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서기장들 - 블라디미르 레닌부터 미하일 고르바초프까지
최경식 지음 / 갈라북스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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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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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6/07/28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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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 보고 감이 왔다.

이 책은 무조건 재밌을수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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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소 소련이나 동유럽, 요쪽 동네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내가 좌파라거나 빨갱이를 좋아해서도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이다.

오히려 난 우파쪽으로 더 치우친 스탠스를 지니고 있으며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혐오하고 미국 제품들을 좋아하여 국장은 전혀 하지 않고 미장에만 투자하고 있을 정도이니 오해하지 말자.

그냥 단지 뭐랄까?

냉전 시대, 사회주의 냄새 가득한 저 동네에 대한 호기심? 궁금?

언더독을 평소 좋아하는 내 개인적 취향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지금도 서유럽보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중앙아시아 스탄 5형제와 같은 동네에 더 가고 싶다.

파리 에펠탑, 런던 빅 벤, 이런건 이제 좀 지겹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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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한 세계사 공부 덕택에 나름 러시아, 소련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를 꽤 하긴 했지만 아예 이렇게 서기장들을 중심으로 쓰여진 책은 또 처음이라 신선한 느낌이 들면서도 어떤 내용이 있을지 몹시 기대가 컸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나의 그런 기대를 100% 완벽히 충족시켜준 그런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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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이 책은 레닌부터 시작한다.

니콜라이 2세가 마누라 및 애들과 함께 몰살 당하며 로마노프 왕조가 끝장나고 레닌이 길지 않은 기간 정권 잡아 칼날을 휘두르는 과정이 생각보다 되게 복잡하고 온갖 혁명들이 다수 등장하여 헷갈리게 만드는데 딱 이 책은 이 어렵고도 복잡한 부분 (2월 혁명, 볼셰비키 10월 혁명, 적군 vs 백군 러시아 내전 등등) 을 깔끔하게 순서대로 차근차근 정리해줘서 읽기에 아주 편하다.

이어지는 스탈린 파트는 이 책에서 가장 분량을 많이 차지하고 또 그만큼이나 세세하게 쓰여져 있는데 그만큼 소련 역사에서 스탈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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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 스탈린으로 이어지는 이 부분까지는 사실 웬만큼 세계사를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런 이야기들이라 딱히 새로울건 없고, 이 책의 진짜 재미는 3번째 인물 게오르기 말렌코프부터 시작된다.

사실, 스탈린 이후 말렌코프때는 단일 지도자가 정권을 잡은게 아니라 집단지도체제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책에서는 말렌코프는 빠져 있는데 특이하게도 이 책에서는 말렌코프도 소련 지도자중의 한사람으로 언급이 되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가장 관심이 많이 갔던 인물, 니키타 흐루쇼프 부분은 정말 몇번을 다시 읽을 정도로 너무 재밌었다.

공개적으로 스탈린을 사이다처럼 확 까버리기도하고 헝가리를 무자비하게 밟아버리기도 하지만, 또한 반면 굴라크 수감자들을 석방하고 정치적 탄압을 완화하는 온화한 모습도 갖춘 츤데레같은 남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를 감명 깊게 읽는 문학 소년, 아니 문학 중년이였지만 또한 동시에 이과적인 모습도 출중하여 우주선에 개도 태워 보내고 사람도 태워 보냈다.

크 미친 낭만 보소.

거기다 소련 인민들이 집 부족하다고 아우성 치니까 아파트를 대량으로 지어줬다.

뭐 좀 날림으로 짓고 중간 중간에 자재 빼먹기도 했던거 같은데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소련 사람들은 이때부터 해외 여행도 가기 시작했다.

개혁의 모습이 그야말로 기가 막힐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이념인 사회주의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으니 쿠바에 미사일 꽂고 미국이랑 맞짱 한번 떠볼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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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에는 또 어떠했는가?

브레즈네프에게 조용히 권력 넘겨주고 여생을 책을 쓰며 보냈다.

이 당시 이쪽 나라들의 권력자들 끝이 대부분 처참했던걸 생각한다면 정말 신사적으로 물러났다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정도이다.

루마니아 차우셰스쿠가 총살 당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퍼진걸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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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러시아 내에서는 부정적 평가도 상당히 많지만 매우 흥미로운 역사적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작년에 작고하신 고(故) 기광석 교수나 TV에 자주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류한수 교수도 이 소련 형님을 아주 재밌는 인물로 평가하였다.



'브레즈네프 독트린' 으로 유명한 레오니트 브레즈니프도 유심히 들여다볼만한 인물이긴 하지만 일단 여기서는 건너 뛰고, 그 이후 유리 안드로포프, 콘스탄틴 체르네코는 약간 듣보 느낌이 들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하다.

역시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였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나와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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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거의 마지막으로 초등학생때 반공 교육을 받았던 세대라, 어린 시절 공산당이 참 무서웠었다.

만화나 홍콩 영화 비디오에서 도입부에 잔인한 늑대로 묘사되어 등장하는 공산당이 무서워 빨리 감기로 후딱 넘기곤 했을 정도이니, 대머리에 커다란 반점이 있었던 이 고르바초프는 뭐 거의 김일성과 더불어 공산당 끝판왕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다 대학생이 되어 이 양반이 이런 개혁가라는걸 알고 나서 얼마나 황당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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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로 대표되는 고르바초프는, 소련 해체의 주범이라고 평가받기도 하고 영웅이라고 평가받기도 하는, 가장 호불호가 극렬하게 갈리는 인물일수밖에 없다.

물론 고르바초프때 소련이 찢어지기는 했지만 사실 알고보면 언젠가는 찢어져도 무조건 찢어질 수 밖에 없는 역사적 흐름이였기 때문에 고르바초프 때문에 소련이 붕괴됐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스탈린같은 인간이 이 시기에 소련을 강압적으로 찍어눌렀다 가정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오히려 고르바초프 덕분에 그나마 덜 폭력적으로, 덜 추잡스럽게 소련이 서로 각자 갈 길 찾아서 이별했다고 보는게 맞다고 난 생각한다.



책이 쉽게 쓰여져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데다 낯설기까지 한 소련 역사를, 지도자를 중심으로 쉽게 풀어내어 입문자에게 딱 적당한 책이라 여겨진다.

이 동네가 많이 안알려져서 그렇지, 은근 덕후들이 꽤 많고 그런 덕후들 따라서 나도, 존 M. 톰슨의 '20세기 러시아 현대사' 라던가, 로버트 서비스의 서기장 전기들, 노태우를 어처구니 없게도 '보통 사람' 으로 만든 김학준 교수의 벽돌책들, 참고 자료에 나열된 책들, 등등 전부 다 읽어보고 싶은데 워낙 두껍고 어려워 감히 내가 손대기에는 무리인것 같으니 이 책 정도로 만족해야겠다.

이정도만 알아도 어디가서 아는 척 좀 할 수 있을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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