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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 시대 - 새로운 중국의 부, 진실, 믿음
에번 오스노스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평점 :
<뉴요커>의 기자 에반 오스노스의 오랜 취재와 통찰이 빛나는 중국 현대사.
<야망의 시대>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수억의 꿈과 야망을 다각도로 조명한 훌륭한 책이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과 이에 딸려오는 야수와 같은 집념이 어떻게 지금의 중국을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마오시대에 억압되어 있던 다양한 욕망들이 어떻게 해방되어 왔는지, 그리고 그 욕망들을 추구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괄목할 경제 성장 속에 감추어진 인권 유린의 이면을 평면적으로 다루는 것에 반해서, 에반 오스노스는 중국인들이 가진 야망의 이중성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성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넘어온 대만 군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인권 운동을 하면서 내부로부터의 비난과 외부로부터의 찬양을 동시에 받는 사람, 벼락 성공을 했다가 망해버렸지만 끝 없는 욕망으로 재기하려는 사람, 비정상회담의 장위안과 같은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중화주의 혹은 국수주의적 사고, (우리가 보기엔) 억압된 체제 내에서 성공을 하려는 사람들...
어떠한 야망을 갖고 가치관을 갖는 것은 항상 자유가 있으며, 그것에 대한 가치 평가를 하는 것은 상당히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 오만한 태도가 알량한 선민의식으로, 우월주의로, 왜곡된 진화론을 펼치는 이데올로그로 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야망에 대한 가치 평가를 절제하고, 중국인들의 야망 자체를 드러내는데 주력한다. 물론 저자는 서방 기자이며 나 역시 서구 사상에 많이 경도된 편이라 보기 때문에, 그의 시각과 그의 시각을 칭찬하는 나의 관점이 마냥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중국의 현대를 다룬 어느 역사책보다도 가까이서 바라 보면서 깊은 통찰을 보여줌과 동시에 멀리서 차분히 조망하고 있다.
모든 판단은 독자의 몫.
중국의 현대사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몰입감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