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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 숲의 휘파람새
장미영 지음 / 산지니 / 2023년 8월
평점 :
장미영 소설가의 첫 소설집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를 인상깊게 읽었다.
일곱 편의 소설이 제각각 제 나름의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데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교권침해 문제를 다루고 있는
거짓말의 기원을 흥미롭게 읽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건이 하도 흥미진진하고 생생해서
유치원 교사와 학부모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로
장편소설을 썼다면 아주 흥미로운 세태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드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고 흥미로웠다.
아이 엄마와 주인공 교사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주인공의 안타까운 상황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다.
블랙컨슈머같은 학부모에게 잘못 걸린 주인공을 도와주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남편도 타인처럼 방관하고, 그리고 걱정해주는 척하는 동료교사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고
담당 형사도 주인공을 피의자처럼 몰아세운다.
게다가 주인공의 아이마저 아픈 상황인데, 주인공을 이 정도의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은 작가의 치열한 작가정신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진실을 아예 보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진실은 거짓일 뿐이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우리 동네 현보도 인상 깊게 읽었는데 현보라는 캐릭터를 개성적으로 구축한 작가의 솜씨가 놀라웠다
그렇게 의뭉스럽고 다정하고 착한동네 바보형이 죽어버린 결말이 안타깝긴 했지만 어쩌면 천사는 지상에서 살 수 없는 운명임을 말해주는 결론인 것처럼 읽혔다. 거짓으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진실은 발 디딜 수 없다는 상징과 은유로 읽혔다.
붉은 벽돌집이나 사려니 숲의 휘파람새를 읽으면서 추리소설을 읽는 듯흥미진진했다. 벌써부터 장미영 소설가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