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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벌레인 대왕 | 몰타의 유대인 | 파우스투스 박사 ㅣ 대산세계문학총서 14
크리스토퍼 말로 지음, 강석주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2월
평점 :
당대의 극작가이지만 파우스트 박사를 제외하곤 오늘날에는 캐릭터들이 다소 죽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셰익스피어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하고, 실제 괴테가 말로의 희곡을 참조했음이 역력하므로 두 천재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는 그래도 가치가 있는 텍스트라고 생각된다.
탬벌레인 대왕
킹왕짱 탬벌레인이 만나는 적들을 모두 뿌셔뿌셔 하는 내용이다. 쓸데 없는 로맨스가 하나 삽입된 것도 그렇고, 마치 미국의 저질스러운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작품이랄까...? 그냥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 작품.
몰타의 유대인
역자 후기에 1,2 장은 탁월하지만 3,4,5장이 전반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열등하여 과연 전부 단일 저자가 쓴 텍스트가 맞는가 하는 학계의 의문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초반부에 이유 없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몰수 당하고 복수하는 주인공의 서사는 극의 소재가 되기 충분하며, 기독교의 위선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사회비판극의 성격도 지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3,4,5 장부터 주인공은 단순한 악인으로 전락하고 초등학생마냥 유대인은 나쁜 놈이라는 내용으로 극이 변질된다.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하리라...
파우스트 박사 A,B 텍스트
현실의 제약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는 파우스트가 악마와 계약을 하고 24년간 화끈하게 살다가 지옥가는 이야기다. 도입부에선 여러 학문에 대한 파우스트의 고뇌가 잘 드러나 지만, 막상 수단이 생기자 파우스트는 초기의 고결한 목적은 뒷전으로 한다. 실없이 인간들을 골려주며 황제와 공작들을 즐겁게 하고 귀빈 대우를 받으며 여색이나 탐하는 멍청한 인간의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시간이 흐르고 그는 지옥에 간다.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와 다가오는 불행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상을 잘 구현화한 훌륭한 희곡이다.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 1부" 와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정말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