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서거 100주기 특별판)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7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병덕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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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까지 읽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책을 덮었다. 그의 단편들은 고평가 하기 힘들다. 그는 고골의 못되먹은 제자다. 고골의 페테르부르크 이야기는 이야기로서의 기본적인 이야기의 골격이 명확하며, 작품 내 원인은 우스꽝스럽고 황당하지만 이를 현실세계에서 쉬이 유추해 낼 수 있다. 그러나 카프카의 경우 "변신", "유형지에서" 를 제외하면 기초적인 서사 구조가 붕괴되어 있다. 모든 작품에서 원인은 없고 결과만이 존재한다.


1. "관찰" 에 포함되는 모든 단편들

 손으로 쓴 사고의 토사물. 예민하다기보다는 병적이어서 읽기가 괴로웠다. 줄거리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지간히 못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선고

 건장한 청년이 노쇠한 아버지를 돌보는데, 갑자기 노쇠한 아버지가 원기왕성해지고 아들은 점점쇠약해지다가 끝내 아버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자살을 한다. 정신병자가 쓴 글이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3. 화부

 "실종자" 의 1부 내용으로 알고 있으며, 해당 작품을 이미 읽었으므로 이번에는 독서를 생략하였다. 그의 걸작 "성"에서 한스를 통해 표현되는 동일한 테마가 직설적이고 세련되지 못하게 표현된 평작이다.


4. 변신

 고골의 "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는 작품. 코가 갑자기 떨어져나가 고위관료 행세를 한다거나,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벌레가 되었다던가 하는 건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고골의 "코"에서는 러시아의 관료제라는 근거를 작품 외부에서 추론할 수 있다면, "변신"은 원인이 결여되어 있다. 굳이 따지자면 원인은 인간의 삶 그 자체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거나 결근을 하면 안 된다거나 하는 것이다. "부조리", "실존주의"라는 멋있어 보이는 단어로 저자의 피해망상을 멋지게 포장도 잘 했다!


 그러나 "변신" 만큼은 유일하게 이 단편 집 중에서 독서가 만족스러웠다. 갑자기 벌레가 되어버린 그레고르에 대한 주변인들의 태도가 상당히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종반부에 여동생이 선언하는 장면에서 만큼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원인은 없지만 결말은 끔찍하게 잘 쓴 괴상한 작품으로, 유일하게 그의 명성에 부합하는 수작이다.    


5. 유형지에서

 "소송"과 "성"을 읽지 않았다면 어쩌면 고평가 했을지도 모르는 작품이다. 그러나 종반부 전 까지의 테마는 이미 두 장편에서 다룬 내용이기에 같은 내용을 다시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짜증이 솟구쳤다. 결말에서 탐험가가 죄수와 사병에게 보이는 냉혹한 태도는 제법 인상적이긴 했다.


6. 신임 변호사

 호메로스의 시대가 가고 법의 시대가 왔다는 내용. 작가의 법에 대한 피해망상은 우스꽝스러운 수준이다. 


7. 어느 시골 의사

 시골의사로서 경험할 법한 비애(결과)는 잘 드러나지만 그 원인이 도무지 짐작 가지 않는다. 이야기의 기본 서사구조가 완전히 붕괴한 작품으로 독서가 즐겁다기보다는 고통스러워져 이 작품을 끝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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