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배운 것이다.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갈고 닦은것이다. 많은 일을 해낸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해낸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번 것이다.
핵심은 오랜 시간이다. 성공은 연속하여 쌓인다. 단, 한 번에 하나씩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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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일이 어떤 것이든 최고의 성공을 원한다면 접근방법은 늘 같은 방식이어야 한다. 핵심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파고든다는 것‘은 곧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일을 무시하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모든 일의 중요성이 똑같지 않음을 인식하고, 가장 중요한 일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원하는‘ 일을 연결 짓는 아주 단호한 방식이기도 하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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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수없이 다치며 젊은이를 향해 간다. 같은 방식으로 다쳐도 언젠가는 울지 않을 것이다. (중략) 젊은이는 어린이들의 뒤꽁무니를 쫓으며 튼튼해진다. - P174

세 개의 책상을 둘러본 뒤 생각한다.
역시 다들 이상하구나……… 나처럼 말이다.
모두가 조금씩 집요하고 우스꽝스러운 구석을 지녔다는 사실에 나는 안도한다. 책 만드는 자들은 어떤 결벽과강박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교정교열과 윤문과 조판과 편집이 그런 작업이다. 텍스트의 오류를 제거하는 일 역시 극도로 치밀한 집착을 필요로 한다. 애초에 직육면체 모양의물성에 매달리고 그 안에서 최고를 추구한다는 점부터 예사롭지 않다. - P199

자신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존재들 때문에 작가는 겨우 쓴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잘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언어를 배우기 이전부터 우리 안에 태동했을 것이다.
어린이가 미지의 어른을 품고 자라나듯, 어른도 지나간 어린이를 품은 채로 살아간다. 어쩌면 유년은 영원히 반복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 글의 빈틈을 언제나 찾아내고 메꿔주는 엄격한 편집자들, 나보다 한 세대 앞서 생을겪어온 베테랑 편집자들도 예전엔 콧물 흘리는 어린이였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엄청나게 웃기고 애틋한 마음이 된다.
한때 어린이였던 우리가 모여 책을 만든다. 각자의 고집대로 정돈한 책상 위에서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마침표나 쉼표 하나에 매달리며 일한다. 종이책 읽는 독자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 시대에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늘 최고의 책이다. 책을 만드는 우리의 마음속엔 어린이도 있고 할머니도 있다. - P203

"제안을 하나 드립니다. 약간 느슨한 협회를 만드는 거예요. 삶이 감당이 안 되는 사람들의 모임. 그런 모임을 만들어서 각자 상황을 얘기해보면 어떨까. (…) 세상의 모든일루수한테 마음을 조금 보내주는 거죠. 마음을 조금 보내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모르는 사람이어도 그 사람이 처한 상항을 서로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것은 인생을 감당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알고 보면 모두 각자의 삶에서 일루수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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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를 돌아보다가 어떤 일이 좋은 일이었는지 안좋은 일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될 때가 있다. 그것은 당연한것일지도 모른다. 기쁨과 슬픔은 사실 하나니까.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맞닿아 있으니까. 좋은 이야기는 두 가지를 동떨어진 것처럼 다루지 않는다. <남매의 여름밤>도 그런 영화다. - P85

이것이 동주의 마음자리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로 흘려보내는 것.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보고 싶으면 일단만나러 가는 것. 옥주는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내 마음은 동주와 함께 홀가분해졌다가 옥주와 함께 축축해지고 서글퍼진다. - P87

우리는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게 기쁜 일인지 슬픈 일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삶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아는 것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듯이.. - P9091

《낯선 행성》의 아이 생명체는 나쁜 일에 대한 역치가아직 낮다. 나는 그가 가능한 오래 그렇게 지낼 수 있기를바란다. 아늑한 보호 속에서, 큰 공포 말고 오로지 작은 공포에만 살짝 흔들렸으면 좋겠다. 아이 생명체는 혼자 자는게 무섭다. 그래서 어른 생명체에게 복도 불을 끄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어른 생명체는 복도 불을 켜둔 뒤 아이에게부드럽게 말한다.
"즐겁고 터무니없는 일상상해라."
그 문장을 읽자 내 마음에 초롱불이 켜지는 것 같았다. - P95

자의식 지옥에는 꼴 보기 싫은 내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잔뜩 널브러져 있다. 이젠 버릴 때도 되었다 싶어 분리수거하여 내놓았다. 후회스러운 짓들의 목록으로 빼곡한종이는 반듯하게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천국도 지옥도 아닌 중간 지대로 챙겨간다. 삶은 대체로 중간 지대에서 흐른다.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도 어여삐 여기지도 않는채로 기억해야 할 일이란 게 있다. 주머니에 손을 넣을 때마다 날카로운 종이의 단면이 닿는다. 후회를 만지작거리며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 건 번역하는 여자다. 그의 주머니속 종이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는 모르지만 도움이 되었다.
누구의 삶에나 되돌리고 싶은 일이 있는 법이라고, 그는 말해주었다. - P136

나는 이훤이 찬바람을 쐬며 서 있을 먼 도시의 어느 발코니를 상상한다. 그 역시 마음에 쏙 드는 원고는 아주 드물게 쓸 것이다. 대개의 마감은 시간과 체력의 부족으로 적절히 타협한 채 끝이 날 것이다. 욕심 때문에 작업 진도가 너무 나가지 않을 때면 그는 자신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작가가 아님을 기억해낸다고 한다.
"I remind myself that I‘m not the greatest writerin the world. Because I know I am not."
나는 그의 말이 비관적인 자조가 아님을 안다. 그건그저 계속하고 다시 하겠다는 담담한 의지 같은 것이다. - P145

"이게 뭐죠?"
이슬아가 묻자 현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열어보시면 뭔가가 시작됩니다."
이슬아는 영문을 모른 채 봉투를 뜯었고 그 안엔 한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종이에 적힌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생일잔치 식순1. 인사 및 소개2. 케이크 먹기(노래는 속으로만)3. 선물 전달4. 태어난 소감 발표5. 인사 및 마무리
"이슬아는 몹시 바쁜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귀하게내준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순서를 정해보았습니다." - P152

새로 태어난다는 건 늘 아프고 난 뒤의 일임을 이슬아는 그제야 깨달았다. 생일이 몹시 아픈 날이기도 하다는 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자 아무 소감이나 말할 수 없게 되었다.

5. 인사 및 마무리
그래도 그는 계속해서 새사람이 되고 싶었다. 잊을 만하면 신인의 광채를 내뿜으며 할머니를 향해 가고 싶었다.
신인은 자신과 세상의 새로움에 깜짝 놀라는 사람이다. 어제의 나라면 상상도 못 했을 좋은 시도를 오늘 하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미래로부터 기대받는 사람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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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연인들

1997년, 관광버스에서 어린 내가 자다 깨다 한다. 버스는 고갯길을 넘느라 좌로 쏠리고 우로 쏠리며 덜컹대는 중이다. 그것도 모르고 남동생은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잔다.
말똥말똥 차창 밖을 바라보는 사람은 엄마뿐이다. 2인용좌석에 엄마하고 나하고 동생이 나란히 앉을 수 있을 만큼 우리 남매가 어렸을 때의 이야기다. 엄만 왜 안 잘까. 차를오래 탔는데 졸리지도 않나. 영월에 다와 가서 그랬다는걸 이제는 안다. - P73

진정한 일꾼들은 늘 소리 없이 많은 일을 끝내놓는다. 엄살도 생색도 없이 다음 일을 향해 간다. - P78

몇 번의 밤이 지나고, 모든 휴가가 그렇듯 나의 휴가도 금세 끝나버린다.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다시 넘는다. 유일한 것이 너무 드문 서울로, 뭐가 최고인지 결코 알 수 없는 도시로 돌아갈 시간이다. 안녕을 바라는 사람들을 향해 간다. 더 이상 젊지 않은 모부에게, 헤어질 연인에게, 새롭게사랑하게 될 연인에게 우리 앞엔 아름답고 험준한 세월의 강이 펼쳐져 있다. 그 강을 오래오래 안녕히 건너가기를 바라는 봄이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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