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끝났다. 더 할 일도 없고 자연과 맞설 필요도 없다. 나는 마지막으로 나의 화성 감자를 먹었다. 마지막으로 로버에서 잠을 잤다. 먼지가 날리는 붉은 모레에 마지막으로 나의 발자국을 남겼다. 나는 오늘 화성을 떠난다. 어떤 식으로든, 빌어먹을, 얼마나 기다리던 일인가. 548-549
평면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서 사람들 사이의 불균형을 읽으려면, 부수적인 세부 사항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성격을 찬찬히 살펴봐야 할 터이다. 세세한 부분은 놀랍도록 일관된, 혹은 모순된 가치 체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으니까. 118
그럼 나는 해당 숫자가 의미하는 문자를 어떻게 알아낼까? 조한슨의 노트북 컴퓨터는 정보의 보고이다. 틀림없이 어딘가에 아스키 코드표도 저장해놓았을 것이다. 원래 컴퓨터 또라이들은 다 그렇다. 196
감상으로만 알던 도시에 실제로 오게 되면 갑자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도취되는 거지. 가상 세계에서 봤던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처음 보는 새로운 것을 맹목적으로 믿게 돼.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모든 것이 좋아보이고 자기도 모르게 무조건 "예스"라고 말하게 되는 거야. 163
이렇듯 감사는 호메로스에 있어서 최선의 삶을 이루는 필수적 구성요소다. 이런 점에서 신들은 어쨌든 우리를 넘어서서 우리에게 감사를 요구하는 존재들이다. 이런 감사의 요구는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여분의 요구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생각을 갖게 만드는 기본 현상을 곧잘 접할 수 있다. 예컨대 타이타닉 호의 침몰에서 살아남은 아이아스 같은 사람을 상상해 보자. 구명정에서 건져졌다는 사실에서 자신이 위대하다는 증거를 찾는 인물이다. 지금도 이런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