 영국과 다르며, 또 내가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만 생활했다는 부분에서 비롯된다. 작가의 묘사가 훌륭한 것은 느껴지는데 어떤 동물을 작가가 말하는 건지 작품을 읽으면서 검색을 하지 않으면 뇌에서 재생이 되질 않는 것이다...... 인간의 사는 모습이야 시대를 불문한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에 감상하기에 무리가 없으나(안나 카레리나), 짐승의 삶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해당 동식물들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100%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수달 타카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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