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는 고독에 몸부림치지 않았다. 담담하게 품고 자신의 일부로 녹여냈다. 개인은, 결국 나란 존재는 철저히 혼자라는 사실에 직면한다. 오해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믿음직한 대화 상대는 거울 속의 나 자신뿐이라는 막막한 현실이 개인의 종착역이다. 그러나 이때는 역설적이게도 개인이 자신의 존재와 삶을 순순히 긍정하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스피노자의 삶은 고독한 개인의 탄생이다.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