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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 ㅣ 동물 공화국 1
자비에 도리슨 지음, 펠릭스 들렙 그림, 김미선 옮김 / 산하 / 2021년 8월
평점 :
최상위 계급에 존재하는 독재자인 황소 '실비오 대통령' 과 친위대인 개들의 강요로 혹독하게 노동 착취 당하는 초식 동물 무리
하루에 정해진 일과와 작업 분량을 채운 초식 동물에게만 아주 적은 분량의 할당된 먹이를 주는데
일을 하면 먹을 것을 주고 친위대에게 보호 받는 다며
안심하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적은 양의 먹이에 저항하는 초식 동물
쳇바퀴 돌듯 다람쥐 마냥 도는
내 일상과 겹쳐 보이는 건 왜 일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었을 때는 독재자의
행위에 분노하며 강하게 저항해야 하는 강경파 같았던
어린 시절의 나는 어느새 세월에 익숙해진 것인지
이 사회 시스템에 길들여진건지
반복되는 일상에 젖어 '이 상태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변화하기를 두려워하는 내 모습이 투영되어 조금은 불편하게 '동물 공화국 : 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을 읽어갔어요
자본, 신분 등 여러 요소로도 설명될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 '힘의 논리'가 아이에게 어렵지 않을까 싶었지만
「동물 공화국 1 : 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 에서는 이 힘을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이 갖고 있는 육체적인 힘의 논리로 설명되어 있어 이해하기 한결 쉬웠던 것 같아요
힘의 논리에 의한 계급 사회를 깨기 위한 노력은?
군 독재자에 맞선 고행자의 무기는 '진실' 이었다는
연극을 몰래 보여주는 늙은 떠돌이 쥐 아젤라르
어떻게 진실이 무기가 될 수 있어?
힘으로 맞서야 하는 건 아닐까? 진실은 '말'일 뿐인데
어떻게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하는 9살
폭력을 폭력으로 대응했던 여러 역사적 '반란'의 결과
아이가 조금 더 성장하면 역사와 연계하여 이 책을
같이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떠돌이 쥐 아젤라르의 아이디어로 '진실'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보여주는
「동물 공화국 1 : 흩날리는 마르게리트 꽃잎」
처형장 벽 한면에 그려진 마르게리트 그림에 처음에는
어리둥절 하던 초식 동물과 분노하는 개 친위대
검은 속내가 드러나게 하라
두려움을 물리쳐라
하루 이틀이 지나 연일 온 사방에 그려진 마르게리트 꽃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작 그림에 분노하는
개 친위대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던 찰나
이 상황에 분노한 황소 실비오 대통령이 등장하자마자
하늘에서 떨어진 마르게리트가 그려진 낙엽에 온 동물이 하하하하~ 포복절도
웃음으로 두렵기만 했던 독재자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는
장면에 저도 모르게 쾌감이 절로 느껴졌어요
동물 공화국 1권은 억압과 폭력의 공포, 그 두려움에
맞서는 이야기로 끝이 나니 그 뒷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듯 하면서도 너무나도 기대되는 어린이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