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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무당벌레야! - 무당벌레 소녀 환희의 생명을 살리는 이야기 ㅣ 창의적 체험활동 시리즈 2
이환희.임정진 지음, 에스더 그림 / 명진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창의적 체험활동 시리즈 중 한 권인 죽지마, 무당벌레야!
몇해전부터 학교에서 체험활동이 부쩍 늘어나면서 학부모들도 박물관 탐방, 공연 관람, 심지어 가족 여행도 체험활동으로 해서 활동 후기도 작성하는 아이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아이는 아직 미취학이라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형태로 체험활동을 하겠지만 이 책속의 환희처럼 자발적이고 꾸준한 그리고 창의적이기까지 한 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먼저 환희가 무당벌레를 발견하고 아파트 조명등을 꺼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시점이 14살이란 점이 너무나 충격이었어요.
내가 14살땐 정말 아무 생각없이 학교다녔던 거 같은데...ㅠ
사건은 일식을 보기 위해 아파트 옥상으로 올가간 환희가 아파트 조명등 근처에 말라 죽어있는 무당벌레를 발견하면서 시작 됩니다.
보통 아이들 같으면 말라 죽어 있는 무당벌레 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넘겼을 텐데, 환희는 무당벌레들이 왜 여기에서 죽은건지, 이걸 조사하려면 뭐부터 해야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이 책을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네요. 평소에 벌레라면 소름돋을 정도로 싫어하는 저로서는 벌레는 다 해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 해충은 전체 곤충에서 1~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예요.
특히 무당벌레는 식물에 해로운 진디물을 잡아먹어서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이로운 곤충이라는 사실도.....
환희는 무당벌레를 살릴 방법을 생각하면서 매일 아파트 옥상을 드나들면서 관찰 일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파트를 고급스럽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켜 놓은 조명등 불빛에 무당벌레들이 달려들고 그 빛이 너무 강해 무당벌레들이 말라 죽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환희는 아파트 조명등을 꺼야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파트 반상회에 참석해 아파트 조명등을 꺼달라고 요청하죠.
하지만 아파트 값이 떨어질거란 이유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반대합니다.
물론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선뜻 환희의 주장에 찬성하지는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무당벌레를 살리자고 내 소중한 재산권을 포기한다는 건 어른들한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이쯤에서 포기했다면 우리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주는 이 책은 탄생하지 못했겠죠.
환희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방법들을 생각해 냅니다.
시청을 방문해서 담당자를 만났지만 역시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 없이는 강제로 조명등을 끄게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죠.
환희에게는 무당벌레를 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어른들에게는 귀찮고 번잡스런 일로 여겨지네요.
저도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읽으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환희의 의지도 대단하지만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환희의 부모님이 정말 존경스럽더군요.
환희가 무당벌레 때문에 정신 없이 다니는 모습을 보고도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는 커녕 항상 응원하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부모님이 너무 대단해 보였어요.
과연 무모해 보이는 아이의 도전에 응원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봅니다.
아이의 작은 말에도 귀 기울이고 존중해줘야 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했네요.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드디어 환희에게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해요.
환희가 무당벌레를 관찰하고 기록한 일지를 학교 논술 선생님이 보고 도움이 될만한 멘토를 소개해 주시죠.
그러면서 조명등을 끄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라 특수 페인트를 바르면 된다는 힌트를 얻게 되요.
주변 여러사람의 도움으로 페인트칠도 무상으로 하게 되고 덕분에 무당벌레의 죽음을 확 줄일 수 있게되었어요.
일상의 작은 일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들여보며 궁금해하는 환희의 모습이 대견하고 대단하네요.
부모라면 누구라도 내 아이를 환희처럼 키우고 싶을 거예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하지만 그럴려면 부모가 먼저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거 같네요.
그리고 요즘 환경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대단한 환경 지킴이가 필요한게 아니라 내 일상의 작은 부분부터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게 필요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