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 희랍어 원전 번역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단국대학교출판부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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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는 일리오스(트로이)의 노래라는 뜻으로 고대 그리스의 대서사시이다. 1만 5천 6백 93행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그리스군의 트로이 공격중 마지막 해에 있었던 사건들을 노래한 것이다. 전체적 구성을 보면, 하나의 사건에 집중하여 트로이 격전 중의 50일간에 일어나는 영웅 아킬레우스를 중심으로 한 아홉 기사의 이야기 속에 10년의 전망을 담았으며,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암시함으로써 비극성을 강조하였다. 천재 시인답게 여러가지 비유로 자연계와 인간계의 관계를 독특하게 묘사한 것도 인상깊었다.

오늘날에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이 작품은 당시의 그리스에서 국민적 서사시였다. 모든 국민이 암송할 정도였고, 그리스 교육에서 주요한 부분을 담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영향은 그리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그 언어와 기법은 유럽 서사시의 모범으로 라틴 문학을 거쳐 유럽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스토리 전개가 어느 현대 소설에도 견줄만 하고 상당히 재미있다. 이왕이면 소리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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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45
펄 S.벅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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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놀란 것은 대지의 작가가 미국인이라는 점이었다. 처음 소설을 접했을 때가 중학생이었을 무렵인데 그 당시에는 역량있는 중국인 작가의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미국 여류 작가였던 것이다. 어찌나 놀랐던지...펄 벅이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서 성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1927년 국민 정부군이 남경으로 쳐들어왔을 때 온가족이 몰살당할 뻔했는데 그일로 인하여 그녀는 동서간의 균열을 자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로 동양과 서양의 어긋남에 대하여 고심하였고 이것이 창작의 배경이 되었다. 펄 벅은 미국인으로서 이 균열을 제2의조국인 중국에 대한 애정으로 메워보고자 하였다. 참고로 펄 벅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살아있는 갈대'라는 작품도 썼었고 얼마전 이 일로 방한도 했었다.

펄 벅의 대표작인 '대지'에는 제국주의를 배경으로 서양과 마찰을 빚는 중국인들의 기쁨과 슬픔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왕룽이라는 가난한 농부가 얼굴은 못생겼지만 현모양처인 아내 오란과 정성을 다하여 농사를 하며 부농이 되고, 후에 대기근으로 남쪽으로 유랑을 하게 되지만 재물을 얻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대부호가 된다. 이런 집안 융성의 배후에는 오란의 내조가 크지만 연이은 왕룽의 첩장가로 오란은 쓸쓸하게 죽고 왕룽 역시 늙어서 인생의 황혼을 느낀다. 마지막에 임종의 자리에 있는 왕룽의 옆에서 아들들이 땅을 팔려는 논의를 하는 대목은 정말 극적이었다.

여러 면에서 우리 정서에도 맞고 '토지'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도 많았다. 고전의 위치에 있는 작품치고는 수월하게 읽히며 일반 소설 못지 않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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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50
알렉산드르 이자에비치 솔제니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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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문제 작가 솔제니친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이다. 문제작가라는 명칭에 당황해 할 것은 없다.흔히 반체제적 인물에게 붙는 '문제~'라는 칭호라는 오히려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말이다. 더욱이 그가 스탈린 독재 체제하의 소련 태생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작가가 실제로 스탈린 비판 글귀로 인해 강제노동수용소에 수감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쓰여졌다. 스탈린 시대의 강제노동수용소라면 부정과 억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제니친은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억제되면서도 유머스런 문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주인공 이반데니소비치는 평범한 농민 출신으로, 몇개의 수용소를 전전하는 동안 온갖 고초를 겪으며 수용소 생활의 지혜를 터득한다. 부유한 죄수들의 심부름을 해준다거나 장갑,발싸개 등을 를 기워주면서 담배를 얻어 피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남의 물건을 훔친다거나 부정한 행동을 하지않으면서 약자들을 도와주는 순박한 인간이다. 즉, 아무리 압제와 굴욕이 판치는 수용소라고 할지라도 인간 본연의 의리와 정은 빼앗아 갈 수 없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솔제니친이 말하고자했던 것이다.

암울했던 현실을 사는 지식인으로서 솔제니친은 체제의 모순을 수용소의 모습을 바탕으로 비판하면서 러시아인들의 건강함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솔제니친의 목소리는 과거 공산주의 독재 체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솔제니친이 바랬던 사회와 개인들의 휴머니즘의 회복은 오늘날의 거대 사회에서도 의미심장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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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69
제인 오스틴 지음, 정홍택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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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은 사회문제나 공공사에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에는 역사적 배경이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녀는 프랑스 혁명기에 살았었고 그녀의 집안에도 혁명의 희생자가 있었지만, 그녀의 어떤 소설에서도 이를 언급했던 적은 없다. 대신 제인 오스틴은 좁은 가정이나 지방생활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가 소설을 통해 추구했던 것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인관관계에 바탕을 한 참다운 인간상이었다. 한 세기의 시대인으로는 당시의 현실에 무관심했다는 것이 치명적 약점일 수있겠지만 문학인으로서는 그녀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게 해주었다. 이런 그녀의 상상의 세계가 잘 드러난 것이 '오만과 편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 속에서의 주인공 디아시가 오만이라면 엘리자베스는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계층의 두사람이 계급적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는 것이 주된 줄거리이다. 그러나 고전이 늘 그렇듯이 단순한 연예 소설만은 아니다. 우선 신분과 더불어 돈 까지 계층을 나누게 된 당시의 세태에 제인 오스틴은 디아시와 엘리자베스의 사랑을 통해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극히 제한된 작품 배경임에도 작품을 더 빛나게 하는 심리묘사도 일품이다. 글을 쓸 때 개인 서재를 갖지 않고 거실에서 창작 활동을 했다는 제인 오스틴의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느낄 수 있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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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 일신서적 세계명작100선 10
E.헤밍웨이 지음 / 일신서적 / 198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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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거라'는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전쟁문학의 걸작으로 현대 미국 문학의 거두였던 헤밍웨이가 썼다. 작품은 주인공 프리데릭 헨리의 고백형식으로 전개되는데 헤밍웨이 특유의 문체적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일명 '하드 보일드 스타일'이라고 일컫는 이 문체의 특징은 압축적이며 객관적이다. 작자의 기자 생활이 많은 영향을 주어서 그런지 기사체와 흡사하다.

소설의 내용을 보면, 전쟁을 배경으로 프레데릭 중위와 간호사 캐서린과의 사랑이 전개된다. 그러나 결국 캐서린이 프레데릭의 아이를 낳다가 죽고, 아이 역시 사산되고 만다. 그리고 프레데릭은 쓸쓸하게 호텔로 돌아가는데 흡사 신피극같기도 하다. 그런데 헤밍웨이는 이 고전적 사랑 이야기 중에 사실은 전쟁의 허무함과 절망감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대전 후 참담한 유럽의 현실과 전후 세대에 퍼진 자괴감 등을 헤밍웨이는 사랑의 묘사 가운데 절실하게 집어 넣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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