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김희영 지음 / 문학공방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에는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책을 가져왔어요.

작가 이름이 생소합니다. 김희영 작가입니다. 누구실까나...

https://www.instagram.com/hyeong_0929/

인스타와 브런치에서 활동하고 계신 작가님이군요. 1992년생이라 하시니 살짝 겁이 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읽었던 책을 쓴 작가님이 저보다 훨씬 어리셔서 그런지, 20대에게 '괜찮다'라고 말하는 듯한 책이었거든요. 이 책도 20대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아닐까, 책이 펼쳐보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인생의 중반에 접어든 저에게, 진로에 대해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저에게 이 책은 "괜찮아"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민하고 있으니 더욱 소중한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무엇이 될까 고민하며 걸어왔던 길

돌아보니 그 길에 상처 입은 내가 있었다.

작가의 서문 시작하는 말입니다. 라디오 pd를 하고자 오랜 시간 노력했네요. 고등학생 때부터 작가라는 타이틀이, 대학교에서는 좀 더 구체화되어 라디오 pd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현실은 쉽지 않은 길이었으며, 그때마다 상처받는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네요.

바늘구멍 같은 어려운 길이 pd가 되는 길이라고 하죠. pd에 대해 관심조차 없는 제가 이 정도로 알 정도면 pd 되기가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들이 훨씬 많을 테고요. 계속 시도하다 포기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을 것 같은 직업입니다. pd가 된 사람 말고, 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됐을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네요...

아직까지도 방황하고 있는 저를 위로했던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 책 속에서 감동깊었던 몇 부분을 소개합니다.




'나는 무엇이 될까?'

시간이 흐를수록, 꿈도 그 무엇도 이뤄나가지 못하는 제게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럴수록 저를 옭아매고 아프게 했습니다.

더 열심히 하지 못한 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드시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걸, 욕심 때문에 나를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쉴 틈 없이 달려오기만 했던, 나만 뒤떨어졌다고 느끼며 낭떠러지로 몰아세우던 시간.

이제 저는 제 자신을 지키기로 합니다.

더 이상 방송작가 되기를 시도하지 않는 삶을 선택한 작가는 쓰는 삶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요. 실패에 대한 일기라고 저자 서문에도 밝혀져 있는데요. 실패에 대해 쓰고 있으나 책을 다 읽은 지금, 실패라고 쓸 수 있는 것이 용기라고 말하고 싶네요. 스스로에게 쓰는 글이었지만 읽는 사람,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죠.

"그래서 결과가 뭔데? 어떻게 끝이 났어?"

과정을 말하는 사람이 극히 드뭅니다. 실제 결과는 하나의 순간일 뿐이고요, 그 결과를 이뤄내기까지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 많은 실패의 순간이 필요합니다. 성공 하나를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실패가 그저 점하나 찍힐 만큼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아. 네. 라. 고 과감히 말하고 있네요.






완벽한 행복을 꿈꾸면, 지금이 불행하게 느껴진다.

소소한 것에 감동하던 순간들도 '고작 이것밖에'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표현하면 되는군요!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저.. 활발하게 해오던 여러 활동들을 어느 순간 멈췄어요. 온전히 제 자신을 들여다보기로 했죠. 딱 이런 마음이었어요.

발전된 내일을 꿈꾸며 쉼 없이 달려가다 보니 지금 이 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밝은 미래를 위해 사람조차 만날 여유가 없는 시간을 몇 달 보냈지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너무도 많았고요. 그걸 한 번에 이뤄내려고 생각한 것부터 저를 다그치게 했어요. 한없이 작아졌어요. 어느 순간 소소한 일상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고작 이것밖에'.





아무도 내게 많이 힘드냐고 물어보지 않았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기다리면 다시 방향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부딪혀도 안 되잖아요.

현실이 더 비현실적인 것 같아요. 열심히 해도 안 되니까. 이제 뭘 해야 하죠?

무서워요.

다시는 길을 찾지 못할까 봐.

일어서지 못하고 이대로 죽어버릴 까봐."

"많이 힘들었겠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만 할 때,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될 줄만 알았던 무엇이 끝내 되지 않을 때, 현실에 부딪혀 그만할 수밖에 없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저도 모르게 제가 들었던 말을 다시 했던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저도 힘들 때 그 말을 듣고 상처받았었는데, 저 또한 쉽게도 그 말을 했네요.

"죽을 만큼 노력해봤어?"

"더 노력해봐."

힘들다는 얘길 들었을 때 그 사람을 다그치는 것보다 힘들다고 인정해주는 방법을 저자는 알려줍니다. 아마도 힘들다는 얘길 듣는 사람보다 힘든 그 당사자가 제일 힘들었을 겁니다. 평생 바래왔던 일을 엄청난 노력을 했음에도 이루지 못했다는 그것만으로도 말이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와 공감입니다.




인에게 맞춰주기 시작하면, 나는 동등한 존재가 아닌 한 계단 밑에 내려간 사람으로 정해진다.

그 사람은 '아 언제든 부탁해도 좋을 사람'으로 기억하는 것이지, 나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부려먹기 쉬운 사람, 바보같이 착한 사람.

그렇게 속이 곪기 시작하면 상처를 받고, 견딜 수 없이 힘들어진다.

화가 나고 상처받아도 조용히 있는 것.

단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참는 것이라면 선배의 말대로 '미련한 곰탱이'일 것이다.

대화하자. 나쁜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워하지 말자.

차분히 대화로 풀어나가고 그런 과정에서 존중과 이해가 곁들여진다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전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휴직전의 저를 생각해보고, 현재 가정과 가족 속에서의 저를 떠올려봅니다.

무엇을 대화해야할 지, 참지 말아야 할지 저자는 과감히 얘기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관계란 것에 대해서도 말이죠.



"힘들면 차라리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야.

그거 합격하기 어렵잖아.

아니면 그냥 그만두고 공부만 하든지."

어떤 이의 인생을 말하는데, 그들의 '그냥'은 너무 쉽다.





내 인생을

다른 이의 소모품으로 살고 싶지 않다.

네..... 최근 저를 다그치게, 채찍질하게 만들었던 생각이었어요. 생각했던 말이 책 속에 나오니 아득해져왔습니다. 모든 생각의 시작이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고, 나를 위해 살고 싶다."였어요. 그런데 저를 더 슬프게 했던 것은 정말 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제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부터 궁금해지면서 더욱 어려웠어요. 그 무엇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저 혼자가 아니었네요. 저를 감싸고 있는 환경에도 만족하고,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야만 하죠.

하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세상의 아주 작은, 보이지도 않는 점이라고 하더라도 저를 위해 한번은 꼭 살고 싶다구요. 만약 이 상황을 계속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를 꼭 찾겠다고 오늘도 다짐해봅니다.

이은대작가님이 말하셨다죠. 글 쓸 때 그넘의 반성은 그만 좀 해라!라구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반성이 자꾸만 되는 걸요. 지나간 저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말이에요. 이런 면은 그래도 솔직해야죠.

제가 미처 겪지 못했던 일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게 된, 포기에 대해서, 과정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뜻깊은 책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순간까지 역설적으로 더 다그칠 수 있는 책이기도 했네요.


** 출판사의 지원을 받긴 하였으나 저의 개인적인 의견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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