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크리스토 백작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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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전까지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접했던 것은, 거의가 동화, 내지는 어린이가 읽기 쉽게 윤색한 축약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때, 부모님이 사 주신 '세계문학 전집'에서 쉽게 몽테 크리스토 백작을 접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식으로 처음 몽테 크리스토 백작, 즉 에드몽 단테스를 접했다. 음흉한 사람들에 의해 젊은이가 모함을 당하여, 감옥에 가서, 십년을 훌쩍 넘는 기간동안 외부의 세계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극적인 기회로 탈옥을 하고, 자신을 모함한 사람들을 하나씩 파멸시키는 이야기... 이게 전부라고 생각한 것이 오산이었다.

대(大) 뒤마가 문호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는 없었다. 단지, 흥미로운 대중소설 작가 정도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겨울 학교 도서관에서 지난 60년대인지 70년대에 오증자씨가 번역한 몽테 크리스토 백작을 읽었다. 그녀는 '하루 하루 이 책을 번역을 하면서' 한참동안 '번역을 하는 생활'을 했다고 썼고,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번역을 시작'하였으나, 점점 일이 커지고,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그래서, 수개월이 지난 다음에는 더이상 작업 진전 속도에는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을 역자 후기에 써 두었었다. 그것을 보고는 '괜한 오버를 한다'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본문을 읽어가면서, 번역자가 얼마나 고심을 했을른지, 그리고 단어 하나하나를 고르는데 얼마나 고심을 했을른지 짐작이 갔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결코 스토리 중심의 작품은 아닌거 같다. 이 소설에는, 프랑스 혁명에 대한, 그리고 혁명 이후의 정치적 상황의 변천에 대한, 또 점점 대두되는 자본주의적 질서에 대한, 새로운 권력을 얻고 있는 관료계급에 대한 페르 뒤마의 총체적 관점이 나타난 것이라 보아야 할 것 같다. 비록 그가 프랑스어로 쓴 원문으로 접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어느정도는 그동안 잘못접해왔던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실체에 접근하는 것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서에 도전하는 독자분들께도, 이 책은 아주 섬세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으니, 어느 한부분도 소홀이 읽어서 그 재미를 놓지지 않았으면 한다.

평점에서 점수를 별넷으로 준것은, 이전판은 3권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예전 번역을 어느정도 수정한 다음 신판을 내 놓을때, 출판사는 여백을 늘이고 자간을 넓혀서 페이지를 늘이고, 권수를 늘리는 관행을 당연시 생각하는 것 같다. 우선은 가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기꺼워할만한 일이지만, 부피가 늘어나서 더더욱이나 좁은 집을 더욱 좁게 만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수많은 '소박한' 독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약간은 서글퍼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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