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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원형 파우스트 & 뷔히너의 보이첵 - 뒤렌마트의 개작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이선자 옮김 / 시와진실 / 2012년 10월
평점 :
뒤렌마트의 파우스트
괴테가 쓴 명작이자 희대의 괴작인 “파우스트”를 개작한 작품. 이야기의 통일성을 헤치는 발푸르기스의 밤이 삭제되고, 산만한 원작 대비 이야기의 전개 흐름을 독자들이 파악하기 용이하게 하였다. 연출을 고려하지
않은 것만 같은 원작과 달리 실제 공연에 적합하게 대본 또한 손을 본 것 같다.
그럼에도 텍스트로서의
개작은 원작에 못 미친다고 사료하는 바인데, 메피스토텔레스는 원작만큼 짖궂지가 못하고 파우스트는 원작만큼
우유부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등장인물들의 인간성이 원작대비 떨어지는
바이며 괴테가 아닌 뒤렌마트가 19세기 초 개작을 발표했다면 오늘날 독일문학하면 열에 아홉 1순위로 파우스트를 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뒤렌마크의 보이체크
파우스트 개작은
원작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의 장점을 가진 훌륭한 희곡이다. 그러나 보이체크 개작은 원작의 장점에서는 끄트머리만큼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개작이 너무 교조적이라는 것으로, 전래동화 마냥 대위/의사 등의 권력을 지닌 등장인물들은 전형적인 악인으로 그려지며 마리는 약자라는
이유로 작위적인 정당화 시도의 흔적이 역력하다. 보이체크는 원작보다 훨씬 부당한 취급을 당하지만,
원작에서 그가 겪는 부조리는 현실감이 느껴지는 반면 개작에서는 불행포르노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