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feat. 페인팅거, 카뮈,이방인)
자기 기만은 일상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건강을 고려해 금연을 결심했지만 사흘 만에 포기한 사람은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참으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더 안 좋은 것이라고 자기기만을 합니다. 매일 밤 유혹에 못 이겨 야식을 먹으면서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며 자기기만을 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하는 존재'입니다.
프랑스의 작가 알베르 카뮈의 철학 에세이인 <시지프 신화>에 다음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우스가 시지프에게 끔찍한 형벌을 내립니다. 커다란 바위를 산 정상까지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인데 문제는 바위를 간신히 산 정상에 올려놓으면 다시 산 밑으로 저절로 굴러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시지프는 다시 바위를 정상으로 밀어 올려야 합니다. 바위를 밀어 올려놓으면 굴러 떨어지고, 올려놓으면 굴러 떨어지고, 이러한 과정은 영원히 반복됩니다. 무의미한 노동, 그것이 바로 시지프가 받은 형벌입니다.
우리가 바로 시지프입니다. 무의미한 삶을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죠. 카뮈는 우리가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세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 부조리한 감정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러한 부조리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는 헛된 희망을 가져봅니다. 결근없이 매일 출근하면 인정받는 직장인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러한 믿음은 자기기만입니다. 카뮈는 삶이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냥 그것을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그는 그것을 '반항하는 삶'이라고 합니다. '반항하라'고 합니다. 반항한다는 것은 현재에 충실하나는 의미입니다. 삶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되, 그냥 행복하게 현재를 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무의미함을 직시하고, 의미없는 삶에 충실할 때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가 생긴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