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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6/07/16 ~ 2026/07/18
책의 제목에 걸맞는 푸른 색감을 지닌 표지.
내가 현존 국내 작가중 가장 좋아 '했었던'(!) 정이현 작가의 추천.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엄마에게 전화하는 것이었다.' 라는 독자평.
그동안 읽은 다산책방 소설들이 다들 꽤 괜찮았다는 점.
..등등 여러 이유들이 결합되어 이 책에 눈길이 갔다.
책의 저자는 1991년생으로 브라질 북동부 나타우라는 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현재는 미국에 거주하며 소설가, 번역가 일을 하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자서전적인 소설이라, 작가가 유학간 미국 버몬트와 엄마가 남아 있는 브라질 나타우가 그대로 소설속에서도 배경 장소로 등장한다.
나타우가 어딘지 찾아봤더니 브라질 동쪽 끝 대서양과 인접한 곳이다.
버몬트까지 멀긴 멀다.

이 먼 곳까지 유학온 주인공 '나' 는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학교, 새로운 나라 등 모든게 다 새롭기만 한 세상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데 나름 잘 적응해서 살면서도 이방인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외로움을 겪게 된다.
이는 멀리 떨어진 브라질 나타우에 홀로 남은 엄마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 품안에서 20여년을 끼고 키우다 딸래미를 머나먼 나라로 보내야만 했으니 허전함과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테지.
그래서 이 모녀는 하루가 멀다하고 영상 통화를 하며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며 외로움을 달래본다.

그러나 어쩔수 없이 엄마와 딸은 입장이 다를수 밖에 없다.
딸은 엄마를 그리워하면서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니 바쁜 대학 생활을 보내며 정신없이 지내지만, 엄마는 딸이 없는 이 허전함을 채울 방법이 없다.
이제는 딸에게 자신이 필요없다는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엄마가 할 수 있는건, 딸의 무사를 빌며 그저 소파에 누워 하루하루 늙어가는것뿐.

그래도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딸이 미국 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는것처럼, 엄마도 혼자 남겨진 이 허무한 일상에서 벗어나 변화를 주며 살아가게 된다.
점점 서로의 빈자리를 받아들이며 상대방의 부재를 인정하고 삶을 이어간다.
과연 이 모녀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가 어디 비단 모녀 사이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겠는가.
나도 아들로서 이미 겪었고, 나도 앞으로 아빠로서 겪을테고, 우리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그래서 매우 심플한 이야기이고 극적인 내용이 1도 없을 정도로 조용조용하게 흘러가는 소설인데도 이렇게나 짙은 여운을 남긴다.
(가장 극적인 이야기가 딸이 파티에서 만취해 떡이 되는 장면 정도?)
어린 시절을 지나 사춘기를 겪고 대학을 진학하며 부모와 떨어져 혼자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며 살다가 결혼을 해 아이를 낳고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생각해보면 난 한게 없다.
그냥 공부했고, 그냥 일했고, 그냥 앞만 보며 달리며 살아왔다.
근데, 이 긴 시간동안 내 부모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내 걱정만 하며 그 긴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는 그래도 그나마 새로운 공부도 하시며 시간을 보냈지만 엄마의 인생은 그저 내 생각을 하는것 뿐이였다.
난 그래서 답답했다.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난 나중에 내 자식이 내 품을 떠나갔을때 내 엄마처럼 그러지 않기 위해 미리부터 여러 생각들을 하고는 있지만 과연 그게 마음 먹은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다.
읽는 동안 내내 엄마 생각 때문에 200페이지밖에 안되는 이 얇은 책을 읽는데 무척이나 힘들었다.
나만 그런거 아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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