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돈키호테]의 독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배제된 문화는 결코 쉽사리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 역사 속에서 부재는 현존만큼이나 견고하다는 것, 그리고 때로 문학이란 세상 그 어떤 지혜로운 문학가보다도 더 지혜롭다는 사실을 시데 아메테의 압조적인 존재감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186 - P186
천재는 불멸의 환상을 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쨌거나 그쪽으로 손을 뻗는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듯. 220 - P220
어떻게 보면 16세기 르네상스인들이 그리스/로마의 고전에 집착한 것은 과거로 돌아가려는 현실 도피가 아니라, 불안정한 현실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고전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본 것으로 볼 수도 있어요. 이런 연극 같은 미술도 새로운 인간상을 추구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그 고민은 결국 르네상스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서양 근대의 저변에 배어 있는 정서가 되는 겁니다. 540 - P540
이 그림들에서 그는 평소보다 색을 사용하는 폭을 넓게 잡아 가볍고 투명한 느낌으로 부피감을 완벽하게 전달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를 지나치게 대조시키지 않고도 양감을 최대한으로 획득하는 다양한 색채 사용법을 벨라스케스에게 배웠던 것이다. - P49
세잔이 1895년 이후에야 비로소 완벽하게 실현할 수 있었던 새로운 형태의 공간구성은, 끈덕지게 개성을 고집한 끝에 결실을 이룬 것이었다. 리얼리티에 대한 집요한 관찰이 극히 주관적인 회화의 한 형태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67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