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로르의 노래
로트레아몽 지음, 황현산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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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로르가 벌이는 사악한 행동들과 그의 사유를 담은 시집이다. 여아를 강간하고, 짐승과 성교하고,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조난자에게 화살을 쏘고, 젊은 소년을 납치하여 포대기에 넣고 공중으로 던져버리며, 천사를 죽여버리는 등 끔찍한 짓을 여럿 말도로르는 저지른다. 그 외에 인간, 짐승들이 살면서 겪어야 하는 여러 고통과 고난이 묘사되어 있다. 말도로르는 이들을 모욕하고 비웃는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절대자를 계속 언급한다. 말로는 신을 모욕하지만 속으로는 왜 지상의 여러 생물은 이렇게 고통받는데 신은 먼 곳에서 무심하게 바라만 보는지를 원망하는 것이다. 잔인하고 엽기적이며 초현실적인 형식을 띄고 있을 뿐 저자의 본질은 휴머니스트 쪽에 더 가깝다. 


 아쉬운 점은 시성이 메마른 것인지, 아니면 글을 쓰다 자신에게 취해버린 것인지 네번째 노래부터 내용과 형식의 본말전도가 일어나는 듯 하다. 휴머니스트로서의 저자는 실종되고 문장으로 장난질이나치는 모더니스트로서의 저자가 표면으로 부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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