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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6년 7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6/07/24 ~ 2026/07/27
원제는 'The Women'.
발음을 더 우먼이라고 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싶지만, 중학교 영어 시간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보자.
소설은, 샌디에고 인근의 코로나도 섬이라는 곳에 사는, 돈 많은 맥그래스 집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코로나도 섬은 검색해보니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나도 황홀한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미국에서 최고의 해변으로 자주 선정이 될 정도라고 한다.
재밌는건, 지금은 샌디에고와 코로나도 섬이 다리로 이어져 있는데,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1960년대 후반에는 한창 다리가 공사중이였어서 소설 초반에는 등장 인물들이 배를 타고 섬에서 나오다가 1970년대 초반에는 다리가 완공이 되어 차로 건넌다는 점이다.
작가는 현실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이처럼 소설에 등장하는 지명이나 건물 이름들을 모두 실제 존재하는 곳들로 정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도 섬의 호텔 델 코로나도, 사이공의 렉스 호텔 등 유명한 곳들도 배경으로 등장하며 사이공의 렉스 호텔은 나도 묵었었던 곳이라 괜히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맥그레스 집안의 가장인 아빠는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로 자수성가한 갑부이다.
처가의 도움을 받긴 했으나 어쨌거나 맨손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일구어 낸,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며 집안 조상들중 군인들이 많았던 것에 대해 매우 큰 자부심을 느끼지만 정작 본인은 군대를 가본 적이 없어 평생 이게 자격지심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다.
엄마는 원래 돈이 많았던 부유한 집안 출신답게, 호화스럽고 속물스러운, 다소 철없는 귀부인으로 묘사된다.
아들 핀리는 해사 출신 군인이며, 부모의 기대를 듬뿍 받고 있는 듬직한 맏이이기도 하고, 어렸을때부터 여동생 프랭키에게 다정다감했던 오빠인데, 1966년에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작전 중 타고 있던 헬기가 격추당하며 사망한다.
딸 프랭키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고 정통 가톨릭 여자 학교를 졸업한 여자답게 정조 관념이 확실하여 오만 남자들이 매력적인 그녀에게 달려들어도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부유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지내던 이 가족에게 아들 핀리의 죽음이라는 끔찍한 불행이 닥치며 남은 가족들의 삶은 일순간에 뒤틀어지게 된다.

오빠 핀리를 동경하여 오빠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베트남 전쟁에 간호 장교로 참전하기로 한 프랭키는, 오빠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참전하기로 결정하고 드디어 베트남에 도착하는데, '머나먼 정글' 이라는 미드와 그 드라마의 OST인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 이라는 노래가 절로 떠오르게 된다.
'♬ I see a red door and I want it painted black
No colours anymore, I want them to turn black
I see the girls walk by dressed in their summer clothes
I have to turn my head until my darkness goes ♬'
프랭키는 사이공에서 100km 떨어진 400병상짜리 후송 병원인 36 병원에 배치되고 인생 최고의 베프 에설과 바브를 만나 그녀들의 도움으로 참혹한 전쟁의 한복판에 조금씩 조금씩 적응해간다.
처음엔 햇병아리처럼 겁에 질리기도 하고 끔찍한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 구토를 하기도 하고 온갖 고생을 다 하지만, 이 바닥 일이라는게 늘 그렇듯이 프랭키 역시 하루 하루 그저 잘 버티기만 했을 뿐인데 어느샌가 베테랑이 되어 있다.
이런 소설에 또 러브 스토리가 빠지면 섭하지.
전쟁중이라도 할 건 해야지.
프랭키는 유부남 군의관 제이미와 눈이 맞아 불륜의 욕망 구렁텅이에 빠질뻔 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자신을 지킨다.
안타깝게도 제이미는 제대를 앞두고 그만 헬기가 격추되어 프랭키 눈 앞에서 죽게 되고, 프랭키는 더 깊은 오지, 캄보디아 접경 지역 플레이쿠에 있는 71 병원으로 전근을 가게 된다.
더 하드하고, 한층 참혹하고, 더욱 처참한 71 병원에서 정신없이 환자를 보며 점점 제이미를 잊어가던 프랭키 앞에 오빠 핀리의 단짝 친구인 라이가 나타난다.
라이 역시 핀리와 마찬가지로 해사를 졸업해 베트남에 왔는데, 프랭키와 라이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강렬하게 이끌리게 되지만 라이에게는 약혼녀가 있었으니 보수적인 우리의 주인공 아가씨 프랭키, 절대 몸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힘든 베트남 생활을 이어가던 프랭키는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게 되고 거기에서 작업남 라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
라이 역시 프랭키에게 진심이였던지, 심지어 약혼까지 깨고 하와이까지 쫓아왔고, 결국 둘은 사랑에 빠진다.
드디어 복무를 마치고 라이보다 먼저 고향으로 돌아간 프랭키.
그러나 라이가 귀국하면 결혼할 생각에 들떠 있는 프랭키에게, 안타깝게도 라이가 작전중 사망하였다는 비보가 전해지게 되며 프랭키는 깊은 상실감과 우울감, 그리고 전후 참전용사들이 겪는 PTSD에 빠지게 된다.
그리하여 프랭키는 일상 생활이 전혀 되지 않을 정도로 흔들리게 되고 알콜중독과 약물중독에까지 이르면서 위기에 처한다.

가족들, 친구들이 옆에서 도와주려 애를 쓰지만 점차 망가져만가는 프랭키에게 다행히도 구원과도 같은 인물이 나타났으니 그건 바로 정신과 의사 헨리이다.
드디어 프랭키는 임신도 하게 되고 헨리와의 결혼 준비를 서두르지만 프랭키에게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과연 프랭키의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
600 페이지가 넘는, 볼륨이 꽤 큰 책이지만 프랭키의 굴곡진 인생 서사가 베트남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맞물려 흘러가 보는 맛이 있고 문장들이 어렵지 않아 페이지가 쉽게 쉽게 넘어가는 편이다.
전반부는 베트남 참전 당시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고, 후반부는 귀국 후에 겪는 어려움들이 묘사되어 있다.
때문에 전반부는 80년대 미드 '머나먼 정글' 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후반부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 가 생각이 났다.
페미니즘을 정면에 내세우는 소설이긴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페미니즘이 막 거북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그래, 저런게 진정한 의미에서 페미니즘이지.'
..라고 인정까지 하게 되니 나같이 페미니즘에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다.
워너 브라더스에서 영화로 만들기로 하였다는데 어떻게 영상화가 될지 그것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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