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천리안인 걸 내가 공연히 헛걸음시켰구나. 나는 그런건 안 보인다네."

"두쇠 도련님 말에 의하면 이런 걸 다 미신이라구 할 텐데요. 그냥 타고난 소질이겠지요. 세상은 별의별 일들이 다들 뒤섞여서 들아가기 마련이니까."

막음이 고모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저 할미가 나더러는 수만리 타관에 살게 되는데 천금만큼 남부럽지 않게 산다더라. 근데 뭐 좀 외로울 거라고 하더만."

신금이는 언제든 낙천적이어서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앞날이 정해졌다면 애달 캐달 하지 않고 그냥 겪어가며 재밌게살라구요." - P190

"저희 형과 형수는 저런 미신 같은 고모의 우스갯소리를 믿는다니까요."

"그럼 이철씨는 왜 안 믿으시는데요?"

이철은 계면쩍게 말했다.

"우리는 과학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때에 한여옥은 소리를 내어 웃었다.
"그냥 따뜻하게 받아주시면 돼요. 세상사란 우리가 모르는 게 훨씬 더 많잖아요?"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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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하루 종일 장군의 칼을 들여다보다가 저물어서 돌아왔다.

사랑은 불가능에 대한 사랑일 뿐이라고. 그 칼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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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얼굴을 많이 들이미는 것은 목표가 아니었다.얼굴이 아닌 이름 석 자를 걸고 세상에 꼭 필요한 뉴스를 하고 싶었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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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도 비극도 스치는 바람이나 흐르는 물에 불과하다고 우리를 일깨우며......

⋯⋯⋯하지만 평생 기억의 노예로 살 수는 없다. 그 연결 고리를 언젠가는 끊어야 한다. 그때의 일과 이번 일은 엄연히 다르다.  - P62

끊임없이 질문을 해 가며 산다는 건, 잘 닦인 길 대신 새로운 길을 발굴해 나아가야 하는 힘든 행로였다. - P54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보물섬에 가기 위해 지도를 익히는 일 같은 거예요. 재스민은 첫 영어 수업 시간에 말했다. 세계 지도를 보물 이상으로 좋아하던 나는 그녀의 말에 훅 끌렸다. 

이 나라 문자는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우리 아랍어와는 많이 다르다.

영어와 아랍어는 철자가 일렬로 펼쳐져 있는 데 비해
이나라 문자는 한자처럼 철자가 구조물을 이루고 있다.
- P128

글씨체를 새에 빗대다니.....!나 역시 흘려 쓴 글씨체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새인지 새가 나인지‘라는 루미의 시구가 절로 떠오른다.

하늘을 나는 새처럼 흐르는 물처럼 자유로운 글씨체, 그게 아랍어다. 

우리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꼽으라면나는 이 아랍 문자와 아라베스크 문양 그리고 이슬람 사원을 꼽겠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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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미주야, 울 땐 울어야 해. 싸우고 싶을 땐 싸우고 웃으면서 자신과 싸우는 건 너무 외로워. 죽어 보니까 그래. - P83

"그래서 지금 후회하고 있잖아. 난 세정이가 마음에 들지않을 때가 많긴 했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야‘

나는 머릿속으로 세아의 말을 곱씹었다. 마음에는 안드는데 사랑은 한다고.
"세정이가 아이들에게 미움받는 게 싫었어. 그건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
"그래도 난 못 해."
나는 설득당하지 않으려고 부러 큰소리쳤다. 그리고 힘주어 다시 말했다.
"근데 이제 너랑도 있기 싫어."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씩씩거리며 숨을 토해 냈다.

내가 거짓말로 가까운 사람들을 속여 왔다면 세아는 웃음으로억울함, 슬픔, 두려움, 불쾌함 같은 여러 감정을 감추었다.

그러다 외로운 귀신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괴로워 주게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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