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매 문학동네 플레이
유은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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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전에 쓰인 작품이라 그런지 언뜻 레트로함도 느껴지고 클래시컬하고... 요즘 나오는 장르 소설이랑 또 다르다. <퇴마록> 같은 무게와 기품(?) 같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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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의 입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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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하고 사랑스럽고 달달한 것도 좋지만,

어둑어둑하고 찌릿하고 스산한 것도 좋다.

여름은 후자가 특히 더 좋아지는 계절인 것같다.


물속의 입은 겉모습이 안에 담긴 내용을 잘 보여주는 책인듯하다.

물이 고여있는데 어딘가 위험해보인다.

쨍한 형광핑크가 나에게는 경고등처럼 보인다.

이 이야기에 함부로 빠져들지 말라고, "영원히 떠나지 못"하게 될거라고 압박하는

그런 스릴이 느껴진다.


소설은 13편 수록돼있는데

각각의 길이가 길지 않아서 읽는데 부담은 없다.

중간중간 내용보다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같은

신기한 페이지들이 섞여있는 것도 재미있다.

표제작 '물속의 입'과 '호텔 캘리포니아' '콘시어지' '탐정 안찬기' '돌의 심리학' '섬' 같은 작품은

짧은 소설들이라 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특히 '돌의 심리학'은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뒤통수가 얼얼...


차오르는 물이 숨을 조여오는 것같은 미스터리와 호러 소설을 읽어보기를 추천!


할머니는 지금 내 차 안에 죽어 있고, 나는 그런 할머니를 버리러 가는 길이다. _자작 나무 숲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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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문학동네 플레이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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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이 이렇게 좋으니 친밀한 이방인이 어떻게 나왔는지 알겠고, 친밀한 이방인과 너무 다른 따뜻한 분위기에 친밀한 이방인이 어떻게 나왔는지 신기하다. 정말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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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리커버)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 윌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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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특별한정 리커버판을 중고로 손에 넣었다. 옛날 책을 되살려낸다는 리커버의 의의를 잘 보여준 사례로 꼽고 싶다. 본문에 실린 사진은 선명하기보다는 약간 탁한 회색빛인데 의도한 걸까? 그런 빈티지한 색감이 표지와 잘 맞는 것 같으면서도, 자연이 지닌 색감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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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과 무게
이민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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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과 무게>를 읽는 동안 줄곧 차분하고 편안했다. 때로 몽롱한 듯도, 알쏭달쏭한 듯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이 혼란스러움과는 달랐다. 오히려 나는 이민진 작가님의 소설에서 만큼은 더없이 안전하게 등장인물과 스스로의 내면을 탐사할 수 있으리라 믿게 되었다. 아마 작가님의 사려 깊은 글 쓰기 덕분인 듯하다.


이 소설들은 어느 한때 무언가에 대해 함부로 단정을 내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가치관이나 상황이 바뀌면서 그런 단정이 무용해진다는 것만이 진실이기 때문일까. <장식과 무게>에서 사건의 앞뒤는 중요하지 않다. 실종된 이모가 그 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장식과 무게'), 만날 때마다 은근히 소외감을 느끼게 될 만큼 가까워보였던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그중 한명은 정말 이제 이 세상에 없는지('RE:')... 


상황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공백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본능적으로 들지만, 소설은 그보다는 독자들이 공백 자체를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나는 이것이 곧 삶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 보면 우리가 결코 완전히 알 수 없고 채울 수 없는 공백들이 생겨 버겁기 마련인데, 사실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우리는 그 사실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된 기분이었다.


특히 '프루스트가 쓰지 않은 것'이라는 단편이 내게 많은 위로를 주었다. 이 소설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술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으려던 청춘들이 조금씩 꿈의 형태를 바꾸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등장인물들 중에 원하는 것을 제때 원하는 형태로 손에 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시차가 있을 뿐,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의 삶 속에 분명히 자리해 있었다.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며 지녔던 열망이 그가 기대하지 않은 형태로 이루어졌듯이. 그래서 예술가로 불리기 위해 분투했던 시절이 가장 예술적이었다는 아이러니는 마냥 슬픔만을 남기지 않는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 <장식과 무게>는 나의 약한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존재를 거울처럼 세워놓음으로써 내게 안정감을 주었다. 혼자서는 털어놓을 수 없었던 감정을 나 대신 드러내주고 깊이 파헤쳐 이해하게 해주는 존재를 만난 것만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읽었을 때 더욱 마음이 따뜻해졌다. 작가와 내가 같은 마음으로 이어졌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안정이 필요한 날 이민진 소설을 손에 쥐면 혼자서는 얻기 어려웠던 위로와 안정감을 느끼게 되겠다는 믿음이 생겨서.


나는 당신이 이 순간 감내하고 있는 삶의 무게를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람이라면 일정한 체온 범위 내에 있을 것이며 우리의 관계는 그 온도에서 시작될 거란 믿음 혹은 열망이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런 당신과 악수를 나누고 싶다.


만나서 반갑습니다.(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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