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전사 소은하 창비아동문고 312
전수경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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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 쯤은 특별한 존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평범한 소녀가 마법 전사로 변신해 지구를 지키는 만화를 보며 주인공을 동경하기도 했다.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초능력으로 물건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 시절의 나는 이불을 덮고 누워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잠이 들곤 했다.

『별빛 전사 소은하』는 제23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동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전수경 작가의 신작 장편 동화로,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초등학생 소은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독특한 성격 탓에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초등학생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유니콘피아'에서는 언제나 한 자릿수 순위를 유지하는 게임 고수인 은하는 어느 날, 자신이 '진짜'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하의 엄마인 오세리가 사실은 지구에서 5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헥시나' 행성에서 온 '헥시나인'이었던 것이다. 엄마와 다른 헥시나인들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헥시나 우월주의파'로부터 인간을 지키기 위해 지구로 날아온 뒤, 미처 없애지 못한 마지막 '행성 개조 칩'을 찾기 위해 지구에 남아 그 흔적을 쫓고 있었다. 엄마에게서 배운 헥시나인의 초능력을 사용해 반 대항 피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던 중, 은하에게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은하는 곧 헥시나 우월주의파에 맞서 엄마와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우리나라가 SF의 불모지라는 말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SF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제는 SF 소설뿐만 아니라,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까지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SF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가 주목받기 이전부터, 아동문학은 S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SF는 기발한 상상력과 그것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과학적 메커니즘이 결합한 장르로, 아동문학의 타깃 독자인 어린이가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장이다. 이 책은 학교생활이나 게임 등 어린이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 사이사이에 가상현실이나 외계인과 같은 SF적 요소를 배치함으로써 현실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거기에 더해 이야기가 주는 '다름', '진정한 나' 등에 관한 메시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성인 독자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나는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다. 이 넓은 우주에 생명이 지구뿐이라면, 그것은 공간의 낭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평생을 투자해도 미처 다 세지 못할 만큼 많은 별이 존재하는 이 우주에는 분명 우리 말고도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어쩌면 생각보다 가까이에, 우리 사이에 모습을 감춘 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조금 독특한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나와 다르다고 밀어내기보다는 먼저 손을 내밀어주자. 어쩌면 우월주의파로부터 우리를 지키러 온 헥시나인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 해당 글은 창비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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