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연극 을유세계문학전집 130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 지음, 홍재웅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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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작가이지만 연극사에 끼친 영향력은 입센과 체호프를 뛰어넘는 스트린드베리의 희곡 선집이다. 독서 그가 대중에게 인기가 없는지, 그럼에도 현대 연극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이유를 있었다.


미스 줄리


 입센은 이후로 고귀한 자가 아닌 일반 중산층이 무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범상한 인물들이 아니. 작품의 수준을 차치하고 노라 주체적인 여성(적어도 입센의 시대에는), “헤다 가블러 낭만적인 자기파괴자, “스트로크만 박사 명제적 옳음을 극한으로 추구하는 자로 신분만 낮을 귀족 신화적인 인물들 못지 않은 영웅적인 등장인물들이다. 독자들은 그들에게 감정 이입하며 헤다는 그런 선택을 했을까?” 같은 의문을 품는다(본인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줄리 아씨와 하인 장은 다르다. 줄리는 고등교육을 받았지만 실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멍청한 상류층 여자다. 하인 장은 가난했던 시절 줄리 아씨가 살던 정원을 보며 귀족생활에 대한 증오와 동경을 함께 배양해온 유능한 하층민 남자다. 모두 축제에서 순간적인 충동으로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뒷수습할 능력은 없는, 영웅이 아닌 어리석은 소시민들이다. 그들은 고상하게 토론하지 않고 현실적인 대화를 하거나 춤을 추는 등의 "행동"을 한다.  


 그들은 파국이 다가올수록 서로를 미친듯이 물어뜯는다. 영웅이 아니기에 그와 그녀는 헤다 가블러나 스트로크만 박사처럼 독자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기지는 못하나, 소시민이기에 관람객으로 하여금 당대 스웨덴의 허물어져 가는 신분 사회, 여성 교육 문제, 남녀관계의 본질 등을 짐작케 있다. 잘만 활용한다면 등장인물들의 배경, 대화가 아닌 행동, 무대 그 자체가 등장인물 및 대사 못지 않게 중요할 있다는 것을 스트린드베리는 미스 줄리 통해 훌륭하게 증명했다


꿈의 연극


 인도 인드라의 딸이 지상으로 현신하여 인간들의 삶을 관찰 체험하는 희곡이다. 제목이 꿈의 연극인 이유는 내용과 무대가 기승전결 현실의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고 마치 꿈인 마냥 시공간이 휙휙 변하기 때문이다. 작품성을 차치하고, 영향력 측면에서 셰익스피어 일부 희곡들과 몇몇 고대 그리스 희곡들을 제외한다면 작품보다 연극사에서 중요한 작품은 없다. 그러나 나는 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순수 작품에 대한 리뷰를 남기고자 한다.


 도입 부분은 긍정적인 의미로 읽기가 너무 괴로웠다. 성에는 문이 있는데, 사람들은 앞을 서성거리지만 문은 도무지 열리지를 않는다. 장교는 빅토리아라는 여배우를 밖에서 기다린다. 그녀의 목소리는 실제로 젊었을 그에게 들렸으나, 문지기는 장교의 머리가 백발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도 그녀가 나올 것이라는 만을 반복한다. 성에는 녹색 네잎클로버 모양의 유리가 있고 장교는 이를 통해 안을 들여다보려고 시도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인드라의 딸은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인간을 가엾다고 하는 것이다….  


 상징주의 희곡의 면모는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퇴색되고 현실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변호사와 결혼한 인드라의 딸은 가난하기에 집안 환기가 안되는 집에서 살며 양배추 스프나 먹어야 한다. 먼지는 쌓이고 꽃을 구매하는 행위는 낭비가 된다. 자식 또한 가정을 유지하게 하는 매개체일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못되고, 오히려 개인에 있어 제약으로 작동한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기보다는 카프카의 변신마냥 인간의 삶이 모두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피해의식으로 가득한 텍스트로 느껴져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딸은 뒤이어 시인을 만나는데, 해당 파트에서 작가가 비록 피해망상이 있긴 해도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한 사람임이 드러난다. 인간들이 겪는 여러 고통들이 묘사되어 있으며 개개인들은 다른 삶을 사는 같지만 결국 같은 과거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외에도 몇몇 에피소드들이 있긴 한데 인간군상의 고통을 병적으로 과장한 내용들이라 굳이 언급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파트의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비판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읽으면서 감탄이 나오는 부분도 많고 만큼 실망스러운 부분도 많은 기괴한 희곡이었다. 도입부의 상징들의 수준은 매우 높으며, 검역소와 동굴에서 시인과 딸이 나누는 대화들은 그리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상당부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현생의 여러 고난들에 실제 이상으로 감정이입 하였고, 종교적 신비주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결말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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